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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뒤집은 '벤틀리 50대' 스캔들…당국, 한밤 긴급 SNS 올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4일 밤 중국 남부 선전시의 고급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주차 시비 도중 여성과 남성이 뒤엉켜 다투고 있다. [웨이신 캡처]

지난 4일 밤 중국 남부 선전시의 고급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주차 시비 도중 여성과 남성이 뒤엉켜 다투고 있다. [웨이신 캡처]

지난 주말 중국 남부 선전시의 고급 아파트 단지의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벤틀리와 롤스로이스 차량 사이의 주차 시비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지 당국은 “남편이 선전시 국영기업 당 서기” “집에 있는 벤틀리 50대로 롤스로이스 막겠다”고 고함을 치며 난동을 부린 여성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다. 중국 네티즌들은 해당 여성이 언급한 국영기업 고위 간부의 부정부패를 조사하라며 촉구했고, 몸싸움을 찍은 영상으로 만든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시각물)을 퍼뜨리며 ‘벤틀리 시즌 2’로 여론화에 나섰다.

中 네티즌, 난동녀 내의 한 벌 130만원 주장 #환구시보 후시진 “관용과 여유 필요” 수습

8일 중국 현지 매체 보도와 영상을 종합하면 지난 4일 밤 선전시 바오넝(寶能) 맨션의 주민 두 명이 지하 주차장 위치의 소유권을 놓고 다툼이 벌어졌다. 한 남성과 여성 두 명이 서로 저속한 욕을 퍼부으며 바닥에 뒤엉켜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벤틀리 차 주인인 여성은 자신의 남편이 현지 국영기업의 당 서기이며 벤틀리로 상대의 차를 가로막겠다면서 “한 달 동안 벤틀리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집에 쓰지 않는 벤틀리가 50대 있다”고 소리쳤다. 해당 영상이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퍼지자 네티즌들은 국영기업 고위간부의 부패 여부를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선전시 국영자산관리위원회(이하 국자위)는 5일 밤 공식 SNS를 통해 “해당 사건을 고도로 중시한다. 현재 사실 확인 중”이라고 급히 발표했다.

7일 선전시 국자위는 다시 SNS를 통해 이번 소동에서 언급된 간부는 선전시 국자위 산하의 전예(振業) 홀딩스 당 위원회 위원 겸 기율위 서기인 장샤오중(張曉中·57)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가 2017년 이혼한 뒤 지금까지 다시 혼인신고를 한 사실이 없다며 분쟁 당사자인 장(張)씨 여성의 주장을 부인했다. 이어 장 씨 여인 명의의 기업과 장샤오중은 경제적 거래나 업무 왕래가 없었고, 만일 향후 다른 문제가 확인되면 법에 따라 엄중히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난동을 부린 장 씨도 이날 해명에 나섰다. 그는 유포된 영상이 “악의적으로 편집됐다”며 벤틀리 50대 발언은 사실 벤틀리 소유자 클럽에 연락해 차량을 모아오겠다는 뜻이었다고 주장했다. 분쟁에 휘말린 장샤오중 측은 해당 장 씨 여인과는 지난해 9월 소개로 만난 연인 관계일 뿐이며, 벤틀리 차량과 아파트는 장 씨가 보유한 기존 재산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에 퍼진 둘의 혼인 연회 사진은 지난해 10월 ‘연인 관계 확정 의식’을 치르며 찍은 사진이라고 해명했다.

최근 자신의 벤틀리를 과시하며 주차 시비를 벌인 여성을 소재로 중국 네티즌이 만든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 [웨이신 캡처]

최근 자신의 벤틀리를 과시하며 주차 시비를 벌인 여성을 소재로 중국 네티즌이 만든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 [웨이신 캡처]

양측의 해명에도 한 대에 5억원 대를 호가하는 호화 차량과 호화 아파트, 고위 간부의 애인이 등장하는 사건에 중국 네티즌의 위화감은 해소되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몸싸움 도중 노출된 장 씨의 내의를 캡처하며 일종의 사이버 폭력 행위인 인육수색(人肉搜索)에 들어갔다. 이들은 고급 브랜드인 해당 속옷의 한 벌 가격이 2399위안(45만원)이냐 7000위안(130만원)인가를 놓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지난 6일 이번 사건을 “벤틀리 50대가 롤스로이스를 가로막은 스캔들”이라며 “여성의 재산의 출처가 합법적인지 아닌지를 조사하라”고 주장했던 후시진(胡錫進) 전 환구시보 총편집은 8일 단순한 주차 시비에 불과했다면서 수습에 나섰다. 후 전 총편집은 8일 SNS에 다시 글을 올려 특정 사건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전제한 뒤 “현재 중국 사회는 더 많은 관용과 여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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