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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연 속 이상향…동양화의 美學 '풍경과 마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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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언제나 사람의 감각에 열려 있다. 감각은 세계에 규정되면서 하나의 세계를 향한다."

문학평론가 김우창(66.고려대 명예교수)씨가 동양화를 소재로 한 미학 에세이를 펴냈다. 부제는 '동양의 그림과 이상향에 대한 명상'. 동양화와 서양화에 나타나는 공간 의미 등의 비교를 통해 사물과 이 세상에 대한 학자의 깊은 성찰을 보여주는 글이 많다.

이성적 사고에서 나온 원근법의 의미, 풍수사상에서 도출해내는 땅에 관한 미학적 접근, 그리고 동양사회의 이상적인 생각까지 점점 그 폭을 넓혀가는 학자의 사상적 고찰은 오늘날 우리 삶이 안고 있는 뒤틀린 미적 감성에 대한 비판으로 들린다. 김교수는 그 뒤틀림의 원인을 동.서 문화의 혼재에서 찾는다.

김교수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동양적 전통의 평정한 마음과 인간적 평화의 이미지를 재창조해 내는 것이다.

그림에 대한 김씨의 정의는 이렇다. "단순한 묘사처럼 보이는 경우에도 그 그림은 한 사회가 가지고 있는 인간의 우주론적 위치나 인간이 도덕적.사회적 위치에 대한 서사를 포함한다." 그림에서는 사실주의가 기본이라는 말이다. 그러면서도 김씨는 그림이 갖는 인간적인 의미를 놓치지 않는다. 김씨는 "사실과 의미의 연결은 그런 것을 허용하는 세계 자체에 대한 형이상학적 가정을 전제하고 있다"면서 "동양화에는 그런 전통의 뿌리가 깊다"고 말했다.

이 책은 모두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장 '감각과 세계'는 총론적 성격이 강하며 '풍경과 선험적 구성'은 조선시대의 그림을 통해 시각체계의 반영인 그림과 이상향에 관한 인식 간의 관계를, '동양적 전통과 평정한 마음'은 동양화 화법을 다루고 있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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