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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버거 vs 고든램지버거…신선함보다 고기맛 원한다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내 버거 시장이 호황을 맞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벽을 뚫고 해외 유명 버거 브랜드가 잇달아 한국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그간 값싸고 건강에 좋지 않은 정크푸드라는 인식이 강했던 버거가 수제버거 컨셉트로 고급화하며 버거 수요가 늘어서다. 코로나19로 집콕(집에 콕 박혀 지내는 현상) 수요가 증가한 것도 이유다. 배달이나 포장이 수월하고 혼자서 먹기 부담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30일 시장조사업체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버거 시장 규모는 2013년 1조9000억원에서 2018년 2조8000억원으로 커졌다. 업계에선 올해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굿스터프이터리 매장 내부. 매장에서 직접 키운 야채를 버거 재료로 사용한다. [사진 굿스터프이터리]

굿스터프이터리 매장 내부. 매장에서 직접 키운 야채를 버거 재료로 사용한다. [사진 굿스터프이터리]

5월 1일 미국 스타셰프인 스파이크 멘델슨의 굿스터프이터리가 역삼동에서 개점 예정이다. 굿스터프이터리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즐겨먹어 ‘오바마 버거’로 알려진 버거 브랜드다. 실제 메뉴 중에 ‘프레즈 오바마 버거’가 있을 정도다.

미국의 유명 요리경연 프로그램인 ‘탑 셰프’ ‘아이언 셰프 아메리카’ 등에 출연해 인기 끌고 있는 스파이크 멘델슨이 레시피 책임지고 있는 오너 셰프다.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한국이 세 번째 해외 진출 국가다.

지난 1월엔 영국의 스타셰프인 고든램지가 서울 잠실에 ‘고든램지버거’를 열었다. 아시아 최초이자 세계에서 4번째 매장이다. 고든 램지는 세계적인 레스토랑 별점 가이드북인 미셰린(미슐랭) 스타를 16개 획득한 유명 요리사로, 2012년 자신의 이름을 딴 매장을 선보였다.

앞서 2016년엔 미국 3대 버거 브랜드로 꼽히는 ‘쉐이크쉑’도 한국에 상륙했다. 현재 20여 개 매장이 있다. 버거가 정크푸드라는 인식을 벗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수제버거 인기 덕분이다. 미식(좋은 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값이 비싸더라도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주문을 받은 후 조리하는 수제버거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코로나19로 외출이 어려워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배달 음식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대표적 배달 메뉴인 버거가 수혜를 입었다. 배달 대행 서비스 ‘부릉’의 지난해 배달 1위 메뉴도 버거다. 드라이브 스루(자동차에 탄 채 쇼핑하는 매장) 등이 발달해 포장도 편하다.

굿스터프이터리의 '팜 하우스 버거'. 100% 소고기 패티의 고소함과 막 수확한 야채의 신선함이 돋보인다. 최현주 기자

굿스터프이터리의 '팜 하우스 버거'. 100% 소고기 패티의 고소함과 막 수확한 야채의 신선함이 돋보인다. 최현주 기자

굿스터프이터리 버거들. [사진 굿스터프이터리]

굿스터프이터리 버거들. [사진 굿스터프이터리]

굿스터프이터리는 매장 내에서 버거에 쓰이는 재료인 파프리카, 로메인, 라리크, 코스테우 같은 야채를 직접 키워 주문을 받은 즉시 만든다. 굿스터이터리 관계자는 “좌석 수를 줄이고 매장의 상당부분을 야채를 재배하는 공간인 GT팜으로 조성했다”며 “유전자 변형 없는 종자를 자연에 가까운 상태로 재배해 맛과 친환경을 모두 잡았다”고 말했다.

실제 ‘팜 하우스 버거’를 먹어봤다. 막 수확한 라리크와 시그니처 소스의 맛이 돋보였다. 100% 소고기로 만든 패티와 야채의 조합이 신선하면서도 꽉 찬 정통 버거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프레즈 오바마 버거는 소고기 패티와 양파 마멀레이드, 풍미가 진한 블루치즈, 알싸한 맛의 홀스레디시 마요 소스가 어우러졌다. 감자로 만든 포테이토번이 버거를 감싸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성비가 좋은 편이다. 전 메뉴 가격이 1만1900~1만3900원이다.

고든램지 버거의 '1966 버거'. 패티가 아닌 스테이크를 번(빵) 사이에 얹었다. 최현주 기자

고든램지 버거의 '1966 버거'. 패티가 아닌 스테이크를 번(빵) 사이에 얹었다. 최현주 기자

고든램지버거의 '헬스 키친 버거'. 두꺼운 패티가 들어있어 고기 양이 야채보다 많다. 최현주 기자

고든램지버거의 '헬스 키친 버거'. 두꺼운 패티가 들어있어 고기 양이 야채보다 많다. 최현주 기자

고든램지 버거는 진한 고기 맛이 장점이다. 그루이어 치즈, 머쉬룸 라구, 루꼴라와 계란 후라이가 얹어진 ‘포레스트 버거’(3만3000원)를 먹어봤다. 야채보다 고기 양이 더 많아 고기 맛이 진했다. ‘1966 버거’(14만원)는 패티가 아닌 소고기 스테이크를 번(빵) 사이에 얹었다. 맛을 보니 스테이크에 빵을 얹어 먹는 느낌이었다. 가격은 1966버거를 제외하면 2만7000~3만3000원이다. 일반적인 수제버거보다 비싼 편이다.

굿스터프이터리와 고든램지는 모두 배달은 물론 포장 판매도 하지 않아 매장 내에서만 먹을 수 있다. 이동 시간 동안 맛이 변할 수 있어서다. 단 매장 내에서 주문해서 먹다가 남은 음식은 포장할 수 있다. 김나연 롯데백화점 MD전략부문 책임은 “미식을 중시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연령층이 좋아하는 프리미엄 수제버거 시장이 활성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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