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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취임 직후 진짜 짐쌌다…약속대로 국회 돌아간 '1번 윤핵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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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의원(왼쪽)이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이던 지난 1일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내정자(오른쪽) 인선 발표를 한 뒤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2.5.1

장제원 의원(왼쪽)이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이던 지난 1일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내정자(오른쪽) 인선 발표를 한 뒤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2.5.1

 11개월만의 휴식이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쓰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607호가 11일 텅 비어있었다. 장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의 첫 캠프 총괄상황실장으로, 당선 후에는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일했다. 그는 권성동 원내대표, 윤한홍 의원과 함께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불렸다. 그중에서도 ‘1번 윤핵관 장 실장’이었다. 지난해 6월부터 숨 가쁘게 뛰어온 그는 지난 10일 윤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뜨거운 무대에서 스스로 내려왔다. “윤석열 대통령을 만들면 국회로 돌아오겠다”고 숱하게 말한 약속을 결국 지켰다.

“비선” 논란 피하려는 張

“조용히 초야에 묻히겠다”, “내가 뉴스메이커가 되면 안 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해단식 전부터 장 의원은 기자들에게 이런 말을 반복했다. 실제 그는 취임식 직후 “당분간 정치 메시지를 내지 않고 한 명의 국회의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산 지역 언론과 인터뷰한 뒤, 짐을 싸 자신의 지역구(사상)가 있는 부산으로 내려갔다.

 장제원 의원이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던 지난달 1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수위 사진기자단

장제원 의원이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던 지난달 1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수위 사진기자단

장 의원은 인터뷰에서 “측근 논란에서 자유롭고 싶다. 직책 없는 참모들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흐리면 정부가 국민에게서 외면받기 시작한다”는 말도 했다.

그러나 “장제원만한 사람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를 향한 윤 대통령의 신임은 두터운 게 사실이다. 장 의원 본인이 귀향 직전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오늘) 0시에 국군통수권 이양을 받았는데 (9일) 밤 11시에 전화해 ‘이 사람은 어떠냐’고 물어봤다”는 말을 했을 정도다. 취임 직전까지 윤 대통령이 장 의원과 인선 문제를 깊숙하게 논의했다는 얘기다.

정무장관·법사위원장行 거론

장 의원이 향후 여권 내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엔 별다른 이견이 없다. 한번 신뢰한 사람을 계속 믿고 쓰는 윤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 때문이다. 장 의원은 윤 대통령의 의중과 업무 스타일에 누구보다 더 정통하다. 그래서 당 내에선 "정부조직법 개정 후 정무장관에 기용되거나, 그에 앞서 정무특보부터 맡을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장제원 비서실장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 잔디광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해단식에 입장하고 있다.(공동취재)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장제원 비서실장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 잔디광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해단식에 입장하고 있다.(공동취재)

3선인 장 의원은 21대 국회 하반기 법사위원장 물망에도 올라있다. 새 정부 초반 펼쳐질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2라운드’ 격돌에서 장 의원이 제1선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장 의원이 국회에 돌아와 법사위원장을 하려 한다는 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라고 말하는 법조인 출신 국민의힘 의원도 있다.

당내 ‘친윤’ 구심점? 

원내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취임하자마자 지방선거를 치르는데, 0선 정치 신인 대통령의 ‘윤심’ 창구 역할을 권 원내대표 혼자 도맡기는 버겁지 않겠느냐”며 “자연스레 당내 친윤 구심점인 장 의원 곁으로 사람들이 모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을 거치며 이른바 '친윤계' 의원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장 의원이 좌장 역할을 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분석이었다.

이날 장 의원 사무실에는 인수위 보고서를 들고 찾아온 당 관계자 등이 왔다가 헛걸음을 하고 돌아갔다. 홀로 사무실을 지키던 비서관은 “보좌진 전원에 휴가령이 내려졌다. (장 의원이) 언제까지 부산에 머물지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6일 점심 일정을 위해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을 나서고 있다. 왼쪽은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6일 점심 일정을 위해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을 나서고 있다. 왼쪽은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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