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차 오는 20~22일 방한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를 찾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대통령의 DMZ 방문은 한ㆍ미 동맹과 대북 억지력을 상징하는 행보여서 주목된다. 북한 내 코로나19 확산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전방 모 부대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에 대비해 사전준비를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군 소식통은 “사실상 준비는 마친 상황이지만, 실제로 행사를 진행할지는 하루 이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만일 방문한다면 20일이나 21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한ㆍ미 정상회담을 갖고 22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방일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 의회 상원 외교위원장(2001년 8월)과 부통령(2013년 12월) 시절 이미 DMZ를 찾았다. 부통령으로 방문했을 때는 손녀와 함께 판문점 인근 일반전초(GP)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미국 대통령이 DMZ를 찾기 시작한 건 1983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처음이었다. 이후 북한의 핵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빌 클린턴(1993년), 조지 W. 부시(2002년), 버락 오바마(2012년) 대통령이 DMZ를 방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2019년 6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에서 깜짝 회동했다. 이 경우만 빼면 미국 대통령의 DMZ 방문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을 억지하기 위한 대북 메시지 성격이 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DMZ 방문설이 나오는 것도 북한이 올해 들어 16차례나 미사일(방사포 포함) 시위에 나서고, 7차 핵실험 준비를 하는 등 도발 가능성이 높은 것과 관련이 있다.
다만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는 북한 내부 상황이 변수로 지목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내 코로나19 확산 세가 심각해 미국도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며 “현재로썬 DMZ 방문 가능성이 높지만, 내부적으로 혼란한 북한에 도발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지막까지 검토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동행 방문할지도 주목된다. 윤 대통령이 대선 때부터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등 한ㆍ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바이든 대통령과 DMZ 공동 방문은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16일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대북 인도적 지원을 밝힌 상황이어서 그 가능성이 작다는 관측이 나온다. 단, 북한이 한ㆍ미 정상회담에 앞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강행할 경우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
이와 관련, 박 교수는 “지난 12일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초대형 방사포인 ‘KN-25’로 추정) 발사는 이미 오래전 계획했던 것일 수 있다”며 “하지만 또다시 군사행동에 나선다면 이는 코로나19 상황과 관계없이 무력시위를 계속하겠다는 의미다. 그 경우 미국 입장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DMZ 방문 등 메시지를 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