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IPEF 적극 참여하되 중국 반발에 현명히 대처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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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경제·안보 일체화란 시대적 대세에 부응  

지역 경제협력 적극 참여가 국익에 부합  

20일 한국을 시작으로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창설을 공식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IPEF 참여와 협력은 북핵 위협에 대비한 확장 억지 강화와 함께 한·미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1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IPEF를 통한 글로벌 공급망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IPEF는 ▶공정한 무역 질서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한 새로운 협력 틀이다. 중국을 배제하고 자유진영 국가들 간의 경제협력과 통상 질서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미국은 “경제적 관여와 교역의 새로운 모델”이라고 규정할 정도로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다. 바야흐로 경제와 안보를 분리할 수 없는 시대다. 안미경중(安美經中)이란 기존 발상으론 안보·경제 일체화의 대세를 헤쳐갈 수 없다. 한국의 IPEF 참여는 동맹국으로서 미국에 협력해야 한다는 수동적 차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한국은 자유무역 질서의 최대 수혜자다. 자유시장경제의 보편 가치와 국제무역규범에 충실한 국가들이 연대해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노력에 한국은 빠질 수 없는 나라다.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를 6대 국정 목표의 하나로 내건 윤석열 정부가 IPEF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경제적 실익 차원에서 따져볼 때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반도체 등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고리 역할을 하는 첨단 제품을 전 세계에 공급하는 수출국가다. 만일 한국이 IPEF에 불참하거나 참여를 주저할 때 받을 수 있는 상대적 불이익을 예상해 보면 한국의 참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임을 알 수 있다.

다만 중국의 반발을 감안해야 한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주초 박진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거대한 중국 시장은 한국의 장기적 발전에 끊임없는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중국과의 연결망을 끊는 디커플링(decoupling)에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IPEF에 참여할 경우 중국 시장 접근에서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사전 경고를 날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앞서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왕치산 국가부주석 역시 비슷한 발언을 하고 갔다. 이와 같은 압력에 대해서는 한국의 주권적 선택사항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동시에 한·중 경제협력 관계는 앞으로도 계속 중시해 나갈 것임을 꾸준히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 한국이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참여한 것처럼, 미·중 어느 나라 주도의 지역 경제협력에도 적극 참여해야 하는 현실을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최악의 경우 예상되는 중국의 보복 조치에 대한 대응책도 철저히 점검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