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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이도 잊은적 없습니다" 김정은 대놓고 세 번 펑펑 운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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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2일 밤 김정일 체제에서 군부 핵심인물이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후계교육을 맡았던 현철해 국방성 총고문의 생애를 조명하는 기록영화 '빛나는 삶의 품(32) 태양의 가장 가까이에서'를 새로 공개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현철해가 사망한 뒤 그의 사진을 보며 서럽게 우는 모습. 조선중앙TV=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2일 밤 김정일 체제에서 군부 핵심인물이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후계교육을 맡았던 현철해 국방성 총고문의 생애를 조명하는 기록영화 '빛나는 삶의 품(32) 태양의 가장 가까이에서'를 새로 공개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현철해가 사망한 뒤 그의 사진을 보며 서럽게 우는 모습. 조선중앙TV=연합뉴스

"이 정은이도 현철해 동지를 하루 한순간도 잊은 적 없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후계교육 스승'이었던 현철해 국방성 총고문에게 보낸 친필편지의 일부다.

현철해가 김정은에게 먼저 편지를 보내 "(김정은) 최고사령관 동지 없이는 하루 한 시도 살 수 없는 이 현철해가 간절히 소원한다. 제발 때식(끼니)과 휴식을 제때 하여 주시라"고 하자, 김정은은 "'장군님 그림자'와도 같았던 현철해 동지 생각을 많이 했다"며 애뜻함을 표한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가 지난 12일 현철해의 일생을 다룬 1시간 15분 분량의 기록영화 '태양의 가장 가까이에서'를 방영했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까지 '3대'를 수행했던 현철해의 노고를 상세히 소개했다.

특히 김정은과의 인연을 소개하는데 긴 시간을 할애하며 그를 "반세기 넘는 60년 넘는 세월을 오직 한마음으로 당과 수령을 따라 혁명의 한길만 꿋꿋이 걸어온 전사"라고 평가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 현철해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 병원을 찾은 모습. 조선중앙TV=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 현철해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 병원을 찾은 모습. 조선중앙TV=연합뉴스

어린 시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그의 곁을 지키는 현철해. 조선중앙TV=연합뉴스

어린 시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그의 곁을 지키는 현철해. 조선중앙TV=연합뉴스

영화에는 김 위원장이 고령의 현철해를 각별히 챙기는 장면이 여럿 담겼다. 또 지난달 현철해 사망 직전 김 위원장이 임종을 지키는 모습도 자세히 소개됐다.

김 위원장은 현철해의 병세가 악화했다는 소식을 듣고 밤 11시에 병원을 방문했고, 이튿날 아침 임종이 가까워져 왔다는 소식에 다시 한번 병원을 찾았다. 의식 없이 침대에 누워있는 현철해를 슬픈 표정으로 바라보고, 이후 병원 관계자들이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도 말없이 지켜봤다.

또 다른 장면에서는 현철해의 사진을 들여다보며 서럽게 우는 모습도 공개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0일에도 현철해의 장례식장을 찾아 울먹였고, 묵념뒤 돌아서 눈물을 훔쳤다.

한편 북한이 이번 영화처럼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이외의 인물을 따로 조명하는 기록영화를 별도로 제작하는 일은 드물다. 현철해는 김정일이 군부를 장악하는 데 주요 역할을 하며 김정일 체제에서 군부 핵심 인물로 부상했고, 이후 김정은의 후계자 교육도 담당한 인물이다.

북한은 이번 기록영화를 통해 원로에게 각별한 예우를 갖추는 모습으로 주민들의 충성심을 유도하고, 김 위원장의 인간미를 부각하려는 의도를 담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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