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시간에 포탄 200발 쏟아져"…우크라 돈바스 요충지 함락 임박

중앙일보

입력

우크라이나 군인이 지난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세베로도네츠크 인근에서 러시아군 포격으로 파손된 공장 옆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군인이 지난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세베로도네츠크 인근에서 러시아군 포격으로 파손된 공장 옆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의 소도시 세베로도네츠크 중심부를 향해 진격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주 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세베로도네츠크 남동부와 북동부 쪽 외곽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민간인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했다"며 "상황이 극도로 악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군의 포격이 너무 심해 사상자 수 등 피해 현황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라며 "포로가 되지 않으려면 즉각 퇴각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현지 주민의 인용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을 포위하고 방어선을 뚫으려고 하는 상황에서 포탄이 1시간에 200개는 떨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우크라이나 당국은 "지난 3개월간의 무자비한 공격 끝에 함락된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이 떠오른다"고 전했다.

인구 10만명의 세베로도네츠크는 우크라이나군의 보급로가 지나는 전략적 요충지로, 최근 삼면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최근 공격으로 민간인 15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했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당국은 최근 작전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군의 목표는 세베로도네츠크 일대를 포위해 주요 보급로를 봉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세베로도네츠크 인근 건물이 파손됐다. [AP=연합뉴스]

지난 28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세베로도네츠크 인근 건물이 파손됐다. [A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가 세베로도네츠크를 집중적으로 공격해 이곳의 주요 인프라가 모두 파괴됐다"며 "계속된 교전으로 전력도 통신도 모두 끊겼다"고 말했다. 그는 "건물 90%가 파손됐고, 남아있는 시내 주택의 3분의 2 이상이 완전히 파괴됐다"면서 "이 도시를 점령하는 게 러시아군의 주요 목표"라고 했다.

러시아군은 수도 키이우 등에서 퇴각한 후 동부 돈바스에 공세를 집중하고 있다. 이날도 러시아는 돈바스를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프랑스 TF1 TV와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독립국으로 인정한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의 해방이 무조건적인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또 그는 돈바스 전투가 길어지는 상황에 대해 "러시아군은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피하라는 엄격한 명령에 따르고 있어 (돈바스 함락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2월 24일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 검찰청이 조사 중인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건수는 1만4388건이다. 이 중 몇몇 러시아 군인은 민간인 살해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또 이 시기 발생한 우크라이나 난민은 670만 명에 이른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