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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韓 90년대생 창업자 크게 된다…美보다 겸손, 中보다 글로벌” [90년대생 창업자가 온다] ⑥

중앙일보

입력 2022.05.06 05:00

업데이트 2022.05.08 11:54

스트라이프 공동창업자 존 콜리슨(90년생, 사장), 아자이브 공동창업자 앤더슨 수말리(94년생, CEO)와 야다 삐야좀관(92년생, CPO), 오픈씨 공동창업자 데빈 핀저(90년생, CEO). 그래픽=김정민 기자

스트라이프 공동창업자 존 콜리슨(90년생, 사장), 아자이브 공동창업자 앤더슨 수말리(94년생, CEO)와 야다 삐야좀관(92년생, CPO), 오픈씨 공동창업자 데빈 핀저(90년생, CEO). 그래픽=김정민 기자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인스타그램 케빈 시스트롬, 틱톡 장이밍 등 80년대생 창업자들이 모바일 전환기의 초입에서 소셜 네트워크(SNS) 제국을 일궈낸 지 10여 년. 90년대생 창업자들은 핀테크, 블록체인·대체불가토큰(NFT), 뉴소셜 등 새로운 기술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90년대생 창업자가 온다〉 마지막회에선 글로벌 벤처캐피털(VC)로서 국내외 90년대생 창업자들을 지켜봐온 구글, 알토스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 투자자들을 통해 이들이 만들고 있는 새로운 흐름을 짚어본다.

글로벌 세대교체…“기술 창업, 이미 90년대생이 주도”

90년대생 창업자들의 부상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세계 최대 NFT 거래소 오픈씨의 공동창업자 데빈 핀저(32)와 알렉스 아탈라(29), ‘세계에서 제일 비싼 스타트업(기업가치 120조원)’으로 꼽히는 핀테크 업체 스트라이프의 존 콜리슨(32) 공동창업자가 대표적이다.

최근 떠오른 프랑스 SNS 비리얼의 공동창업자 알렉시스 바레야(27)와 케빈 페레루(31)도 90년대생이다. 비리얼은 하루 한 번, 2분 안에 ‘날 것’의 내 모습을 찍어 공유하는 독특한 콘셉트로 해외 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동남아에 간편투자 돌풍을 일으킨 5년차 인도네시아 유니콘 아자이브의 앤더슨 수말리(28)와 야다 삐야좀관(30)도 20대 초중반에 창업했다. 파산 직전의 제조·유통 기업을 매입해 ‘디지털 퍼스트’ 회사로 탈바꿈시키는 CSC 제너레이션의 저스틴 요시무라(32) 등도 대표적인 글로벌 90년대생 창업자다.

SNS 제국을 일군 80년대생 창업자들. 왼쪽부터 페이스북(메타) 마크 저커버그(84년생), 인스타그램 케빈 시스트롬(83년생), 틱톡 장이밍(83년생). 그래픽=김정민 기자

SNS 제국을 일군 80년대생 창업자들. 왼쪽부터 페이스북(메타) 마크 저커버그(84년생), 인스타그램 케빈 시스트롬(83년생), 틱톡 장이밍(83년생). 그래픽=김정민 기자

“창업은 지속가능한 플러스 커리어”

글로벌 90년대생 창업자들은 뭐가 다를까.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한 변화는 창업에 대한 인식이었다. 마이크 김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아태지역 총괄은 “미국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글로벌 취업 트렌드를 보면, 90년대생들은 창업을 위험한 선택지가 아닌 지속가능한 커리어라고 생각한다”며 “과거 대학생들이 대기업을 가고 싶어하던 것과 달리 요즘은 스타트업을 차리거나 다니는 것이 더 재밌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는 분위기다. 오히려 대기업이 인재를 잃는 쪽”이라고 말했다.

윤태중 알토스벤처스 미국사무소 파트너도 “특히 미국에선 창업했다가 실패해도 커리어 상의 오점이 되지 않는다”며 “대기업에서 승진을 거듭한 것보다 플러스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혁신으로 직진…원격근무·솔직화법 돋보여

90년대생 창업자들은 시장을 보는 관점도 과감하다. 진윤정 소프트뱅크벤처스 파트너는 “한국의 닥터나우(비대면 원격진료)나 인도네시아 아자이브(모바일 간편투자) 사례에서 보듯, 이 세대 창업자들은 혁신이 필요하다는 신념이 있으면 규제나 기득권층의 반발에도 당차게 도전하고 겁먹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실제 90년대생들이 약진하는 사업 분야를 보면 의료나 금융, 블록체인 등 규제가 촘촘한 분야다. 진 파트너는 “일단 시장에 뛰어들어 부딪히면서 배워나가려는 성향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마이크 김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아태지역 총괄, 윤태중 알토스벤처스 미국사무소 파트너, 진윤정 소프트뱅크벤처스 파트너(상무). 사진 각 사

마이크 김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아태지역 총괄, 윤태중 알토스벤처스 미국사무소 파트너, 진윤정 소프트뱅크벤처스 파트너(상무). 사진 각 사

구글의 김 총괄도 “이들은 리스크를 위험이 아닌 기회로 인식하는 ‘와이 낫(Why not?)’의 도전정신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윤태중 파트너는 “유튜브 등 지식이나 경험을 쉽게 쌓을 수 있는 환경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정보 습득이 이전 세대보다 빠르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90년대생 창업자들의 일하는 방식이 윗세대와 달라졌다고도 평가했다. 윤 파트너는 “원격근무에 확실히 더 열려있다”며 “코로나19 이후 발빠르게 원격근무를 도입하고, 이를 글로벌 채용에 활용한다”고 말했다. 진 파트너는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솔직하고 직설적인 편”이라며 “불필요한 인사치레는 생략하고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효율적인 화법을 일관되게 유지한다”고 말했다.

“미국에 비하면 겸손, 중국에 비하면 글로벌”

같은 90년대생이라도 해외와 한국 창업자들의 성향엔 차이가 있다. 김 총괄은 “한국의 젊은 창업자들은 미국 창업자들에 비하면 겸손하고, 중국 창업자들에 비하면 태도가 글로벌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창업자들은 ‘우리 제품이 세상을 바꾼다’는 식으로 자신감 있게 큰 꿈을 말하는 반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창업자들은 ‘성공한다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란 겸손한 자세를 유지한다. 특히 중국은 워낙 내수 시장이 커 한국 창업자들보다 영어 실력이나 해외로 나가려는 의지가 덜하다”며 “각각의 장점이 있는 만큼 자신감과 겸손함이 반반씩 섞이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빌보드·오스카 보고 자랐다…“100% 글로벌 성공”

연창학 대표(94년생)가 창업한 블록체인 물류·금융 스타트업 블록오디세이가 올해 시무식에서 1등 상품 ‘유급휴가’와 꼴등 벌칙 ‘벌주’를 걸고 오징어게임을 하는 모습. 사진 블록오디세이

연창학 대표(94년생)가 창업한 블록체인 물류·금융 스타트업 블록오디세이가 올해 시무식에서 1등 상품 ‘유급휴가’와 꼴등 벌칙 ‘벌주’를 걸고 오징어게임을 하는 모습. 사진 블록오디세이

세 투자자는 끝으로 한국 90년대생 창업자들이 이전 세대보다 글로벌한 성공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술력과 사업 경쟁력도 상향 평준화됐고, 무엇보다 한국의 달라진 입지가 상승 작용을 일으킬 것이란 관측이다.

해외로 나갔던 윗세대가 ‘북한에서 왔냐, 남한에서 왔냐’를 듣고 자란 세대라면 “이젠 전 세계가 BTS, 기생충, 오징어 게임을 알고 한국어를 배우고 K팝과 불고기를 좋아하는 시대(마이크 김)”라는 것. 빌보드와 오스카, 프리미어 리그가 더 이상 ‘꿈 같은 소리’가 아니듯 90년대생 창업자들의 활동 반경도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의 진윤정 파트너도 “BTS와 오징어 게임 등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한국 문화도 분명히 창업자들의 자신감을 키울 것”이라며 “이들은 사업하는 데 필요하다면 해외 진출을 망설이거나 어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총괄은 “한국은 이제 아이디어와 트렌드를 주도하는 나라”라며 “90년대생 창업자들이 이전 세대보다 훨씬 글로벌하게 성공할 것을 100%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90년대생 창업자가 온다 by FACTPL
팩플팀이 미래 산업(Future of Business)의 주인공이 될 90년대생 창업자, 이들이 뛰어든 비즈니스와 기술에 대한 심층 리포트를 선보입니다. ‘90년대생 창업자가 온다’ 시리즈는 3일 1~3회가, 4일부터 4~6회가 하루 한 편씩 공개됩니다.

90년대생 창업자가 온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90년대생 창업자가 온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① 넥스트 이해진·김범석·김슬아 여기서…90년대생 창업자가 온다

② 글로벌 주류 노리는 90년대생, ‘쳅(CHEBB)’에 걸었다

③ 통계로 본 90년대생 창업…여성 늘고, SKY 줄고, 무대는 글로벌

④ 너의 성장은 곧 나의 성장…“격자무늬처럼 일하라”

⑤ 00년대생 창업자 ‘호모 메르카투스’도 온다

⑥ 글로벌도 이미 90년대생이 주도…“韓 90년대생, 훨씬 글로벌하게 성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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