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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야쿠자와 연계 충격/구속된 수원파두목 최창식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일 폭력계 거물과 의형제 맺어/투자자 협박해 회사 주식 강탈
조직폭력배 「수원파」두목 최창식씨(51)의 구속사건은 그동안 우려되고 있던 일본 야쿠자조직과의 한일조직폭력배 「국제동맹」이 현실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있다.
특히 구속된 최씨는 대한씨름협회 민속위원회실무부 회장과 회사대표의 신분으로 정계ㆍ체육계ㆍ재계인사들과 깊은 유대를 맺으며 유지행세를 해온 사실이 밝혀져 조직폭력이 우리사회 각계각층에 얼마나 뿌리깊은가를 보여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찰수사결과 최씨는 지금까지의 국내 조직폭력배들과는 달리 일본 조직폭력배의 자금과 한국인 투자자의 돈을 합작,주식회사를 차린뒤 회사가 성장하면 한국인 투자자를 협박,회사를 빼앗는 새로운 수법을 사용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최씨가 수사를 피해 입원했던 병실에는 정계 거물급 인사들의 화환 수십여개가 놓여있을 정도여서 최씨가 이들로부터 비호를 받아온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국제연계=경찰관계자들에 따르면 한일조직폭력배의 동맹관계는 88년 서울올림픽이후 급속하게 진전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구속된 최씨의 경우 88년11월 부산ㆍ경남지역 대표격인 칠성파 이강환(수배중)ㆍ전라도지역 폭력대부 박종석 등과 함께 도일,한국의 3대 조직폭력단체를 대표해 야마구치조의 부두목급인 가나야마(재일동포 김재학)와 의형제관계를 맺었다.
그뒤부터 이들 3대 조직폭력단체는 자파의 조직원들을 일본에 보내 교육시키는 한편 일본 폭력배들을 한국으로 초청,각종 「사업」을 벌여왔다는 것이다.
◇신분위장=구속된 수원파 최씨는 대한씨름협회 민속위원회 실무부회장ㆍ용역회사대표ㆍ관광호텔 오락실 사장 등의 직책을 갖고 정치인들과 자주 접촉하며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이 때문에 경찰은 증거확보를 위해 비밀리에 3개월간이나 수사를 벌였으며 이를 눈치챈 최씨가 퇴원수속도 밟지않은채 병실을 빠져나가 공항에서 검거했다.
◇기업갈취=최씨는 유흥업소 주변에서 강제로 돈을 뜯어내는 「과거수법」과는 달리 일본 조직폭력배의 돈을 빌려 한국인 경영자에게 사업을 시킨뒤 회사가 성공해 규모가 커지면 주식을 강제로 뺏는 수법을 사용했다.
전자요 생산회사인 서울 역삼동 ㈜산융산업의 경우 88년 일본 야쿠자와 한국인 김모씨(64)가 2억여원의 자금을 합작,회사를 만들었다.
그러나 회사가 급성장,월 매출액 규모가 수십억원규모로 커지자 최씨 등 일본 야쿠자와 연계한 국내폭력조직이 사장 김씨로부터 강제로 주식을 인수받았다.
◇수감=최씨는 당초 서울 종로경찰서에 수감될 예정이었으나 심장병을 이유로 4시간동안이나 수감을 거부했다.
결국 최씨는 당직 판사로부터 수감장소를 바꾸는 해프닝끝에 자신의 요구대로 병원근처인 서울 서초경찰서에 수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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