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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권력승계 2위 펠로시 의장…남편은 주말밤 음주운전 체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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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이탈리아를 방문해 마리오 드라기(맨 왼쪽) 총리를 만나는 낸시 펠로시(가운데) 미 하원의장과 남편 폴 펠로시.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이탈리아를 방문해 마리오 드라기(맨 왼쪽) 총리를 만나는 낸시 펠로시(가운데) 미 하원의장과 남편 폴 펠로시.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남편, 폴 펠로시가 음주운전 혐의로 지난 28일(현지시간) 체포됐다. 펠로시 의장 부부는 동갑내기로 1963년 결혼해 슬하에 1남4녀를 뒀다. 폴 펠로시는 와인 산지로 유명한 나파 밸리 인근에서 차를 몰다 적발됐다고 CNNㆍ워싱턴포스트(WP) 등은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동행하지 않았다. 그는 같은날 브라운대학교 행사에 참석 중이었다고 한다.

나파밸리 관할 경찰 기록에 따르면 폴 펠로시는 체포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8% 이상이었으며 현지시간으로 토요일 밤 11시44분에 적발됐다. 그는 잠시 구금된 뒤 5000달러(약 621만원)을 내고 풀려났다고 CNN 등은 보도했다. 펠로시 의장이 공개했던 자산 목록엔 이 인근 와이너리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폴 펠로시 회장 부부. 지난해 사진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폴 펠로시 회장 부부. 지난해 사진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은 대통령 유고시 권력 승계 순위를 부통령-하원의장-상원 임시의장-국무장관 순으로 정해놓고 있다. 미국 정치 사상 가장 높은 곳까지 유리천장을 뚫고 올라간 인물이 펠로시 하원의장인 셈이다. 펠로시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당시 그에게 조롱이 담긴 박수를 보내거나, 연설문을 찢는 등의 행동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정계에서 성공한 부인과 달리, 폴 펠로시는 재계에서 성공을 일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나고 자란 그는 동부 조지타운대에서 외교학을 공부한 뒤 뉴욕대 스턴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이후 파이낸셜 리싱 서비스라는 벤처 캐피탈 회사를 세웠다. LA타임스 2019년 보도에 따르면 펠로시 부부의 자산은 이 기업의 성공 덕에 1억1400만 달러(약 141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6월 한 행사에서 폴 펠로시 하원의장 남편에게 악수를 청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 AP=연합뉴스

지난해 6월 한 행사에서 폴 펠로시 하원의장 남편에게 악수를 청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 AP=연합뉴스

폴 펠로시는 부인의 정계 활동도 적극 지원해왔다. 하원의장으로서 배우자 출석이 필요한 행사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내 부인을 적극 외조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에서 만나 악수하는 장면도 자주 포착됐다. 펠로시 의장은 이탈리아계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혼전 성(姓)은 달레산드로(D‘Alessandro)였다. 펠로시 의장의 부모는 모두 정계에서 두각을 드러낸 인물로, 아버지는 하원의원, 어머니는 여성 정치 활동을 지원하는 단체에서 일했다. 이런 가정환경 속에서 펠로시 의장은 정치에 일찍 눈을 떴다. 폴 펠로시와 결혼을 약속했을 때도 야심이 큰 젊은 여성 정치 신인이었다.

가톨릭 신자인 이들은 볼티모어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펠로시의 정계 진출을 위해 뉴욕으로 이주했고, 남편의 고향이자 사업 기반인 샌프란시스코와 미 동부를 왔다갔다하며 생활을 꾸렸다. 펠로시 의장의 대변인, 드루 해밀은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기자들에게 “의장의 사적인 일에 대해선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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