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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빗물 닦아주며 현충일 분향…김건희 '조용한 내조' 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앞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볼 수 있을까. 6일 열린 현충일 추념식에 윤 대통령 내외가 나란히 참석하면서 정치권에선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이들이 늘고 있다. 김 여사가 ‘조용한 내조’에서 퍼스트레이디 행보로 기조를 바꾸는 게 아니냐는 물음이다.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7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젖은 옷을 닦아주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7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젖은 옷을 닦아주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날 오전 동작구 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7회 현충일 추념식에 검은색 정장 차림에 비옷을 입고 온 김 여사는 윤 대통령에 이어 분향을 했다. 김 여사가 공식일정을 소화한 건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이다. 추념식 도중, 비에 젖은 윤 대통령의 바지를 김 여사가 닦아주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이어, 김 여사는 윤 대통령과 함께 강동구 중앙보훈병원도 찾아 입원 치료 중인 국가유공자들을 위로했다. 윤 대통령 내외는 병원 직원들에게 “중앙보훈병원은 치료뿐 아니라 재활과 요양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보훈 의료의 핵심”이라면서 “유공자와 가족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세심하게 챙겨달라”고 당부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지난해 허위이력 논란으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던 김 여사는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한 뒤 활동을 자제했다. 윤 대통령 역시 배우자를 보좌하는 제2부속실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김 여사의 노출 빈도가 점점 늘고 있다. 지난달 27~28일 연이틀 용산 청사를 찾은 김 여사는 사흘 뒤 전시 기획사 코바나컨텐츠 대표직에서 사임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퍼스트레이디 행보를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5일에도 김 여사는 윤 대통령과 함께 한강변 쓰레기 줍기 봉사활동에 참여할 예정이었다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로 일정을 취소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을 방문해 입원 치료 중인 국가유공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을 방문해 입원 치료 중인 국가유공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청사 브리핑에서 “대통령실 부속실 내에 여사님을 지원하는 분(행정관급)이 두세분 있다”며 “앞으로 마련될 대통령실 귀빈접견실 역시 여사가 공적 용도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의 공식 일정이 많아질 것을 대비해 지원인력과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는 취지다. 김 여사의 팬클럽 ‘건희사랑’ 운영자인 강신업 변호사는 지난 4일 “대통령이 선택을 받은 이상 사실상 선거 파트너인 그 부인 역시 대통령 부인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은 것”이라며 “미국의 경우 대통령 부인실을 두고 10여 명 정도를 배정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여권에선 김 여사가 극성 지지층과는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김 여사가 대통령 집무실을 방문한 직후 관련 사진이 ‘건희사랑’ 페이스북 계정에 공개돼 논란거리가 된 것 등을 두고 나오는 지적이다. 익명을 원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사는 대통령실의 특별 경호까지 받는 공인이기에 열성 지지층과 사적으로 소통하는 건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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