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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임당 어디 가셨나, 5만원권 환수율 17% 역대 최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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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집 나간 5만원권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고액권을 집에 쌓아두려는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5만원권의 환수율(발행액 대비 환수액 비율)은 17.4%로 집계됐다. 5만원권 5장이 발행되면 이 가운데 1장도 회수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는 5만원권을 처음 발행한 2009년을 제외하면 역대 최저다.

5만원권 환수율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5만원권 환수율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5만원권 환수율은 급감하고 있다. 환수율은 2018년 67.4%, 코로나19 발생 한해 전인 2019년은 60.1%를 기록했으나 2020년 24.2%로 추락한 뒤 지난해에는 더 줄어든 것이다.

일부 시중은행은 5만원권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고객 응대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5만원권을 확보하지 못한 지점의 자동입출금기(ATM)에는 ‘5만원권 인출이 어렵다’는 안내문이 붙곤 한다. 창구에서는 5만원권을 찾으려는 고객에게 1만원권 지폐를 내주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장기화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현금 중에서도 보관이 편리한 고액권을 확보하려는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금리가 낮아 은행에 예금해도 이자가 거의 붙지 않는다는 점도 현금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김충화 한국은행 발권정책팀장은 “5만원권 발행 수준은 해마다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환수율이 떨어진 것은 시중은행 지점에서 개인·기업 고객의 현금 입금이 그만큼 줄었기 때문”이라며 “불안 심리가 커진 식당 주인이나 중소기업 사장이 손님이나 거래처에서 받은 현금을 은행에 입금하지 않고 현금으로 보유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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