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는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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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치킨과 맥주, 삼겹살과 소주, 햄버거와 콜라…. 하나를 들으면 다른 하나가 저절로 떠오르는 관계다. 즉 둘은 떨어질 수 없는 관계다.

이러한 관계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는 없다. 왜냐하면 ‘뗄래야’라는 표현 자체가 잘못된 것이기 때문이다.

‘뗄래야’는 붙어 있거나 잇닿은 것을 떨어지게 한다는 뜻을 지닌 ‘떼다’의 어간에 어미 ‘-ㄹ래야’가 붙은 구조다. 하지만 ‘-ㄹ래야’는 존재하지 않는 어미로 ‘-려야’가 맞는 말이다. 따라서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바꾸어야 한다.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관계” “갈래야 갈 수 없는 곳” “볼래야 볼 수 없는 사람” 등의 표현도 흔히 볼 수 있다. 이 역시 ‘-ㄹ래야’가 아니라 ‘-려야’가 맞는 말이다. 그러므로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관계” “가려야 갈 수 없는 곳” “보려야 볼 수 없는 사람”으로 고쳐야 한다.

‘-려야’는 ‘-려고 하여야’가 줄어든 말이다. 위의 예문을 모두 풀어 써 보면 ‘떼려(고 하여)야’ ‘끊으려(고 하여)야’ ‘보려(고 하여)야’ ‘가려(고 하여)야’가 된다. 풀어 쓴 형태를 보면 ‘뗄래야’ ‘끊을래야’ ‘볼래야’ ‘갈래야’ 모두 ‘ㄹ’이 불필요하게 덧붙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간혹 “뗄려야 뗄 수 없는 사이” “지울려야 지울 수 없는 기억”에서와 같이 ‘-ㄹ려야’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 역시 잘못된 표현이다. 마찬가지로 ‘-려야’를 붙여 ‘떼려야’ ‘지우려야’로 써야 바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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