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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는 달래고, 이준석은 때리고…'강용석 리스크' 어찌하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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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가 9일 중앙당사에서 열린 경기도 출마 후보자 연석회의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가 9일 중앙당사에서 열린 경기도 출마 후보자 연석회의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단일화라는 용어 자체가 부적절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정권교체 완성을 위한 마음은 같이 하실 것.”(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

무소속으로 경기지사에 출마한 강용석 가로세로연구소장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엇갈린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강 후보를 비판하고,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는 강 후보를 달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오히려 ‘강용석 리스크’는 점점 더 커지는 모양새다.

말 아끼던 이준석 대표, 강용석 공개 비판 

최근 ‘강용석 논란’의 판을 키운 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다. 강 후보 관련 말을 아껴왔던 이 대표는 16일과 17일 잇달아 강 후보에 대한 페이스북 메시지를 남겼다. 특히 17일엔 “단일화라는 용어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여당 입장에서 대통령의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하는 세력과의 단일화는 검토할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최근 강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자신에게 전화했다고 주장하며 “왜 김동연 후보랑 싸우지 않고 김은혜를 공격하느냐”고 말했다는 내용을 인터뷰한 걸 비판한 것이다.

전화 통화 논란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강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했고,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강 후보와 통화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까지 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통령실에 이어 이 대표까지 입장을 내며 강용석 논란의 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용석 후보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밝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이준석 대표 페이스북 캡처]

강용석 후보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밝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이준석 대표 페이스북 캡처]

김은혜 "정권교체 위한 마음 같을 것" 

이 대표가 강 후보에 공세적 입장을 취한다면, 김 후보는 최근 여러 인터뷰에서 강 후보를 달래려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김 후보는 18일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강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열려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는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아무리 표가 아쉬워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며 단일화와 선을 긋는 듯한 발언을 한 데 대해 “각오의 표현이었는데, 상대 후보를 포함해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다른 뉘앙스의 말을 했다. 김 후보는 사회자가 “강 후보와 함께할 여지는 남겨 놓고 계신 거네요”란 질문에도 “정권교체 완성을 위한 마음은 같이 하실 것”이라고 답했다.

김 후보 측은 “도민의 뜻을 따른다는 점에서 입장이 바뀐 것은 없다”고 했지만, 캠프 내의 분위기는 다소 다르다. 김 후보를 돕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은 “강 후보 측에서 김 후보의 선을 긋는 발언에 대해 섭섭함을 토로했었다”고 전했다. 김 후보의 이런 메시지가 설령 단일화를 하지 않더라도, 강 후보의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란 분석도 있다. 경기지사 거소 투표 용지는 인쇄가 시작된 상황이지만, 본 투표용지 인쇄는 19일부터 시작된다. 19일 전에 두 후보가 단일화를 하지 않는다면, 강 후보의 이름은 대부분의 투표 용지에 인쇄될 예정이다.

15일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왼쪽)과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 [연합뉴스]

15일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왼쪽)과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 [연합뉴스]

김 후보 측에선 이 대표의 강 후보 비판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내부적으론 불만도 있다. 강 후보와 악연이 있는 이 대표가 전면에 나서는 게 부담스럽단 것이다.

지난 16일 공개된 지상파 3사 여론조사(코리아리서치, 14~15일 경기도 유권자 1000명 대상, 95% 신뢰수준 오차범위± 3.1%포인트)에 따르면 경기지사 선거에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7.3%, 김은혜 후보는 36.1%로 오차범위 내 초박빙 접전을 벌였다. 무소속 강 후보의 지지율은 2.9%였다.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이 전 지사를 맡았던 만큼, 경기도는 이번 선거의 핵심 승부처”라며 “강용석 리스크는 선거 전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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