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포기, 이준석 톤다운…'분당갑 안철수' 교통정리 수순

중앙일보

입력 2022.05.09 15:58

업데이트 2022.05.09 16:11

경기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행정복지센터에서 전입신고를 하고 있다. 뉴시스

경기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행정복지센터에서 전입신고를 하고 있다. 뉴시스

경쟁자는 출마를 포기했고, 껄끄러운 ‘악연’은 한발 물러섰다. 국민의힘의 성남 분당갑 보궐선거 최종 후보가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9일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싣는 두 가지 장면이 있었다.

먼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특보인 박민식 전 의원이 분당갑 출마를 접었다. 박 전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잠시의 멈춤이 분당을 향한 열정과 헌신까지 중단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 계속 싸우겠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출마 입장을 밝힌 박 전 의원은 안 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지기 전까진 공천에 가장 근접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사퇴를 두고 이날 당내에서는 “안 위원장의 단수공천을 위해 길을 터주는 예상된 수순”(당 관계자)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박 전 의원 외에도 『굿바이 이재명』을 쓴 장영하 변호사, 정동희 전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가 분당갑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이날 장 변호사도 안 위원장을 공개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선임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수사를 받아야 할 사람이 출마를 선언한 이유는 국회의원 권력으로 죄를 덮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비판했다. 뉴스1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선임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수사를 받아야 할 사람이 출마를 선언한 이유는 국회의원 권력으로 죄를 덮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비판했다. 뉴스1

안 위원장과 껄끄러운 사이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기류도 최근 확실히 달라졌다. 이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가장 경쟁력이 뛰어난 후보를 공천하는 게 단수공천”이라며 “안 위원장이 (후보 지원을) 넣겠다고 해서 단수공천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말 안 위원장의 출마설이 불거질 때만 해도 “꽃가마는 안 태워 드린다”, “출마 요청은 안 하니까 나오려면 손 들고나오라”고 묘한 대립각을 세웠다. 안 위원장이 분당갑 출마 입장을 밝힌 다음 날인 7일에는 “제가 대표로서 주안점을 둔 것이 경선 우선주의”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런 이 대표가 단수공천 가능성을 시사하며 누그러진 모습을 보이자 의원들 사이에선 “윤 당선인의 의중이 두 사람의 악연을 덮었다”(당 4선 의원)는 반응이 나왔다. 야당 관계자는 “지난 6일 윤 당선인과 면담한 안 위원장이 분당갑 출마 의사를 밝히자 윤 당선인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며 “이 대표가 이를 무시하고 안 위원장과 계속 대립각을 세우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분당갑 공천 수순과는 별개로 안 위원장의 당권 도전에 대해서는 내부 견제가 상당하다. 한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둔 당 중진들 사이에서는 안 위원장이 험지가 아닌 분당갑에 출마한 것을 곱지 않게 보는 시선이 꽤 있다”고 말했다.

대선 3달 만에 안철수, 이재명 ‘수도권 결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약 석 달 전만 해도 대선 주자로 맞붙었던 안 위원장과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수도권 선거를 놓고 결전을 벌이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안 위원장과 이 후보는 지역구 후보를 넘어선 ‘수도권 선대위원장’”이라는 평가도 있다. 개인 선거로 보면 분당갑과 인천 계양을에서 두 사람 모두 선전할 가능성이 크지만, 경기지사 선거에서 패배하면 당선돼도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 위원장과 이 후보의 일거수일투족은 물론 이들을 겨냥한 네거티브 공세가 전체 선거 판세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의식한 듯 국민의힘 측과 안 위원장은 이 후보를 겨냥해 공세를 퍼부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수사를 받아야 할 사람이 출마를 선언한 이유는 국회의원 권력으로 죄를 덮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방탄 출마라는 언론 지적을 받는다”고 꼬집었다. 안 위원장은 전날 “성남시는 ‘조커가 판치는 고담시’로 전락했고, 대장동 게이트와 백현동 사태가 벌어진 현장이 됐다”고 이 후보를 정조준했다.

민주당에서는 분당갑에 공천된 김병관 전 의원이 안 위원장을 저격했다. 이날 출마를 선언한 김 전 의원은 “안 후보를 ‘떴다방 정치투기꾼’으로 규정한다”며 “정당과 지역구를 투기의 대상으로 삼는 유일무이한 정치인이 안철수”라고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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