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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은 몰라도 그만이지만, 부동산은 모르면 큰일 난다" [앤츠랩]

중앙일보

입력

앤츠랩 답지 않은 제목이죠? 저 역시 100% 동의하긴 어렵습니다만 영 틀린 말도 아닙니다. 월급쟁이를 기준으로 주식 안 하고 부자 된 사람은 많지만, 주식만으로 부자 된 사람은 드물기 때문이죠. 주변을 둘러봐도 부동산 투자 없이 자산 증식에 성공한 케이스? 찾기 힘드니까요.

 대기업 임원 출신인 정선용 작가는 글재주도 뛰어나다. 장진영 기자

대기업 임원 출신인 정선용 작가는 글재주도 뛰어나다. 장진영 기자

결론은 주식도, 부동산도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얘기! 지난해 경제 부문 베스트셀러를 꼽아 보면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를 빼놓을 수 없을 텐데요. 약 11만부가 팔렸다니 대단하죠. 대기업 임원 출신이긴 하나 경제나 재테크 전문가는 아닌데, 게다가 첫 책! 진짜 아빠가 자녀에게 얘기하는 듯 자연스러운 돈 얘기가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만나보니 어려운 얘길 쉽게 하고, 흑역사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솔직한 태도가 인상적이었는데요. 보통 이런 사람이 글도 잘 쓰죠. 2500만원짜리 반지하 전셋집에서 25년 만에 50억원 자산을 일군 과정 등 스토리까지 풍부하니 책이 잘 될 수밖에요. 정선용 작가입니다.

식품업계에서 오래 일하셨다고 들었어요.
대학 때 전공이 식품공학이라 자연스러웠죠. L마트에서 오래 일했어요. 마지막엔 가정간편식(HMR) 부문장(상무)이었습니다. HMR 시장이 ‘핫’하긴 한데, 폐기량이 많아서 수익을 내긴 정말 어려워요. 한다고 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임원을) 조금은 더 할 줄 알았는데 그만두라고 하더라고요. 2020년 추석 하루 전날 회사를 떠났으니까 대략 2년을 채워가네요.
 정선용 작가는 재건축 아파트 투자를 통해 자산 증식에 성공했다. 장진영 기자

정선용 작가는 재건축 아파트 투자를 통해 자산 증식에 성공했다. 장진영 기자

임원은 퇴직 시점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어서 “정말 날벼락 같다”는 분이 많더라고요.
마음의 준비는 하는데, 다들 생각은 똑같을 거예요. ‘이번은 아니겠지’ 그러니 막상 통보를 받으면 내상이 크죠. 개인적으로는 사회적 죽음이라고도 표현하거든요. 일단 월급이 확 줄어들다 끊기죠. 명함은 없죠, 갈 곳도 없어요. 전화기는 조용하죠. 우울한 생각이 들 수밖에요. 다행히 좋은 분들 덕에 새로운 일, 새로운 인맥이 생겼으니 잘 됐죠.
은퇴 후 계획에 책 쓰기가 있었나요?
은퇴도 예상 못 했는데 당연히 없었죠. 원래 글 쓰는 건 좋아했어요. 블로그도 10년 정도 했으니까요. 아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 같은 걸 글로 정리해서 한 카페에 올렸는데 반응이 좋은 거예요. 원래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려고 준비했는데 어차피 코로나 때문에 발목 잡힌 거 글이나 쓰자 싶었죠. 그래서 순례하듯 매일 썼어요. 많은 관심을 받았고, 결국 책도 내게 된 거죠.
카페에 글을 연재할 당시, 나훈아를 자본 소득, 남진을 근로 소득에 비유해 설명한 게 화제였어요.
두 분 모두 1970년대를 풍미한 스타였지만 나훈아는 싱어송라이터, 남진은 싱어라는 차이점이 있는데요. 끊임없이 저작권료가 들어오는 나훈아는 지금도 방송이나 무대 활동을 해야 하는 남진보다 경제적으로 자유롭죠. 근로 소득이 덜 중요하다는 게 아니라 부자가 되려면 돈이 돈을 버는 자본 소득을 확보하는 게 꼭 필요하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었어요.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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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잣돈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도 같은 맥락이겠군요.
그렇죠. 청년에게 가난은 약간의 고난이지만 노인에게는 재난입니다. 지금 놀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거 조금만 참으면 빨리 종잣돈을 모을 수 있어요. 그럼 노년의 풍요를 위한 최소한의 준비는 한 거죠. 그런데 그 준비를 안 한다? 나중엔 지옥인 거에요. 게다가 급격한 고령화가 신호를 보내잖아요. 자신을 책임져야 할 기간이 더욱 길어진다고.
절약은 필요합니다만 ‘즐길 수 있을 때 즐기자’는 게 요즘 젊은 세대의 트렌드이기도 한데요.
돈이 있다는 건 내가 하고 싶은 걸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예요. 저는 그 선택에 따라 17년 된 스포티지를 지금도 타고 다녀요. 돈이 없으면 어떨까요? 선택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타겠죠. 아끼라고 하면 잔소리처럼 들리겠지만, 꼭 필요한 소비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다만 욕망 지출은 얼마든지 컨트롤할 수 있잖아요. 남한테 잘 보이려고 비싼 차를 산다든지, 누가 가졌으니까 나도 가져야 하는 것들이죠.
최근 2탄 격인 『아들아, 부동산 공부해야 한다』를 펴냈어요. 왜 부동산인가요?
인공위성을 쏘면 어느 정도 고도에 이를 때까지 에너지원을 다 써요. 그 이후론 자연스럽게 유영하죠. 거기까지 도착만 하면 이후로는 편한 거죠. 자산으로 환산하면 요즘 기준으로 50억원 정도인 거 같아요. 여기에 빨리 도달할 수 있는 자산 증식 수단이 현실적으로 부동산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주거 비용을 줄이고, 그 비용을 또 다른 자산으로 불려가려면 최대한 빨리 내 집을 갖는 게 중요하죠.
 정선용 작가는 슬하에 아들 둘을 두고 있다. 장진영 기자

정선용 작가는 슬하에 아들 둘을 두고 있다. 장진영 기자

책을 보면 작가님의 자산 증식 과정도 대부분 부동산이네요.
전부죠. 1997년 중반 보증금 2500만원짜리 다가구 반지하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했어요. 결혼하자마자 외환위기로 회사가 없어졌죠. 첫 집을 갖게 된 2004년까진 정말 악착같이 살았어요. 이후론 아내의 투자 감각에 전적으로 의존했죠. 자가와 전세를 수시로 오갔고, 갭투자나 몸테크 등 할 수 있는 수단을 총동원했어요. 확실히 점프한 계기는 2017년 재건축 아파트 투자였죠. 25년 동안 이사만 13번 했으니 정말 힘들었는데요. 열매는 달콤하니까요.
지금 젊은 세대가 처한 상황이 좀 다른 측면도 있는데요. 집값 자체가 너무 비싼 측면도 있고요.
어디를 주목해라, 지금 당장 집을 사야 한다 이런 얘길 하려는 게 아니에요. 관심을 가지라는 거죠. 모르면 아예 시작도 못 하잖아요.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20~30대 주식 투자자가 많이 늘었는데 진짜 중요한 부동산 공부는 미뤄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집값이 비싸다고요? 그럼 더욱 일찍부터 준비해야죠.
금리 상승 구간이라 집을 사기 쉽지 않은데요.
그런 분들께 되묻고 싶어요. 그럼 ‘금리가 이렇게 오르는데 앞으로도 계속 전세, 월세 사실 건가요?’ 특히 월세는 금방 녹아버리는 싸락눈 같은 거예요. 최소 전세로 살아야 돈이 쌓여요. 전세도 돈이 그대로 있는 게 아니에요. 금리가 높은데 보증금은 집주인이 가지고 있어요. 내게 올 돈, 집주인에게 가고 있는 거죠. 돈이 새어나가는 기간을 짧게 만들어야 한다, 즉 최대한 빨리 내 집을 사야 한다는 게 결론이죠.
집값이 내려가지 않을 거란 전제가 깔렸군요.
지역별로 다르겠죠.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은 이미 막을 수 없어요. 일부를 제외하면 지방 집값은 더욱 하락할 겁니다. ‘난 부동산 투자에 관심 없고, 노년엔 지방에서 가서 살 거야’라고 생각했다면 그렇게 하셔도 돼요. 하지만 그 경우라도 서울에 있는 집을 팔아서 지방에 내려가면 훨씬 윤택한 노후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요? 젊어서는 불려야죠.
서울 전경. 셔터스톡

서울 전경. 셔터스톡

서울 집값은 앞으로도 불패다?
인생에서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라고 하잖아요. 저는 ‘당신이 집을 살 수 있는 최저 가격이 오늘’이라고 말해요. 일시적으로 1억~2억원 오락가락할 수는 있죠. 하지만 장기적으로 서울 집값은 내려가는 게 기적 같은 거예요. 서울에 입성하려는 수도권의 강력한 잠재 수요, 서울에 살겠다는 젊은 층의 의지가 유지되는 한 가격은 오를 겁니다.
그럼 첫 집 장만을 위해 무엇부터 시작하면 될까요?
결혼한 맞벌이를 가정하죠. 일정 기간 한 사람 월급으로 생활하고, 한 사람 월급은 무조건 저축하는 겁니다. 2억이든 3억이든 종잣돈이 만들어지면 수도권 외곽부터 시작해서 집을 사고, 한 단계씩 점프하는 겁니다. 대출받고, 사고팔고 그게 다 경험이에요. 그렇게 해야 다음 스텝이 보이거든요. 신혼부부가 이런 과정을 감내하고, 해내겠다고 결심했다면 절반은 성공한 거죠.
대략적인 자산 규모는 어떻게 되나요? 부동산 이외의 자산은 어떻게 굴리는지도 궁금합니다.
자산 가치는 대략 55억원 정도고, 90%는 부동산, 10%는 금융자산이에요. 주식은 거의 안 하고, 대부분 예·적금입니다. 저희 부부는 다음 스텝도 확실히 부동산이에요. 투자한 재건축 아파트가 완공되면 적절한 시기에 매각할 거고요. 최종 목표는 강남의 꼬마빌딩 하나 갖는 건데 쉽지 않겠지만 노력해야죠.

이 기사는 6월 10일 발행한 앤츠랩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이번 콘텐트가 마음에 드셨다면 주변에 소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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