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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정 모르는 어린 처녀 중독시켜라" 日덮밥체인 임원 망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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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마사아키 요시노야 전 상무이사. [유튜브 캡처]

이토 마사아키 요시노야 전 상무이사. [유튜브 캡처]

일본 3대 쇠고기덮밥(규동) 업체 중 하나인 '요시노야' 임원이 강연 중 젊은 여성을 성적 비하하는 발언을 해 18일 결국 해임됐다.

요시노야의 모회사인 요시노야 홀딩스는 19일 공지문을 통해 "전날 개최된 임시 이사회에서 이토 마사아키 상무이사 해임을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요시노야에서 마케팅을 담당해 온 이토 전 상무는 지난 16일 와세다대학이 사회인을 대상으로 주관한 '디지털시대 마케팅 종합강좌'에 강사로 참여했다.

당시 그는 젊은 여성들을 새로운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마케팅 전략을 '처녀 약물 중독 전략'이라고 이름 붙인 뒤 "시골에서 갓 상경한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 소녀를 규동에 중독시키는 것이다. 남자에게 비싼 밥을 얻어먹으면 (규동은) 절대 안 먹는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발언은 강연 수강생이 자신의 SNS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수강생은 "기업의 사회적 가치가 요구되는 시대에 고객을 비방하는 발언을 하는 데 강한 분노를 느꼈고, 이런 발언이 교육기관에서 이뤄졌다는 데도 놀랐다"며 "본심은 모르지만 교실의 수강생 중 웃는 사람도 있어 온도 차를 느꼈다"고 했다.

이 글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고, 여성 비하는 물론 여성을 상대로 한 약물 성범죄를 마케팅 기법에 비유했다는 점에서 현지인들의 분노를 샀다. 또한 대기업 임원 입에서 조직폭력배 집단(야쿠자)이 쓸 법한 용어가 나왔다는 점도 비난의 대상이 됐다.

논란이 커지자 요시노야는 홈페이지에 하루 간격으로 사과문과 임원 해고에 관한 공지문을 게재했다.

요시노야 측은 "임원이 강좌 내에서 사용한 말이나 표현의 선택은 매우 부적절했고, 인권·젠더 관점에서 도저히 허용할 수 없는 것"이라며 "부적절한 발언으로 수강자와 주최자 측, 요시노야의 고객에게 폐를 끼치고 불쾌감을 드린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5월에 사내 교육을 실시해 높은 윤리관에 근거하는 행동을 하겠다"면서 이날 도쿄에서 열리는 신제품 발표회도 취소했다고 밝혔다.

한편 강좌 기획 및 강사를 섭외한 와세다대 역시 "강의 중 성차별·인권침해에 해당하는 부적절한 강사 발언이 있었다. 교육 기관으로서 도저히 용인할 수 없다"며 이토 전 상무를 즉시 배제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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