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서 35초에 한 번씩 망치질…태광 ‘해머링맨’ 성년 맞았다

서울 광화문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조형물 ‘해머링 맨’이 지난 4일 설치 20주년을 맞았다. [사진 태광그룹]

태광그룹 세화예술문화재단은 서울 광화문 인근에 있는 유명 조형물 ‘해머링 맨’의 설치 20주년을 맞아 문화 행사를 연다고 7일 밝혔다.

해머링맨은 미국의 조각가인 조나단 브로프스키의 연작으로 1979년 미국 뉴욕 전시회에서 3.4m 높이로 처음 전시됐다. 이후 미국 시애틀·댈러스·캘리포니아·미니애폴리스·개인스빌·로스앤젤레스,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위스 바젤, 노르웨이 릴레스톰, 일본 나고야 등 11개 도시에 설치됐다.

광화문 해머링맨은 지난 2002년 6월 4일 서울 종로구 흥국생명빌딩 옆에 자리했다. 키 22m, 무게 50t으로 세계 11개 도시 해머링 맨 중 가장 크다. 현재 세화예술문화재단이 운영·관리하고 있다.

해머링맨은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하절기 기준)까지 35초에 한 번씩 망치질을 한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가동하지 않는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몸을 구부린 채 오른손에 있는 망치를 아래로 조심스럽게 천천히 내리치기를 반복하는데 이런 모습이 매일 일을 하는 사람의 모습을 닮았다”고 설명했다.

서울 광화문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조형물 ‘해머링 맨’이 지난 4일 설치 20주년을 맞았다. [사진 태광그룹]

작품을 만든 조나단 브로프스키는 어린 시절 음악가인 아버지에게 들었던 ‘‘친절한 거인’ 이야기에서 해머링맨의 영감을 얻었다. 지난 1976년 튀니지의 구두 수선공이 망치질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토대로 해머링맨의 형태를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화예술문화재단은 ‘성년’을 맞은 해머링맨을 위해 축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세화미술관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에 해머링맨의 생일을 축하하는 내용의 댓글을 남기면 소정의 기념품을 준다.

태광그룹은 문화예술 대중화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2009년 세화예술문화재단을 설립하고, 2017년엔 세화미술관을 개관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해머링맨이 설치된 흥국생명빌딩에는 세화미술관과 씨네큐브가 있고 국내·외 미술작품도 상설 전시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사업을 추진해 국내 문화예술계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