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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발발한다...PGA투어-사우디 골프 미래 걸린 전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필 미켈슨. 사우디가 주도하는골프 리그의 전도사격으로 활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필 미켈슨. 사우디가 주도하는골프 리그의 전도사격으로 활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들의 주머니엔 돈이 있다.” 인터뷰는 출사표 비슷했다.

사우디 리그 좌장 그랙 노먼 출사표 #1인 평균 상금 67억에 계약금 별도 #PGA 투어 출전 불허로 소송전 일듯

이른바 사우디 골프 리그를 이끄는 그렉 노먼이 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스포츠 채널 ESPN과의 인터뷰에서 “랭킹 100위 이내 15명이 참가한다. 전 세계 랭킹 1위 중 2명이 포함됐다”고 했다.

전 랭킹 1위는 루크 도널드와 리 웨스트우드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 언론은 이에 앞서 버바 왓슨, 이언 폴터, 케빈 나 등이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대주주인 LIV 골프 인베스트먼츠의 최고경영자(CEO)인 노먼은 "더 잘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세계 랭킹 50위 이내 선수 중 최소 30%가 신청했고 14개 대회를 준비해놨는데 필 미켈슨의 발언 때문에 망쳤다”고 했다.

미켈슨은 당시 “사우디의 그들은 무서운 개XX다. 내가 이걸 알면서도 참가하는 것은 전제적이고 선수들을 분열시키는 PGA 투어를 재편할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발언 때문에 미켈슨은 맹비난을 받았고 존 람, 더스틴 존슨, 브라이슨 디섐보 등이 PGA 투어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그렉 노먼. [중앙포토]

그렉 노먼. [중앙포토]

노먼은 “PGA 투어의 압력에 굴복한 일부 선수는 돈(계약금)을 반납하고 돌아갔지만, 아직도 (선수들이) 충분하다. 그들의 주머니에 돈이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리그와 PGA 투어와의 본격 전쟁이 임박했다. 첫 전투는 5월 10일이다.

PGA 투어 선수는 다른 투어 대회에 나가려면 45일 전 신청하고, 투어는 30일 전까지 허가 여부를 결정해줘야 한다. 미국 골프 위크는 LIV 개막전(6월 9일~11일) 출전 허가 마감일이 5월 10일이라고 했다.

PGA 투어는 이때는 한발 물러설 것으로 보인다. 필 미켈슨 등 PGA 투어 선수들의 출전 요청을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한다. 경기 장소가 안방인 미국이 아니라 런던이기 때문이다. 반면 유러피언투어는 소속 선수들의 출전을 불허할 계획이다.

다음 전투는 5월 17일이다. LIV의 두 번째 대회(7월 1~3일) 출전 허가 신청 마감일이다. PGA 투어는 소속 선수의 다른 리그 미국 내 대회 참가 출전을 금지하기 때문에 허용 불가 외길 수순이다.

PGA 투어는 허가 마감 시간인 6월 1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참가 신청 즉시 허용 불가를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고 골프 위크는 보도했다. PGA 투어는 이를 무시하고 사우디 리그에 참가하는 선수는 영구제명할 거라고 이미 선언했다.

골프의 미래가 달린 PGA 투어와 사우디 리그의 전쟁

그렇다면 본격 전쟁이 발발하는 것이다. 그렉 노먼은 “우리에게는 매우 뛰어난 반독점법 변호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개별 소송을 벌일 수 있다.

이 기간은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 기간인데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필 미켈슨이 화제의 중심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PGA 투어와 발을 맞춰 온 PGA 챔피언십이 미켈슨을 출전 금지하거나 미켈슨이 자발적으로 기권할 수도 있다.

6월 열리는 US오픈과 7월 디 오픈도 양쪽 전쟁에 어떤식으로든 개입할 수밖에 없다. 두 오픈 대회가 사우디로 넘어간 선수들의 참가를 허용할지가 관심사다.

사우디 리그 참가 선수의 영구 제명 계획을 밝힌 PGA 투어의 수장 제이 모나한. [EPA=연합뉴스]

사우디 리그 참가 선수의 영구 제명 계획을 밝힌 PGA 투어의 수장 제이 모나한. [EPA=연합뉴스]

사우디 리그의 무기는 돈이다. LIV 골프 인베스먼츠에 따르면 올해 열릴 8개 대회의 총상금은 2억5500만 달러(약 3235억원)다. 48명이 참가하니 1인당 평균 531만2000달러(약 67억4000만원)를 받게 된다. 계약금은 별도다. 미켈슨은 3000만 달러를 받았다고 한다.

LIV 7개의 정규 대회 상금은 2500만 달러다. PGA 투어 일반 대회 상금의 3배 규모다. 참가 선수는 3분의 1이다. 1인당 상금이 9배라는 얘기다. PGA 투어는 4라운드, LIV는 3라운드로 노동시간도 적다.

LIV는 정규 대회 7개 후 상위 3명이 보너스 3000만 달러를 받는다. 10월 27일부터 30일 트럼프 내셔널 도랄에서 열리는 최종전 상금은 5000만 달러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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