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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논란의 알뜰폰 규제…SK텔레콤 vs KTㆍLG유플 입장, 왜 다를까

중앙일보

입력 2022.04.25 18:32

업데이트 2022.04.25 19:53

지난 2020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역에 위치한 알뜰폰 스퀘어에서 직원들이 핸드폰 진열대를 소독 및 정리하고 있다.[뉴스1]

지난 2020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역에 위치한 알뜰폰 스퀘어에서 직원들이 핸드폰 진열대를 소독 및 정리하고 있다.[뉴스1]

요즘 통신 시장의 '뜨거운 감자'는 알뜰폰이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거느린 알뜰폰 자회사들의 시장 점유율이 절반을 넘었기 때문이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 보호를 위해 통신 3사의 과점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과도한 규제는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고 시장을 침체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통신 3사 중에서도 SK와 KT·LG유플러스의 계산이 미묘하게 다르다.

무슨일이야

지난 2월 기준 통신3사 자회사의 알뜰폰 가입자 수는 343만명으로 전체 1080만명 중 31.8%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무소속)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기준. 그러나 이는 사물인터넷(IoT) 회선까지 포함한 수치다. IoT 회선을 제외한 휴대전화 회선만 따지면 통신 자회사의 가입자 수는 631만명 중 321만명이다. 전체의 50.9%에 해당된다..

알뜰폰 전체 가입자 수 및 시장 점유율(IoT 회선 포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알뜰폰 전체 가입자 수 및 시장 점유율(IoT 회선 포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게 왜 중요해

● 급성장하는 알뜰폰 : 알뜰폰 서비스는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알뜰폰 사업자)가 기간망사업자(MNO·통신 3사)의 통신망을 도매가격으로 빌려 와 소비자에게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통신 3사가 80% 이상 점유하는 통신 시장에 경쟁을 활성화 해 소비자의 통신비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로 2010년 시작됐다. 초기엔 저가 상품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도입 10년이 지난 지금은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가성비 좋은 상품으로 인기다. 지난해 11월 알뜰폰 가입자 수는 1000만명을 돌파, 올해 2월 기준 이동전화 전체 가입자(7350만) 중 14%가 알뜰폰을 쓴다.

알뜰폰 전체 가입자 수 및 시장점유율(IoT 회선 제외).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알뜰폰 전체 가입자 수 및 시장점유율(IoT 회선 제외).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 여기도 통신 3사가? : 통신 3사도 2012년 SK텔레콤을 시작으로 자회사를 통해 알뜰폰 시장에 들어와 있다. 문제는 통신3사 계열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알뜰폰 제도의 정책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는 점이다. 박순장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비자감시팀장은 “지난 2월 시장 점유율 통계는 알뜰폰 시장도 통신 3사의 경쟁 구도로 재편되고 있음을 확인해 준 것”이라며 “통신 3사 중심의 경쟁구조를 타개하자는 알뜰폰 도입 취지에 맞게 시장 점유율을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독과점은 아니다?

과기정통부는 현재로선 통신 3사가 알뜰폰 시장을 과점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 지난 2014년 과기정통부가 정한 시장 점유율 집계 기준 때문이다. 당시 과기정통부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 보호를 위해 대기업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을 50%로 제한하는 조건을 걸었다. 다만 점유율은 휴대전화와 IoT 회선을 모두 합산해 내기로 했다. 이 기준대로라면 통신 3사 자회사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2월 기준 31.3%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24일 서울 종로구 알뜰폰 스퀘어에서 열린 '알뜰폰 1000만 가입자 달성 기념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24일 서울 종로구 알뜰폰 스퀘어에서 열린 '알뜰폰 1000만 가입자 달성 기념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IoT 회선 넣을까 뺄까, 두 가지 입장

● “IoT 점유율 거품 걷어내자”는 주장 : 점유율 제한 조건을 걸었던 당시만 해도 IoT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았다. 기존 통계 방식으로도 휴대전화 시장 과점 상황을 파악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커넥티드 카를 내세운 자동차 회사들이 IoT 회선을 확보하기 위해 대거 알뜰폰 사업자로 변신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 2월 전체 알뜰폰 회선의 약 30%가 완성차 업체들이 보유한 IoT 회선이다. IoT를 뺀 휴대전화만의 시장 점유율을 기준으로 보면 통신 3사는 이미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으니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 “통신사 역할 중요하다”는 주장 : 시장 규제는 소비자 관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통신3사 자회사가 알뜰폰 사업에 뛰어든 덕분에 적자 구조임에도 시장이 유지됐고, 이를 바탕으로 지금의 호황을 맞았는데, 규제가 강화되면 다시 시장이 침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용희 숭실대 경제학부 교수는 “통신 3사 계열 알뜰폰 사업자가 들어와 시장을 활성화 시켜놓은 것은 사실” 이라며 “만일 규제가 강화돼 투자가 멈춘다면, 중소알뜰폰 사업자들 만으로 시장을 발전시킬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통신 3사의 동상이몽

과기정통부도 알뜰폰 시장 점유율 계산 방식에 문제점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이에 새로운 계산방식 고안을 위해 통신 3사와 논의에 나서고 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SK텔레콤은 IoT 회선을 제외한 집계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을 규제하는 데 크게 반대하지 않는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기존 방식 유지를 주장하고, 점유율 규제도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왜 그럴까.

이날 이동통신 3사 로고.  [연합뉴스]

이날 이동통신 3사 로고. [연합뉴스]

● 알뜰폰에선 LG유플이 1등 : 알뜰폰 시장은 기존 이동통신 시장과 정 반대 상황이다. LG유플러스 계열인 미디어로그와 LG헬로비전의 알뜰폰 시장 합산 점유율은 22.1%로 3사 중 가장 크다. KT 계열인 KT엠모바일과 KT스카이라이프의 합산 점유율은 19.3%로 2위다. 반면 이동통신 업계 1위 SK텔레콤의 자회사 SK텔링크는 9.6% 수준에 그친다. 알뜰폰이 인기를 끌면서 최근 이동통신에서 알뜰폰으로의 갈아타기가 늘고 있는데, 이는 기존 가입자 수가 가장 많은 SK텔레콤에 타격이 크다.

● SKT "알뜰폰 철수하라시면 철수" :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강종렬 SK텔레콤 ICT 인프라 담당 사장이 “알뜰폰을 철수해야 한다는 (정부) 결정이 나온다면 따를 의사가 있다”고 답한 이유다. 반면 이통동신 2, 3위 사업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알뜰폰 사업자 지원을 이어온 KT와 LG유플러스 입장에선 규제 강화가 달갑지 않다.

통신3사 자회사 알뜰폰시장 점유율(IoT 회선 제외).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통신3사 자회사 알뜰폰시장 점유율(IoT 회선 제외).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앞으로는

통신 3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을 제한하려는 시도는 국회에서도 추진돼 왔다. 양정숙 의원은 점유율의 산정 기준 변경,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은 통신 3사의 알뜰폰 자회사 수를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을 각각 발의했다. 하지만 법안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 문턱도 넘기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점유율 규제가 이뤄지더라도 알뜰폰 시장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용희 교수는 “영업정지 등의 강력한 규제로 과점 상황을 바꾸려 하면 통신 3사가 알뜰폰 사업을 중단하고 다시 이통 시장으로 가입자를 끌어 가려 할 수 있다”며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과의 상생할 수 있게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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