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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5G 주파수 '쩐의 전쟁' 통신3사…소비자랑 무슨 상관이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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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 로고. [연합뉴스]

이동통신 3사 로고. [연합뉴스]

5G 주파수를 놓고 통신3사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3.5㎓(3.4~3.42㎓)대역의 20㎒폭 주파수를 통신사에 추가 할당하기로 하면서다. 잊을만 하면 또 하는 주파수 경매, 통신사들은 ‘쩐의 전쟁’을 벌인다는데, 소비자와는 무슨 상관일까.

주파수 경매, 그게 뭐길래

과기정통부는 3.5㎓ 대역 20㎒폭 5G 주파수를 다음달 경매에 부쳐 할당하겠다고 4일 밝혔다. 경매 최저가격은 1355억원+α다. 2018년 이 대역 주파수 1차 경매 당시, 폭 280㎒을 통신3사가 10년간 쓰는 대가로 낸 3조6083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했다. 당시 남겨둔 20㎒폭이 이번 2차 경매 대상. 정부는 이 20㎒ 주파수의 이용가치를 최소 1355억원으로 보고, 지난 3년새 오른 5G의시장가치를 추가(+α)로 더 받겠는 입장이다. 단, 이를 할당받을 통신사는 2025년 말까지 15만개의 5G 무선기지국을 지어야 하는 조건을 붙였다.

이게 왜 중요해

5G 3.5㎓ 대역 주파수 할당 현황.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5G 3.5㎓ 대역 주파수 할당 현황.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할당 결과에 따라, 5G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통신3사의 경쟁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 현재 SK텔레콤과 KT는 3.5㎓대역에서 각각 주파수 100㎒ 폭을, LG유플러스는 80㎒ 폭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경매를 신청한 LG유플러스가 할당받으면 통신3사가 보유하는 주파수 폭이 같아진다. SK텔레콤이나 KT 중 한 곳이 가져간다면 3사 중 1곳은 총 120㎒ 폭을 거머쥘 수도 있다. 할당받은 주파수 위에서 경쟁하는 3사가 이번 경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LG유플러스에 유리해?

이번에 추가 할당하는 주파수 대역이 LG유플러스가 기존에 할당받은 80㎒(3.42∼3.50㎓) 대역과 인접해, LG유플러스가 유리한 면은 있다. 주파수만 확보하면 추가 투자 없이 기존 대역과 묶어 서비스할 수 있다. 반면, SK텔레콤과 KT는 이번에 경매로 나온 대역을 낙찰 받아도 추가 투자를 더 많이 해야한다. 실제로 이번 경매 대상은 2018년당시 공공주파수와 전파 혼간섭 우려로 남겨둔 20㎒ 폭이다. 이를 지난해 7월 LG유플러스가 과기정통부에 요청하면서 할당 논의가 시작됐다.

SKT·KT는 왜 반대해?

SK텔레콤과 KT는 이번 할당이 사실상 LG유플러스를 위한 것이라며 반대한다. 이상헌 SK텔레콤 정책개발실장은 “이번 할당은 정부가 5G 차기 주파수를 2023년 이후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것을 뒤집는 것”이라며 “룰이 공정할 수 없는, 일방적 경매”라고 주장했다.

● “시간차 할당이라도…” : 그러면서 이미 100㎒ 폭을 가진 두 회사는 '어차피 LG유플에게 줄 주파수라면, 적용 속도라도 늦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정 기간 상대적 우위를 유지하게 해달라는 것. 김광동 KT 정책협렵담당은 “LG유플러스에 할당할 경우 수도권 지역 5G 속도에서 (LG유플러스의) 현격한 우위가 있을 수 있다”며 “다른 회사가 추가 투자를 할 때까지 LG유플러스의 수도권 지역 20㎒ 사용시기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헌 SK텔레콤 실장도 “통신3사의 5G공동망 사용지역에서는 (LG유플러스에)할당하되 다른 지역은 향후 협의해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돈 내고 쓰겠다는데” : 반면 김윤호 LG유플러스 공정경쟁담당은 “이번 주파수 할당은 이용자 편익 증진을 위해 꼭 필요하다”며 “동등한 경쟁과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SK텔레콤, KT와 같은 크기의 주파수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내 5G 속도, 더 빨라지나

지난해 10월 서울 태평로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길을 걷는 시민과 다른 시민의 그림자가 스쳐지나가고 있다.[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서울 태평로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길을 걷는 시민과 다른 시민의 그림자가 스쳐지나가고 있다.[연합뉴스]

이번 주파수가 할당되어도 소비자가 체감할 통신 품질 향상은 크지 않을 수 있다.
5G용 주파수는 3.5㎓ 대역과 28㎓ 대역 2가지로 나뉜다. 그런데 이번에 할당하는 주파수인 3.5㎓대역은 최대 속도가 1.5Gbps로 기존 LTE(최대 속도 1Gbps)와 차이가 크지 않다. 이른바 ‘진짜 5G’라고 불리는 28㎓ 대역의 최고 속도(20Gbps)에 한참 못 미친다.

통신사들이 5G 소비자 편익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진짜 5G’ 28㎓ 기지국 설치엔 소극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이 과기정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통신 3사가 구축한 28㎓ 기지국 수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총 312대다. 지난해 말까지 정부에 약속한 의무구축 기준인 4만5000개의 0.7%에 그친다. 양 의원은 “통신 3사의 의무이행률이 1%로도 넘기지 못한 채 목표 달성이 불가능한 상황임에도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과기정통부는 원칙적인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파수 경매 어떻게 하나

과기정통부는 이번 주파수 할당에 쓰일 경매방식은 동시오름과 밀봉입찰을 혼합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동시오름은 입찰에 참여한 이들이 매 라운드마다 금액을 써서 경쟁하는 걸 말한다. 예를 들어 통신 3사가 경매를 한다면 1라운드에서 1위를 차지한 승자가 나오면 이를 제외한 다른 사업자끼리 다음 라운드에서 추가 금액을 불러 승자를 가리는 식으로 가격을 올리는 것을 말한다.

입찰이 50라운드까지 가게 되면 밀봉한 상태에서 최종 금액들 제시해 가장 큰 금액을 써낸 곳이 낙찰을 받게 된다. 이를 통해 그 다음 라운드에서 금액을 써 다시 승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만일 이런 방식을 했는데도 50라운드까지 승패가 나지 않을 경우 이후엔 입찰자 모두가 밀봉한 상태에서 최고가를 제시한 자가 낙찰받는 것이 밀봉입찰이다.

경매방식.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경매방식.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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