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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포·만루포…이정후 홈런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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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12일 광주에서 열린 KIA전 5회초 1사 1,2루 찬스에서 호쾌한 타격으로 역전 스리런 홈런을 때려내는 이정후. 이후 6회초 그랜드슬램을 추가하며 프로야구 통산 1000번째 만루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5타수 4안타 7타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연합뉴스]

12일 광주에서 열린 KIA전 5회초 1사 1,2루 찬스에서 호쾌한 타격으로 역전 스리런 홈런을 때려내는 이정후. 이후 6회초 그랜드슬램을 추가하며 프로야구 통산 1000번째 만루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5타수 4안타 7타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4)가 데뷔 후 가장 특별한 홈런쇼를 펼쳤다. 개인 통산 첫 만루홈런과 연타석 홈런을 동시에 기록했고, 개인 한 경기 최다인 7타점을 쓸어담았다. 이미 KBO리그 최고 타자로 인정 받고 있는 그에게도 잊지 못할 하루였다.

이정후는 1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 3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역전 결승 3점 홈런과 쐐기 만루 홈런을 잇따라 터트렸다.

첫 번째 홈런포는 3-4로 뒤진 5회 초 1사 1·2루에서 나왔다. 3회 초 우전 안타로 예열을 마친 이정후는 KIA 선발 한승혁이 던진 2구째 몸쪽 높은 직구(시속 145㎞)를 힘껏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3점 아치를 그렸다. 단숨에 승부를 뒤집는 시즌 8호 역전포였다.

진정한 하이라이트는 키움이 6-4 리드를 유지하던 6회 초 2사 만루 상황에 찾아왔다. 다시 타석에 선 이정후는 볼카운트 2B-1S에서 KIA 두 번째 투수 홍상삼의 직구(시속 145㎞)가 한가운데로 몰리자 놓치지 않고 걷어 올렸다. 타구는 외야 우중간 하늘을 가르며 멀리 날아가더니 그대로 담장을 넘어갔다. 2017년 프로에 데뷔한 이정후가 6시즌 만에 처음으로 만루홈런을 때려낸 순간이었다. 이 홈런포는 프로야구 출범 40년 만에 터진 리그 통산 1000호 그랜드슬램으로 한국 야구 역사에도 아로새겨졌다.

거포형 타자가 아닌 이정후는 데뷔 후 한 번도 연타석 홈런을 친 적이 없다. 두 자릿수 홈런을 친 시즌도 2020년(15홈런)이 유일하다. 타격왕에 오른 지난 시즌 홈런 수는 7개였다. 그런데 이날 시즌 8·9호 홈런을 연타석으로 터트리며 한꺼번에 7점을 쓸어 담았다. 지난해 홈런 기록은 일찌감치 넘어섰고, 홈런 두 자릿수 고지에 한 개 차로 다가섰다. 산술적으로는 21홈런까지 가능한 페이스다. 타율과 출루율은 변함없이 리그 정상급으로 유지하면서 장타력은 업그레이드한 이정후가 만능형 타자로 진화해가는 모양새다.

이정후는 8회 초 좌중간 안타를 하나 더 보태 5타수 4안타(2홈런) 7타점 2득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간판 타자의 원맨쇼를 앞세운 키움은 10-8로 이겨 3위 LG 트윈스의 맹추격을 뿌리치고 2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반면 4위 KIA는 LG에게서 1.5경기 차로 조금 멀어졌다.

이정후는 경기 후 “(6회초에) 2점 앞선 상황이라 달아나는 타점을 만들자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갔는데, 만루홈런이라는 최고의 결과가 나와 기분이 무척 좋다”며 “연타석 홈런이라는 기록도 값진 수확이지만, 그동안 원했던 타격 밸런스와 리듬이 나온 게 더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과거와 달리 이젠 팀에 나보다 어린 선수가 많다. 선수들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내가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든다”며 “최근 우리 팀이 KIA에 약했기 때문에 광주에 건너와서 ‘이번엔 잘 해보자’고 모두 함께 의기투합했다. 그 결과로 위닝시리즈(2승 1패)를 만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프로야구 전적(12일)

프로야구 전적(12일)

한편 롯데 베테랑 타자 이대호는 부산 KT 위즈전에서 시즌 7호와 8호 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면서 KBO리그 역대 7번째로 개인 통산 3500루타를 돌파했다. 이대호의 연타석 홈런은 개인 19번째다. 롯데는 이대호와 전준우(시즌 3호)의 홈런 포함 장단 17안타를 몰아친 끝에 KT에 13-0으로 완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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