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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셰린 스타’ 고든 램지도 눈독, 커지는 한국 버거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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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스타 셰프인 고든 램지가 오는 30일 서울 잠실에 세계 네번째 버거 매장을 연다. 버거를 손에 든 고든 램지. [사진 롯데백화점]

스타 셰프인 고든 램지가 오는 30일 서울 잠실에 세계 네번째 버거 매장을 연다. 버거를 손에 든 고든 램지. [사진 롯데백화점]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에서 사는 신모(42세)씨는 요즘 ‘버맥’(버거+맥주)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퇴근 후 집 근처 수제버거 가게에 들러서 버거에 수제 맥주를 곁들여 혼밥(혼자 먹는 밥)하거나 포장을 해서 집에서 TV를 보며 맥주와 함께 먹는다. 신씨는 “버거는 고기·야채·빵까지 골고루 먹을 수 있어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며 “치맥(치킨+맥주)이나 피맥(피자+맥주)은 혼자 먹기에는 양이 많아서 요즘 혼밥할 땐 버맥을 즐긴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벽을 뚫고 국내 버거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그간 값싸고 건강에 좋지 않은 정크푸드라는 인식이 강했던 버거가 수제버거를 중심으로 고급화한 영향이 크다. 코로나19로 집콕(집에 콕 박혀 지낸다) 수요가 늘어난 것도 이유다. 배달이나 포장이 수월하고 혼자서 먹기도 부담 없어서다.

시장조사업체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버거 시장 규모는 2013년 1조9000억원에서 2018년 2조8000억원으로 커졌다. 업계에선 올해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버거를 찾는 수요가 늘자 국내 식품업체가 속속 버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샤부샤부 전문점인 채선당은 지난달 버거전문브랜드인 ‘메이크 버거&샌드위치’를 출시하고 서울 노원구에 매장을 열었다. 편의점 미니스톱은 지난해 12월 버거 브랜드인 ‘수퍼바이츠’를 선보였다. 같은 해 2월 치킨 프랜차이즈인 교촌에프앤비는 ‘교촌리얼치킨버거’를 출시하며 버거 시장에 뛰어들었다.

‘고든 램지 버거’의 대표 메뉴인 ‘헬스키친 버거’. [사진 롯데백화점]

‘고든 램지 버거’의 대표 메뉴인 ‘헬스키친 버거’. [사진 롯데백화점]

성장 속도도 빠르다. 신세계푸드가 2019년 선보인 ‘노브랜드 버거’는 출시 2년 만에 150여 개 매장이 문을 열었다. 업계 관계자는 “대개 외식 프랜차이즈가 100개 매장을 내기까지 평균 10년 가까이 소요되는데 이례적으로 빠른 성장 속도”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해외 브랜드도 국내 시장 문을 두드린다. 오는 30일엔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 셰프인 영국인 고든 램지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고든 램지 버거’ 매장을 연다. 아시아 최초이자 세계에서 4번째 매장이다. 고든 램지는 세계적인 레스토랑 별점 가이드북인 미셰린(미슐랭) 스타를 16개 획득한 유명 요리사로 2012년 고든 램지 버거를 선보였다.

이에 앞서 2016년엔 미국 3대 버거 브랜드로 꼽히는 ‘쉐이크쉑’이 한국에 상륙했다. 현재 20여 개 매장문을 열었다.

버거가 정크푸드라는 인식을 벗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수제버거가 확산하면서다. 미식(좋은 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값이 비싸더라도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주문을 받은 후 조리하는 수제버거 수요가 늘었다. 고든 램지 버거의 대표 버거는 3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외출이 어려워지고 집콕 수요가 는 것도 이유다. 배달 음식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대표적인 배달 메뉴인 버거가 수혜를 입었다. 배달 대행 서비스 ‘부릉’의 지난해 배달 1위 메뉴는 버거다. 드라이브 스루(자동차에 탄 채 쇼핑하는 매장) 등이 발달해 포장도 편하다.

김나연 롯데백화점 MD전략부문 책임은 “매장과 배달(포장)을 모두 공략할 수 있고 포용할 수 있는 수요층도 넓다”며 “미식을 중시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프리미엄 수제 버거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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