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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 잘하면 알아준다?…"자랑도 업무 일부” 인사철 필수 꿀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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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생' 장그래 씨같은 당신에게, 자랑의 기술을 전한다. 사진은 '미생' 드라마 중 한 장면. [사진제공=tvN]

'미생' 장그래 씨같은 당신에게, 자랑의 기술을 전한다. 사진은 '미생' 드라마 중 한 장면. [사진제공=tvN]

회사 생활을 더 잘하고 싶은 독자라면 아래 내용을 스크랩해두고 인사철에 활용하고 싶을 터다. 자칭 ‘능력 개발자’인 메러디스 파인먼이 전하는 자랑의 기술이다. 우는 아이 젖준다는 말은 익히 알고 있지만 어떻게 울어야 효과적일지 아는 건 어렵다. 최근 한국어판으로 나와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그의 책은 제목부터가 『자랑의 기술』(문학동네). 파인먼은 중앙일보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을 포함해 자랑이 미덕이 아닌 아시아 유교 문화권에서 내 책이 인기를 얻어 나도 조금 놀랐다”며 “그만큼 잘 자랑하는 법에 목마른 분들이 많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경쟁자가 먼저 숙지하기 전에 아래 내용을 읽어보시길.

'자랑의 대가'인 메레디스 파인먼은 당당함을 강조한다. [파인먼 홈페이지]

'자랑의 대가'인 메레디스 파인먼은 당당함을 강조한다. [파인먼 홈페이지]

일만 열심히 하면 결국 위에서 알아주는 거 아닌가. 자랑을 하라니, 쑥스럽다.
“땡! 틀렸다. 나는 그런 이들을 ‘조용한 실력자’라고 부른다. 내가 잘한 일을 남에게 말하기 힘들거나, 자기 홍보를 하는 사람을 ‘오글거린다’고 느끼는가? 그런 당신이 바로 ‘조용한 실력자’다. 기억하자. 자랑도 일이다. 소통의 한 종류라는 점에서 자랑은 업무의 일환인 거다. 더 잘 자랑해야(brag better) 한다.”  
한국 속담에 ‘우는 아이 젖준다’는 말도 있긴 한데, 시끄러우니 귀찮아서 준다는 거 아닌가.  
“잘 모르지만, 운다는 건 자기가 배고프다는 것을 잘 표현한다는 거라고 받아들인다. 자신이 원하는 것, 자신이 해낸 성과,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잘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위에서 알아서 헤아려줄 거라고 생각하지 말자. 윗사람도 바쁘다.”  
어떻게 울어야 하는 건가.  
“자랑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당당하라. 큰 목소리로 자신이 해낸 바를 또박또박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유색 인종이거나, 여성일수록 어린 시절의 교육 때문에 이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둘째, 힘들다면 ‘1주일에 자랑 하나씩’이란 목표를 세우는 것도 좋다. 셋째, 전략적으로 하려면 돌직구가 아니라 다양한 방식이 필요하다. 맥락없이 의견이나 자신의 장점을 얘기하지 말고, 분위기가 부드러울 때를 봐서 ‘회의에서 제 의견을 얘기하면 더 성장하는 기분이 들어서 좋더라고요’라는 식으로 웃으면서 얘기를 꺼내보라.”  
그래도 힘들면.  
“직접 하는 게 어려우면 주변에서 자신을 칭찬하는 방식도 있을 수 있다. 대신 서로를 자랑해주는 것이다.”  
자랑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문학동네]

자랑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문학동네]

 자랑 품앗이라는 개념인 건가.  
“마음이 맞는 ‘조용한 실력자’끼리 서로의 자랑을 하는 것도, 자랑 에티켓을 지키는 방법이다.”  
연봉협상할 때는 어떻게 자랑을 해야 하나.  
“돈 얘기는 상대방도 껄끄럽다는 걸 기억하자. 내가 원하는 액수 또는 직위가 있다면 그걸 미리 거울을 보며 연습해보자. 만약 원치 않는 제안을 받았다면, 다음 말을 해보자. ‘고민이 되네요. 하룻밤 생각해보고 내일 답변드리겠습니다’ 또는 ‘여기서 잠깐 멈추고 다음주에 다시 얘기해봐도 될까요’ 등이다. 중요한 건 자신감이다. 내가 이런 것을 요구할만한 자격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가 먼저 납득해야 상대방도 납득시킬 수 있다.”  
tvn 드라마 '미생' 중 40대 워킹맘.

tvn 드라마 '미생' 중 40대 워킹맘.

다음 세 가지 한국인에게 자랑의 기술을 전수해준다면. 첫째, 면접에 자꾸 떨어지는 20대 취업준비생, 40대 직장여성, 은퇴 후 새출발을 꿈꾸는 60대.  
“먼저 20대 취준생에겐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떨어진 회사에 피드백을 당당히 요구해보자. ‘실패’라는 단어가 당신의 머릿속을 지배할 수 있겠지만 지금 당신은 실패한 것이 아니다. 단지 그 회사에서 ‘예스’를 하지 않은 것뿐이다. 면접에 떨어진 것을 더 나아질 수 있는 기회로 삼자. 다음, 40대 직장 여성에겐 아마도 남성 상사가 있다는 가정하에 이렇게 얘기해주고 싶다. 당신은 충분히 잘하고 있다. 지금 당신이 힘든 것은 가장인 남성 상사 또는 동료에게 자신이 양보를 해야 한다고 무의식 중에 교육을 받아온 탓이다. 당당히 요구하자. 셋째, 새출발을 준비하는 60대에겐 먼저 ‘축하합니다’라는 인사를 전하겠다.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최근 비슷한 분을 상담한 적이 있는데, 기업 임원까지 지낸 뒤 은퇴한 그 분은 ‘때로 공룡이 된 것 같다’고 하더라. 자신이 다른 이와 너무 다른 것처럼 느껴지고 어색하다는 의미였다. 전혀 그렇게 느낄 필요가 없다. 우리 사회는 젊음에 지나치게 많은 가치를 둔다. 연륜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지 잊지 말자.”  
파인먼 씨는 원래 자랑을 잘 했나. 타고난 능력인 건가.  
“아버지가 기자, 어머니 역시 의견을 피력하는데 전혀 주저함이 없는 분이었다. 그래서 나도 어린 시절부터 내 목소리를 내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아마 우리 가족 중에선 내가 제일 조용할 거다(웃음). 이런 행운에 감사하고,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다.”  
한국에선 MBTI라는 게 유행인데, 내향인 I성향은 특히 어렵지 않은가.  
“글쎄, 나도 MBTI라는 분석 툴을 잘 알고 있긴 하지만 나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내 MBTI 유형이 뭐였는지 까먹을 정도다(웃음). 물론, MBTI 유형은 좋은 분석 틀이고,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그러나 거기에 목을 맬(live and die by) 필요는 전혀 없다. 정보를 참고만 하고, 거기에 얽매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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