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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잇따른 '방방컨' 출시…설치 쉽지만 알아야 할 '단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여름가전 다크호스로 떠오른 창문형·이동형 에어컨 [연합뉴스]

여름가전 다크호스로 떠오른 창문형·이동형 에어컨 [연합뉴스]

연간 30만 대가 팔리는 ‘핫’한 시장으로 떠오른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맞붙는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 뛰어든 데 이어 LG전자도 올해 창문형 에어컨을 새롭게 내놓을 예정이어서다. 그동안 중견·중소기업이 주도하던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서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금성사가 1977년 판매한 창문형 에어컨. 2012년 35년간 제품을 써온 고객으로부터 기증받았다. [LG전자 홈페이지 캡처]

금성사가 1977년 판매한 창문형 에어컨. 2012년 35년간 제품을 써온 고객으로부터 기증받았다. [LG전자 홈페이지 캡처]

파세코 주도, 삼성·LG이 후발주자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상반기 중 창문형 에어컨을 국내에 다시 출시한다.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가 1968년 국내 최초의  에어컨 ‘금성사 창문형 룸에어컨’을 출시한 지 54년 만이다. 첫 출시 이후 에어컨 시장이 성장하며 스탠드형·벽걸이형 에어컨이 대세가 됐고 창문형 에어컨은 자취를 감췄다. 2012년 LG전자는 국내 시장에서 창문형 에어컨 판매를 중단하고 해외에서만 판매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출시될 제품은 성능을 높이고 국내 창문에 맞는 형태로 제작돼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15일 출시되는 LG전자의 2022년형 이동형 에어컨 [사진 LG전자]

15일 출시되는 LG전자의 2022년형 이동형 에어컨 [사진 LG전자]

LG는 창문형 에어컨 출시에 앞서 15일 이동형 에어컨 신제품을 내놓는다. 바닥에 바퀴가 달린 이동형 에어컨은 집안 곳곳에 옮겨가며 사용할 수 있고 창틀에 배관 설치 키트만 끼워주면 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창문형 에어컨 ‘윈도우 핏(Window Fit)’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창문형 에어컨 ‘윈도우 핏(Window Fit)’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도 2006년 국내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서 철수했다가 지난해 4월 ‘윈도우 핏’을 출시하며 다시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 등으로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방마다 에어컨을 설치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주목했다”고 재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출시 가격은 84만9000원이었다. 삼성은 2022년형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파세코 2022년형 프리미엄 창문형 에어컨의 모습 [파세코 홈페이지 캡처]

파세코 2022년형 프리미엄 창문형 에어컨의 모습 [파세코 홈페이지 캡처]

2019년 세로형 창문형 에어컨을 선보인 중소기업 파세코도 2022년형 프리미엄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하며 삼성과 LG의 시장 진출을 견제하고 나섰다. 파세코 관계자는 “대기업까지 시장에 진입하며 경쟁이 과열됐지만 유일하게 국내 개발 및 생산 제품이라는 점이 높게 평가돼 약 7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세코의 2022년형 모델은 업그레이드된 설치 키트로 설치 시간을 5분으로 줄인 게 특징이다.

설치 쉽지만, 소음 큰 게 단점

창문형 에어컨은 전문 기사 없이 혼자서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집 구조상 실외기를 연결하기 어렵거나, 임차인이어서 벽에 에어컨 배관 구멍을 뚫기 힘들 때도 대안이 될 수 있다. 1인 가구나 스탠드형·벽걸이형 에어컨이 설치돼 있지 않은 작은 방에 쉽게 설치할 수 있어 방마다 에어컨이 가능해 ‘방방컨’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실외기가 기기 내부에 있어 소음이 크다는 게 단점이다. 파세코는 2022년형 에어컨은 취침 모드 작동 시 35.4㏈(데시벨)의 소음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윈도우핏은 저소음 모드에서 40dB 수준으로 작동한다.

국가소음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30~35㏈의 소음은 수면에 거의 영향이 없고, 40㏈의 소음은 수면 깊이가 낮아진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침실 소음 기준은 35㏈이다. 제조사마다 낮은 소음을 내세우지만, 실제 창문형 에어컨을 사용해본 사용자들은 체감 소음이 작지 않다고 토로한다. 제조사가 내세우는 소음 측정 방법은 실험실 수치로 실제 가정 설치 환경에 따라 소음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하이마트에서는 다른 품목 가전보다 에어컨 판매 비중과 성장률이 높았다. [롯데하이마트 IR보고서 캡쳐]

지난해 3분기 하이마트에서는 다른 품목 가전보다 에어컨 판매 비중과 성장률이 높았다. [롯데하이마트 IR보고서 캡쳐]

격해진 경쟁…엔데믹 영향받을까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품목별 매출에서 TV나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 다른 가전제품 품목보다 에어컨의 성장률과 비중이 월등히 높았다. 폭염이 지속하면서 에어컨 수요가 급증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성장했다는 분석이다.

올해에도 이런 에어컨 수요가 그대로 이어질 수 있을까. 차유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통적인 에어컨 판매 성수기 진입에 따른 기대와 실적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는 상황”이라며 올해 에어컨 판매량 기대치는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차 연구원은 “지난해까지 폭염과 재택근무 증가로 에어컨 판매가 활발했던 만큼 기저 상황이 높은 편이고, 최근 외부 활동이나 해외 여행자 수가 늘어나며 정보기술(IT) 소비 지출에 제한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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