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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밤까지 난리"…'힐링'의 하와이 쑥대밭 만든 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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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캡처]

[유튜브 캡처]

세계적인 휴양지 하와이가 갑자기 늘어난 야생닭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하와이주 당국은 무리 지어 나타나 민폐를 끼치는 야생닭을 잡기 위해 주요 출몰지에 포획용 틀을 설치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야생닭들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시도 때도 없이 우는 것은 물론 식물과 채소들을 쪼아 먹고 주택가를 배설물로 더럽히고 있어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넷트 미르투차 하와이주 상원의원은 WP를 통해 "하와이주 전역에서 야생닭으로 인해 피해를 봤다는 수많은 이메일과 전화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야생닭 문제는 급기야 지난주 호놀룰루 시의회 안건으로 올랐다. 시 의회 관계자는 "5개 지역에 포획용 틀을 설치하는 데 거의 7000달러(약 887만원)를 지출했지만 고작 67마리 잡았다"면서 "닭 한 마리 잡는데 약 104달러(약 13만원)의 비용이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포획용 틀을 설치하기에 적절한 위치를 찾고 비용 대비 얼마나 효과적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WP는 이처럼 야생닭이 하와이에서 갑자기 급증한 것은 1992년 허리케인 이니키가 닥쳤을 때 농장에서 탈출한 닭이 야생으로 풀려나 번식했기 때문이라 보고 있다.

하와이에 34년을 살았다는 한 주민은 상원 청문회 증언에서 "야생닭은 해가 뜰 때부터 해가 질 때까지 온종일 울어댄다"면서 "한때 조용하고 평화로웠던 동네가 점점 망가지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또 다른 주민은 "최근 몇 년간 야생닭의 습격으로 채소 등의 작물 재배를 할 수 없게 됐다"면서 "야생닭들이 씨를 뿌리는 족족 먹어 치운다. 밭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철망 등을 쳤음에도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미살루차 하와이주 상원의원은 비둘기 개체 수를 조절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피임용 미끼를 뿌리는 법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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