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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장례서 이은해가 한 말…지금도 어이없다" 유족의 분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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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왼쪽)·조현수씨. 연합뉴스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왼쪽)·조현수씨. 연합뉴스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여)와 조현수(30)가 4일 구속기소 된 가운데, 피해자 윤씨(사망당시 39세) 유족 측은 "아직 재판이라는 과정이 남아 있긴 하지만, 지금까지의 고통에 비하면 그래도 이 정도는 견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고 밝혔다.

이날 윤씨 유족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은해 등에 대한 의혹 중 해소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며 "수사기관에서 해당 부분을 조사해서 이씨 등이 죗값을 치렀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씨의 누나는 이날 '계곡 익사사건' 네이버 카페에 "인천가정법원에 (이씨 딸에 대한) 입양 무효확인의 소송을 제기했다"며 "엄벌탄원서가 꼭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입양 무효 소송은 가사 건이라 시간이 좀 촉박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부디 제대로 된 삶을 살아보지도 못한 채 불쌍하게 생을 마감한 동생을 가엽게 여기시고, 엄벌 탄원서를 보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2년 11개월 동안 우여곡절도 참 많았다. 사건 발생 이후의 기다림보다 요즈음이 더 길고 힘겹게 느껴졌다"며 "하여튼 긴 터널을 지나왔고, 비로소 시간이 되어 이런 소식을 접하게 되어 한편으로 마음이 놓인다. 많은 분들의 응원과 염려와 걱정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씨 등이) 어른들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지 못해 10대부터 그릇된 삶을 살 수도 있다고 이해하려 했다"며 "그렇지만 20살이 되고, 10년이 흐른 지금 30대가 된 그들은 도대체 사회에서 무엇을 배웠고 어떤 가치관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만나면 정말 묻고 싶다"고 했다.

숨진 이은해씨의 남편 A씨가 다이빙을 가는 당일 집 앞에서 일행을 기다리는 모습. [사진 SBS 캡처]

숨진 이은해씨의 남편 A씨가 다이빙을 가는 당일 집 앞에서 일행을 기다리는 모습. [사진 SBS 캡처]

"슬픔 잠겨있을 때 '딸 받아들이라' 무언의 협박" 

윤씨의 누나는 "선량하게 호의를 베푼 내 동생에게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지, 언젠가 만나면 반드시 꼭 물어보려 한다"며 "제 동생이 우스웠나 보다. 더 나아가 우리 가족을 참 우습게 여겼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했던 동생을 잃고 슬픔에 잠겨 있는 저에게 동생 장례식장에서 굳이 입양된 딸 얘기를 꺼냈다"며 "김○○양을 손주로 조카로 무조건 받아들이라는 게 무언의 협박이 아니었겠느냐. 지금 생각해도 참 분하고 어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 "동생을 죽인 살인자를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상주로 세우고 조문객들에게 인사를 시켰으니, 동생은 얼마나 억울하고 한탄스러웠겠냐"며 "동생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죄스럽다"고 했다.

"이은해·조현수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

그는 "저희 엄마는 최근 공개된 조현수의 얼굴을 보고, 장례식장에서 만났던 기억을 떠올리셨다"며 "촉이 있었는지, 저희 엄마 기억에 조현수의 얼굴을 보고 '몹시도 기분이 안 좋게 느껴지셨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아마도 자식을 잃고 난 어미의 본능이었나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은해·조현수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마땅히 사랑받고 커야 할 본인의 아이까지 도구화하여 저희 부모님의 재산까지 노리고, 저희가족에 입양한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게 하고 싶다"고 했다.

또 "평범했던 저희 집안을 한순간 엉망진창으로 만든 그들에게 어떤 형벌이 내려질지 끝까지 지켜봐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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