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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플랫폼 책임보단 자유?…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미래는

중앙일보

입력

'머스크가 바꿀 트위터'는 어떨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지분 매입(9.2%)에 이어 트위터 이사회 경영진으로 합류하면서, 트위터의 미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 최대 부자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트위터의 최대 주주가 됐다. 스스로가 트위터 광유저인 머스크가 앞으로 트위터 경영에 얼만큼 관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앙포토]

세계 최대 부자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트위터의 최대 주주가 됐다. 스스로가 트위터 광유저인 머스크가 앞으로 트위터 경영에 얼만큼 관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앙포토]

무슨 일이야

광적인 트위터 이용자로 유명한 머스크가 트위터의 이사회에 합류했다. 지난 4일 그가 트위터 지분 9.2%를 매입해 최대주주가 된 사실이 알려진 지 하루만이다. 머스크는 지난달 14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문서에서 자신을 '수동적 지분'(passive stake)을 가진 투자자로 신고했지만, 이사회 참여로 단순 구경꾼이 아님이 확인됐다. 그의 이사회 임기는 일단 2년.
파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는 5일 트윗을 통해 "최근 몇 주간 머스크와 대화하면서, 그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엄청난 가치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확신했다"며 머스크를 반겼다.

머스크는 왜 트위터 샀나?

머스크는 누적 1만7000개의 트윗을 남기고, 전세계 팔로워만 8068만명이 넘는 '파워 트위터리안'이다. 기업인 중 팔로워가 가장 많다. 트위터에서 그의 말 한마디에 도지코인 값이 폭등하고 테슬라 주가가 출렁인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그가 트위터 헤비유저라는 사실만으론 28억 9000만달러(3조 5185억원)억원 규모의 주식 매입을 다 설명하기 어렵다.

●‘트위터의 미래’ 고민했다는 머스크 : 6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머스크는 진작부터 아그라왈 및 트위터 공동창업자 잭 도시와 함께 소셜미디어 세계를 재구축하는 데 대한 아이디어를 논의했다고 한다. 소셜미디어의 미래를 논의하던 중 아그라왈이 머스크에게 트위터에서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부탁한 것.

●SNS 창업 대신 트위터 손잡아:트위터 지분을 매입할 즈음부터 머스크는 트위터의 콘텐트·알고리즘 정책에 대해 직접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달 26일 머스크는 "트위터가 언론의 자유 원칙을 준수하지 못해 민주주의를 해치고 있다"며 "새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만드는 방안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 이후 머스크가 새로운 소셜미디어 기업을 세운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당시 이미 그는 트위터 최대주주였다.

이게 왜 중요해?

머스크는 트위터의 콘텐트 정책·전략에 대해 늘 할 말이 많았다. 그는 자칭 '자유발언 수호자(free speech absolutist)'. 반면 트위터는 머스크와 결이 다르다. 가짜뉴스나 폭력·차별을 조장하는 콘텐트에 대해 적극 차단하는 정책을 취해온 것. 그런 트위터에 머스크가 이사진으로 합류를 했으니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플랫폼 책임론' 약해질까? : 표현의 자유와 가짜뉴스 사이에서 적극적 역할 자임하던 트위터 기조에도 다소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5일 "앞으로 몇달안에 트위터를 크게 개선하기를 희망한다"며 적극적인 변화를 예고. 워싱턴포스트는 "당장 미국 공화당 지도부는 트위터가 정치적 발언에 대해 좀 더 관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월 트위터에서 영구히 차단됐기 때문. 당시 머스크는 이 결정에 대해 "동의 못 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카예 UC얼바인 교수는 NYT에 "자유 발언에 대한 머스크의 의지는 전 세계 대화를 통제하려는 트위터의 정책과 충돌할 수가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차단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 계정에 접속하면 '계정이 일시 정지되었습니다'는 내용의 공지만 나온다. [트위터 캡처]

지난해 차단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 계정에 접속하면 '계정이 일시 정지되었습니다'는 내용의 공지만 나온다. [트위터 캡처]

●트위터 기업가치, '머스크 효과' 볼까? : 2006년 창업, 올해로 17년차 기업인 트위터는 한때 페이스북보다 많은 이용자수를 자랑하며 소셜미디어 시장을 주도했다. 그러나 현재 트위터 시가총액은 408억 1700만달러(약 49조 6943억원)로, 페이스북의 15분의 1 수준. 인스타그램 등 경쟁 플랫폼에 밀리고, 창업자 잭 도시가 2008년 해임됐다가 재기를 노리며 2015년 복귀했지만 ‘결정적 한방’은 없었다. 트위터는 여전히 하루에 3억3000만명 넘게 쓰는 글로벌 플랫폼이지만 파급력은 예전만 못하다. 그러다 잭 도시는 지난해 11월말 트위터를 떠나기로 하면서 창업자 시대는 막을 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머스크가 트위터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5일 트위터 주식은 2013년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테슬라를 '천슬라'로 키운 머스크가 본격적으로 트위터 경영에 참여하면 트위터가 과연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을 끄는 이유다.

당장 '트위터X머스크'는 뭘 내놓을까?

머스크가 최근 트위터 설문조사를 통해 사람들에게 던진 질문들을 보면 그의 관심사와 트위터의 변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머스크는 당장 5일 자신의 트위터에 '편집 버튼을 원하는가?'라는 내용의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하루만에 끝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73%가 찬성의 뜻을 밝혔다. 편집 기능은 트위터가 원래부터 추진해오던 사항이라 금방 적응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지난달 또다른 투표에서 '트위터 알고리즘이 오픈소스가 돼야 하는지'도 물었다. 알고리즘을 오픈소스로 바꾸게 되면 이용자들이 자신이 원하는대로 피드를 바꾸고 콘텐트의 우선 순위를 바꿀 수 있다.

트위터의 '블루스카이' 프로젝트의 향방도 머스크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블루스카이는 잭 도시가 트위터의 탈중앙화를 위해 만든 법인. 기존 소셜미디어의 폐쇄적인 정책을 지양하고, 여러 플랫폼 사용자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프로토콜을 만들자는 것. 머스크는 지난해 12월 트위터에서 도시와 '웹 3.0.의 가능성'을 두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머스크는 트위터 지분을 매입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 이용자들에게 "편집 버튼을 원하나?"라는 질문으로 트위터의 기능 변화를 예고했다. [트위터 캡처]

머스크는 트위터 지분을 매입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 이용자들에게 "편집 버튼을 원하나?"라는 질문으로 트위터의 기능 변화를 예고했다.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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