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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D] 스마트글래스 시대가 눈앞에

중앙일보

입력

트랜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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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열린 구글 I/O(개발자 콘퍼런스)에서 구글은 실시간으로 언어 번역이 가능한 스마트글래스 프로토타입(표준)을 공개했습니다. 증강 현실(AR) 기반 스마트글래스를 착용한 것 만으로도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미래를 제시했습니다.
스마트글래스는 약 10년 전부터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는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르면 올해부터 내년까지 구글을 비롯해 애플 등 IT 기업이 잇달아 스마트글래스를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스마트글래스는 과연 새로운 미래를 선보일까요?

스마트글래스의 시작

스마트글래스는 2011년 구글에서 시작했습니다. 웨어러블 기기의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2014년 세상에 나온 구글 글래스는 완성도가 낮다는 이유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습니다. 카메라의 상시 촬영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 문제와 발열 지속, 짧은 배터리 지속 시간 등 여러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많은 기기 리뷰어들은 역사상 최악의 제품이라는 혹평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후 구글은 쓰임새를 수정해 기업용으로 엔터프라이즈 에디션을 선보였습니다. 당시 스마트 글래스는 그야말로 차세대 기기가 될 것으로 보였습니다.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연평균 18.2%의 성장을 예상했습니다. 스마트폰을 대체할 차세대 기기로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10년 간 증강 현실, 확장 현실 생태계는 크게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가상현실, 증강현실 기기 전체 시장 규모는 아직도 연간 1000만 대 수준에 그칩니다.

코로나 19로 비대면, 메타버스와 같은 키워드가 주목 받으면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스마트글래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시장이 본격 확대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특히 증강 현실 기기의 대중화가 필요합니다. 최근 몇 년간 스마트글래스 개발에 뛰어든 기업은 수십 곳에 달합니다. 스타트업을 비롯해 많은 IT 기업이 스마트글래스를 개발해오고 있습니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거대 IT 기업은 물론 소니, 퀄컴 등 많은 기업이 참여한 결과물이 곧 빛을 볼 것입니다.

구글 글래스. 사진=구글

구글 글래스. 사진=구글

많은 IT 기업이 주목하는 스마트글래스  

애플은 2023년께 스마트글래스를 선보일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폰이나 맥북 같은 하드웨어를 잘 만드는 기업이기도 하지만, 꽤 오랜 시간 스마트글래스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폰과 자동 연동되는 것은 물론 음성 인공지능 '시리'를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예상대로 200g 정도의 가벼운 무게로 나온다면 스마트글래스 시장은 한동안 애플이 주도할 가능성도 큽니다.

애플 증강 현실(AR) 글래스 상상도. 사진=애플인사이더닷컴

애플 증강 현실(AR) 글래스 상상도. 사진=애플인사이더닷컴

아마존도 스마트 글래스 시장에 2019년부터 뛰어들었습니다. 이 때 처음 출시한 에코 프레임(Echo Frames)은 2020년 2세대 제품으로 발전했습니다. 사용자가 자신의 시력에 따라 렌즈를 맞출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음악을 재생할 수 있고 통화도 가능합니다. 아마존 음성인식 인공지능 에코를 활용하는 것도 특징입니다.

중국 IT 기업들도 스마트 글래스 개발에 한창입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컴퓨터 제조업체 레노보(Lenovo)를 비롯해 샤오미와 같은 거대 IT기업, 하이씬(HiScene), 엔리얼(Nreal), 로키드(Rokid)와 같은 스타트업들이 스마트글래스를 만듭니다. 엔리얼은 스마트 글래스를 착용하면 눈앞에 130인치의 화면이 펼쳐지는 기술을 선보입니다. 스마트글래스를 착용하면 영화를 감상하거나 게임을 하기 위해 별도의 TV나 스크린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2014년에 창업한 로키드는 다양한 스마트글래스 버전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알리바바와 협업해 스마트 글래스가 업무 협업 툴로 활용될 수 있게끔 확장 현실(Extended Reality)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의 협업툴. 사진=알리바바닷컴

알리바바의 협업툴. 사진=알리바바닷컴

가장 최근 스마트글래스를 공개한 구글은 2020년 노스(North)라는 스마트글래스 제조업체를 인수한 바 있습니다. 한 번의 실패를 발판 삼아 구글의 새 스마트글래스는 진일보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람의 언어는 물론 수화를 하는 사람의 손짓을 파악해 언어로 번역하는 기능은 증강 현실 기기의 장점을 제대로 보여줍니다. 물론 구글의 스마트글래스가 단순히 번역 용도에 머물지는 않을 것입니다. 구글의 큰 경쟁력인 음성 인공지능 '구글 어시스턴트'와 연계해 확장성을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스마트글래스의 미래  

과연 스마트글래스는 저렴하고 실용성이 있는 대중화 IT 기기가 될 수 있을까요? 스마트글래스는 카메라 장착 여부 때문에 많은 논란을 빚었습니다. 카메라 촬영과 관련한 사생활 침해 방지 기술이나 관련 법안 등이 필요합니다. 배터리 사용 시간도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아직은 장시간으로 사용하는 제품이 없습니다. 사용 시간을 늘리기 위해 배터리 용량을 늘리면 스마트글래스의 설계 공간이나 무게에 영향을 줍니다. 스마트글래스만을 위한 배터리 기술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스마트글래스가 스마트폰을 대체할 메인 기기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이처럼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스마트글래스는 스마트폰과 연계해 작동하는 형태로 대중화가 이뤄지고, 이후 기술 발전에 따라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기로 발돋움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은 자체 인공지능 기술, 운영체제(OS)와 같은 소프트웨어 경쟁력 보유 여부가 될 것입니다.

자체 음성 인공지능 기술이나 운영체제를 보유한 기업이 스마트글래스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습니다. 구글이나 애플, 아마존 같은 기업은 자체 운영체제가 있고, 음성 기반 인공지능 관련 기술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스마트글래스가 독자적인 모바일 기기로 독립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성능도 중요하지만 인공지능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기술이 더 중요합니다. 인공지능과 연계된 실시간 데이터 처리 기술, 음성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능 등이 향후 스마트글래스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최근 공개된 구글 스마트 글래스. 사진=구글

최근 공개된 구글 스마트 글래스. 사진=구글

윤준탁 에이블랩스 대표

윤준탁 에이블랩스 대표

윤준탁 에이블랩스 대표는 SK플래닛, 한국IBM 등에서 근무했다. 뉴욕대학교에서 기술경영 석사를 취득했다. 1인 컨설팅 기업인 에이블랩스의 대표를 맡고 있다. 인공지능·블록체인 등에 관심이 많고, 디지털 경제와 산업에 대한 3권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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