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옆에 오래오래…한국인 생활가구, 소반 이렇게 만들어요 [아이랑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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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에 오래오래…움직이는 가구 소반의 매력

사극이나 시대극에서 사람들이 음식을 얹어 들고 나르던 작은 상이 있다. 그 이름은 소반(小盤). 사전적 의미는 자그마한 밥상이란 뜻이지만, 실제로는 좌식생활이 주였던 우리 민족에게 활용 용도가 매우 다양한 가구다.

김예람(왼쪽)·김하윤 학생기자가 소반 공방을 찾아 이종구 작가에게 소반에 대해 배우고, 미니 소반도 직접 만들어봤다.

소반은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특정 지역에서 많이 만들면서 그곳 소반만의 특징이 생겨 지명을 이름에 붙이곤 했다. 나주반·해주반·통영반·충주반·강원반 등이다. 다리의 형태에 따라 소반을 분류할 수도 있다. 윗부분이 굵고 두툼하고 중간 부분이 살짝 휘어진 형태의 구족반(狗足盤), 구족반과 비슷해 보이지만 다리에 굴곡이 좀 더 있고 조각 장식을 한 호족반(虎足盤), 다각형이나 둥근 통 모양의 다리에 장식하거나 구멍(풍혈)을 뚫은 풍혈반(風穴盤) 등이다.

소반 공방에서 만난 다양한 소반들

원형 구족반 : 다리 형태가 개의 다리를 닮았다고 해서 개다리소반이라고도 불린다. 호족반에 비해 장식이 없는 단순한 형태다.

나주반: 전라남도 나주 지방에서 많이 만들어진 소반. 족대 외에 네 다리 중간에 중간대가 하나 더 있는 게 특징이다.

강원반: 강원도에서 주로 생산된 소반. 직사각형 형태의 천반의 네 귀를 원만하게 다듬고, 측판 사이에 네모난 구멍을 뚫은 형태다.

주칠십이각선: 붉은색 칠을 한 십이각형의 풍혈반. 일본이 명성황후 시해 후 약탈해간 소반을 재현한 것으로 육각 판각에 만(卍)자를 투각하고 백동을 장식했다.

서울시 종로구 계동에 있는 이종구 작가의 소반 공방에서는 물건을 놓는 넓은 부위인 천판(상판)이 꽃 모양인 호족반을 단순화한 미니 소반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초등학생인 소중 학생기자단이 미니 소반 만들기에 도전했다.

미니 소반 만들기 1

1. 먼저 천판과 다리 표면의 거친 부분을 사포질해서 다듬은 뒤, 가루를 털어준다. 그리고 미리 재단된 천판 아래쪽 홈에 목공용 풀을 적당히 바른다.

미니 소반 만들기 2

2. 네 개의 다리와 두 개 족대를 차례대로 홈에 꽂아 고정한다.

미니 소반 만들기 3

3. 표면에 삐져나온 목공용 풀을 물티슈로 닦아낸다.

미니 소반 만들기 4

4. 붓으로 옻 성분이 함유된 물감을 소반 표면에 나뭇결을 따라 바른다. 천판 아랫부분과 다리부터 색을 내면 된다. 마르면 뒤집어서 천판에도 옻칠을 한다.

미니 소반 만들기 5

5. 물감이 마르면 사포질을 해서 소반 표면을 매끈하게 다듬는다. 마음에 드는 색이 나올 때까지 채색과 사포질을 반복한다.

소반은 직선과 사각형이 주된 형태인 다른 가구와는 달리 곡선이 강조되고, 사각형 형태더라도 각이 모질지 않은 편안함이 있으며 다양한 용도로도 쓸 수 있다. 일상에서 내 옆에 오래오래 둘 수 있는 소반의 매력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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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성선해 기자 sung.sunhae@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