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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마크롱- '극우' 르펜 5년 만에 리턴매치…24일 佛대선 결선

중앙일보

입력

중도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45·전진하는 공화당)과 극우 여전사 마린 르펜(54·국민연합)이 프랑스 대통령 선거 결선에 올랐다.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는 5년 만에 대선 결선 '리턴 매치'가 성사됐다.

10일 프랑스 파리 선거본부 화면 모습. 마크롱 대통령(왼쪽)과 르펜 후보. AP=연합뉴스

10일 프랑스 파리 선거본부 화면 모습. 마크롱 대통령(왼쪽)과 르펜 후보. AP=연합뉴스

11일 오전 3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전 10시) 현재 프랑스 내무부의 대통령 선거 1차 투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개표가 97%가 진행된 가운데 마크롱 대통령이 27.35%, 르펜 후보가 23.97%를 기록했다. 극좌 성향의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후보의 득표율은 21.7%로 3위다. 이번 대선 1차 투표 투표율은 73.2%로 잠정 집계돼 2002년 71.6% 이후 20년 만에 가장 낮았다.

프랑스에서는 과반을 득표해야 대통령에 당선된다. 1차 투표에서 득표율 50%가 넘는 후보가 없으면 1차 투표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한다. 이변이 없는 한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가 결선 투표에서 맞붙는다. 로이터 통신은 "개표 결과를 보고 다른 주요 후보들이 패배를 인정했다"고 전했다. 결선 투표일은 오는 24일이다.

프랑스 1차 대선 투표 결과.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프랑스 1차 대선 투표 결과.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는 2017년 대선에서도 결선에서 대결했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66.1%)이 르펜 후보(33.9%)를 압도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결선에서 접전이 예상된다. 11일 르피가로에 따르면 대선 1차 투표가 끝난 뒤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결선 투표 득표율이 51%~54%로 르펜 후보(46%~49%)를 이길 것으로 예상했다. 8일 기준 프랑스여론연구소(Ifop) 여론조사 결과에는 양자 대결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뽑겠다는 응답이 52%였다. 르펜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48%)보다 불과 4%포인트 높았다. 프랑스24는 "마크롱 대통령은 1차 투표에서 약 4%차로 이겼지만, 2주 뒤 결선 투표에서 승리할지는 매우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마크롱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침공한 이후 외교에 몰두하느라 선거 활동을 늦게 시작한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월말 전쟁 초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수시로 하면서 중재자로 나섰다. 지난달 3일 재선 출마를 공식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르펜 후보는 반전 여론이 컸던 프랑스에서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 전쟁이 길어지면서 당장 가계 경제가 힘들어지자 선거 판도가 변했다. 폴리티코유럽은 "르펜은 중소 도시를 돌면서 인플레이션과 연료 비용 증가 등에 따른 가계 생활비 문제를 파고들었다. 소득세 인하와 연료에 대한 부가가치세 인하 등을 제시해 지지율을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결선 투표까지 벌이게 될 전투는 프랑스와 유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1차 투표에서 누구를 선택했든 간에 당신과 함께하고 싶다. 프랑스와 유럽 모두를 위한 선택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르펜 후보는 "마크롱은 분열과 무질서를 내세우고 있다. 나는 사회 정의 보호를 약속한다. 프랑스 국민은 두 가지 상반된 비전 중 근본적인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마크롱에게 투표하지 않은 모든 사람은 나에게 투표하라"고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는 이달 20일 TV 생중계 토론에서 각종 현안을 두고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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