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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전 日총리 "尹, 내게 한일관계 선생님 돼 달라고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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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를 접견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를 접견하고 있다. 뉴스1

일본내 ‘친한파’로 꼽히는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일관계의 선생님이 되어달라’는 말을 듣고 한일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뭐든 다 하고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아 한국을 찾았던 하토야마 전 총리는 취임식 하루 전인 지난달 9일 윤 대통령과 단둘이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대화를 나눴다고 아리랑TV ‘아리랑 뉴스’와의 화상인터뷰에서 밝혔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윤 대통령을 "미래지향적인 지도자"라고 치켜세우면서 "조건 없는 대화로 한일관계를 개선하고 싶어하는 윤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 정상이 수시로 상대국을 오가며 격식에 구애받지 않는 실무 회담을 열고 소통하는 ‘셔틀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총리로 재임한 9개월간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세 차례 정상회담을 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기념 만찬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전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기념 만찬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전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위안부 문제에 대해선 “가해자는 피해자가 괜찮다고 할 때까지 사과해야 한다”며 무한책임론을 재차 강조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2015년 방한해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기시다 후미오 현 일본 총리가 2015년 당시 외무대신으로 한일 위안부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 합의를 바탕으로 ‘무한책임’ 요소를 덧붙여 한국과 대화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기시다 총리에 대해선 “아베 정권과 다르다. 더 진보적인 리더”라며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한일관계 악화가 북한 문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며 북동아시아 지역의 비핵무장지대를 위해 한일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9년 일본이 한국에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가한 것에 대해선 “역사 문제를 경제 제재와 엮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2009년 민주당 대표로 총선 승리를 이끌며 일본에서 54년 만의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 하지만 정치자금 스캔들로 취임 9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퇴임 후 동아시아공동체연구소를 설립해 집필,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하토야마 전 총리의 인터뷰는 10일 오후 10시30분 아리랑TV를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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