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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D] 음악 NFT의 시대가 올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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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대체불가능 토큰)는 지난해부터 여전히 뜨거운 주제입니다. 개인 아티스트는 물론 많은 기업이 NFT를 활용한 디지털 자산을 만들고 있습니다. 주로 이미지로 만들어진 NFT는 적게는 수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에 이르는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루한 원숭이의 요트클럽(BAYC, Bored Ape Yacht Club)과 같은 유명 NFT를 비롯해 최근까지 NFT 마켓플레이스에서 거래된 NFT는 이미지가 대부분입니다. 주로 온라인에서 프로필 이미지를 대체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는 이미지 NFT에 이어 새로 주목받는 NFT는 바로 음악 NFT입니다.

음악 시장의 변화

레코드판(LP)과 카세트테이프, CD 등은 여전히 오프라인에서 팔리지만 지난 10년간 온라인 기반 스트리밍 음악 시장이 대세였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온라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해 디지털로 음악을 즐깁니다. 기술의 변화와 시대의 흐름 속에 이어져 온 온라인 음악 스트리밍은 치열한 경쟁, 사용자 포화 현상, 실적 둔화 등에 직면했습니다.
경제학자 앨런 크루거가 저술한 '로코노믹스'에 따르면 스트리밍 음악이 확산하면서 소수의 음악이 시장을 주도하는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의 20%가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일명 파레토의 법칙(Pareto Law)은 최근 음악 시장의 구조를 대변합니다.

음악 시장은 전통적으로 유명한 일부 아티스트가 큰 수익을 올리고 많은 아티스트는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대형 음반 회사와 스트리밍 서비스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어 무명 아티스트는 자신의 음악을 알리기 어렵습니다. 음악 저작권료의 배분 구조 역시 불합리합니다. 대부분 수익은 수많은 중개자에게 돌아가고 아티스트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전체 수익의 10%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 같은 시장 구조는 꽤 오랫동안 지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바꾸려는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음원 스트리밍 수익 배분 구조

음원 스트리밍 수익 배분 구조

음악 NFT의 확산  

전통적으로 음악을 소유하는 방식은 음반을 구매하거나 MP3와 같은 디지털 자산을 다운로드 받는 형태입니다. 하지만 복제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권리만 소유하는 것이지, 음악에 대한 진정한 소유권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음악 NFT는 특정 음악에 대한 소유권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음반, 음원 구매와 차이가 있습니다. 음악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소유권을 증명하고 언제든지 소유자를 검증할 수 있습니다. NFT는 위조가 불가능하며 단 하나의 디지털 자산으로 생성할 수 있습니다. 음악 NFT가 CD와 같은 음반과 다른 점은 세상에 단 하나만 존재하고, 소유권을 가질 수 있으며 아티스트와 팬을 직접 연결하는 매개체라는 특징입니다.
음악 NFT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유명 가수는 자신의 음악을 NFT로 제작해 판매합니다. 이때 판매 수익의 100%를 가질 수 있습니다. 웹 2.0의 음악 플랫폼은 80~90%를 가져가지만, NFT 기반의 웹 3.0 음악 시장은 정반대입니다. 실제로 아티스트가 스포티파이에서 벌어들인 수익과 음악 NFT 마켓플레이스인 카탈로그(Catalog)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큰 차이를 보여줍니다.

카탈로그(Catalog) 수익 vs 스포티파이 연평균 수익. 출처=Xangle

카탈로그(Catalog) 수익 vs 스포티파이 연평균 수익. 출처=Xangle

음악 NFT를 제작한 해당 아티스트의 인기가 올라가거나 음악이 좋은 평가를 받게 되면 NFT의 가치도 오를 수 있습니다. NFT의 가치를 단순히 발생하는 수익에 국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NFT를 보유한 팬에게 할인된 콘서트 티켓을 제공하거나 팬 미팅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등 아티스트와 팬을 잇는 매개체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미 국내외 아티스트는 NFT로 음악을 제작해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음악을 다양한 등급으로 나누어 판매하고 여러 혜택을 부여하거나, NFT 1개에 모든 소유권을 담아 구매자가 음악이 지닌 대부분의 소유권과 권리를 갖게 되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미국의 유명 래퍼 스눕독은 새 앨범을 NFT로 출시했고, 국내에서도 몇몇 래퍼를 비롯해 음악 기획사에서도 NFT 프로젝트를 공개했습니다. 음악 NFT를 매개체로 음악 시장의 새로운 변화를 끌어내려는 움직임은 이미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음악 NFT의 미래

음악 NFT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플랫폼이 이미 해외에는 여러 곳이 있습니다. 음악 NFT 관련 블록체인 기반 프로젝트는 벌써 100여 개에 이릅니다. 음악 NFT만을 전문적으로 투자하기 위한 탈중앙화 자율조직(DAO)도 있습니다. NFT를 통해 멤버십을 분배하고 멤버십으로부터 모금한 투자금으로 앨범을 제작하고 수익을 나누는 모델도 있습니다. 아티스트가 받는 로열티를 관리하거나 NFT 음원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획사도 등장했습니다.

음악 NFT 거래가 가능한 카탈로그. 출처=카탈로그

음악 NFT 거래가 가능한 카탈로그. 출처=카탈로그

기존 대형 음악 회사는 물론 많은 아티스트가 NFT를 제작하고, 웹 3.0 시장에 참여하는 모습은 점차 늘어날 전망입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음악 NFT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지만, 음악 NFT의 장점을 고려했을 때 자신의 음악을 알리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려는 아티스트의 참여가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기존 웹 2.0 기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역시 NFT에 관심을 보입니다. 스포티파이(Spotify)는 얼마 전 웹 3.0 전문가를 채용하는 공고를 올리며 NFT와 블록체인에 관심을 보입니다. 유튜브 역시 NFT 출시의 가능성을 밝힌 바 있는데, 유튜브 음악까지 NFT가 확장될지 지켜봐야 할 지점입니다.
음악 NFT가 기존 음악 시장을 완전히 뒤바꿔 놓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십 년 이상 이어져 온 음반 시장과 유통 시장, 팬덤의 구조를 바꾸는 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기존의 불합리한 구조를 NFT와 블록체인을 활용해 바꿀 수 있는 지점이 확인되는 순간 이러한 변화는 거세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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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탁 에이블랩스 대표

윤준탁 에이블랩스 대표

윤준탁 에이블랩스 대표는 SK플래닛, 한국 IBM 등에서 근무했다. 뉴욕대학교에서 기술경영 석사를 취득했다. 1인 컨설팅 기업인 에이블랩스의 대표를 맡고 있다. 인공지능·블록체인 등에 관심이 많고, 디지털 경제와 산업에 대한 3권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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