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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도 코로나 비상…"핵실험ㆍ미사일 발사에 영향은 적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에서 빠른 속도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북한군에 대한 영향을 군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올해 들어 16차례나 미사일(방사포 포함) 시위에 나서고 핵실험 재개 동향까지 나온 상황에서 북한이 도발을 계속 이어갈지도 주목된다.

북한이 지난달 25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을 기념해 열병식을 개최했다. 최근 북한 내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이 이 열병식과 관련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당시 열병식에서 북한군 장병이 경례를 하는 모습. 뉴스1

북한이 지난달 25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을 기념해 열병식을 개최했다. 최근 북한 내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이 이 열병식과 관련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당시 열병식에서 북한군 장병이 경례를 하는 모습. 뉴스1

북한은 공식적으로 군내 코로나19 상황은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이미 상당수 부대에 퍼졌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지난 15일 오후 6시까지 전국의 누적 확진자가 121만3550여명에 이른다.

북한군은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한 지난달 김일성 생일(태양절) 110주년(지난달 15일)과 조선인민혁명군(항일 빨치산) 창설 90주년을 맞아 많은 병력을 평양에 집결시켰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5일 밤 열병식이 전국적인 코로나19 확산을 가져온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이와 관련,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평안북도 국경경비대의 간부급 소식통을 인용해 “이달 초부터 신의주 주둔 국경경비대 군인들 가운데 고열과 호흡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집단적으로 나타났다”며 “대부분 평양에서 열병식에 참여했던 군관과 군인들”이라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은 또 “총참모부가 장병 외출을 전면 금지하고 부대 간 연락은 무전과 전화를 이용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군 당국도 관련 정보 파악에 나섰다. 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북한군의 코로나19 전염 상황은 구체적으로 파악되진 않았다”면서도 “북한군은 우리와 달리 열병식은 물론 평소 노력 동원 등 민간과 접촉이 많기 때문에 확산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병력의 이동 제한으로 당분간 북한군의 대규모 훈련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각종 미사일 시험발사와 7차 핵실험은 예외적이다. 군 소식통은 "북한의 최고 군사기밀과 관련이 있는 만큼 원래부터 해당 부대원들의 움직임은 철저히 통제된다"며 "이번 사태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이달 들어서만 세 차례나 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가능성이 있는 미사일을 평양에서 발사했고, 지난 7일엔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쐈다. 게다가 공식적으로 코로나19 발생을 대내외에 알린 지난 12일에도 평양에서 기습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초대형 방사포인 KN-25로 추정) 3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지난 15일 코로나19 관련 전국에서 총 39만2920여명의 신규 유열자(발열자)가 새로 발생했으며 8명이 사망했다고 이튿날 발표했다. 이로써 북한이 코로나19 관련 집계를 시작한 지난 4월 말부터 누적 발열자는 121만3550여 명이 됐다. 뉴스1

북한은 지난 15일 코로나19 관련 전국에서 총 39만2920여명의 신규 유열자(발열자)가 새로 발생했으며 8명이 사망했다고 이튿날 발표했다. 이로써 북한이 코로나19 관련 집계를 시작한 지난 4월 말부터 누적 발열자는 121만3550여 명이 됐다. 뉴스1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 수뇌부가 방역 비상시국에 이같은 도발을 계속 강행하기엔 정치적인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외교안보센터 부연구위원은 “북한의 방역 수준으로 볼 때 사태가 악화하거나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방역 물자의 한계가 명백한 상황에서 신무기 개발을 끌고 가는 것은 비용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지가 강한 만큼 신무기 개발의 동력을 잃는 것은 아니겠으나, 가속도에 제동을 거는 사안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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