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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4번 걸린 20세 여성까지…영국 재감염 80만명 넘었다

중앙일보

입력

영국의 20세 여성 미아 월튼은 지난 1월 PCR(유전자 증폭) 검사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믿기지 않았다. 코로나19에 네 번째 감염된 것이기 때문이다. 

월튼은 지난 2020년 9월 콧물과 피로 증상이 있어 받은 PCR 검사에서 처음으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로부터 4개월 후인 지난해 1월 함께 사는 부모님의 코로나19 확진으로 받은 검사에서 그는 자신이 또 코로나19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됐다. 몇 주 만에 완치된 월튼은 같은 해 2월 지인의 일을 돕기 위해 벨기에 브뤼셀에 가게 됐는데, 그곳에서 한 PCR 검사에서 세 번째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영국에서 누적된 코로나19 재감염자가 80만 명이 넘는다는 집계가 나왔다. 사진 pixabay

영국에서 누적된 코로나19 재감염자가 80만 명이 넘는다는 집계가 나왔다. 사진 pixabay

그후 코로나19 백신을 두 차례 접종한 그는 안심했으나 올 1월 해외 출국 전 받은 검사에서 네 번째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알고 놀랐다. 월튼은 가디언에 "네 번째 양성 판정 후 며칠간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겪었다"며 "이렇게 여러 번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英, 최근 오미크론 감염 3명 중 2명이 재감염자"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영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4월부터 올 3월 20일까지 코로나19 재감염자 수를 집계해 최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이 기간 월튼처럼 코로나19에 총 네 차례 감염된 사람은 74명으로 파악됐다. 세 차례 감염된 사람은 8717명, 두 차례 감염된 사람은 80만4463명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영국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가 약 2140만 명인데, 이중 약 3.8%가 코로나19에 재감염됐다. 검사를 받지 않은 사례를 감안할 때 실제 재감염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게 영국 보건 당국의 판단이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길어지고, 누적 확진자가 1400만 명을 넘으면서 코로나19 재감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 런던의 코로나19 진단 검사소. EPA=연합뉴스

영국 런던의 코로나19 진단 검사소. EPA=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와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연구 결과 세계적 우세종인 오미크론 변이는 이전 우세종인 델타보다 사람들을 재감염시킬 가능성이 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오미크론은 전염성과 면역 회피력이 강해 과거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나 델타 변이 등에 감염돼 자연 면역을 얻었어도, 안심할 수 없다는 의미다.

실제로 UKHSA에 따르면 영국의 코로나19 재감염 사례의 대부분은 오미크론이 확산한 지난해 말과 올초에 집중됐다. 이런 경향은 최근 들어 더욱 뚜렷해졌다. UKHSA 분석 결과 이전에도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는 오미크론 감염자는 지난해 12월 10명 중 1명이었으나, 최근엔 3명 중 1명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의 강한 전염력과 면역 회피력,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 면역과 코로나19 백신 효과가 감소하는 점이 재감염 가능성을 높인다고 설명한다.   

'재감염' 기준은..."한 달 두 번 감염도 불가능 아냐"  

영국 inews에 따르면 최근 들어 영국 의학계에선 통상 최초 확진 일로부터 90일 이후에 양성 판정을 받은 경우를 '재감염'으로 보고 있다. 최초 감염 당시의 바이러스가 몇 주간은 남아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회복된 사람들은 면역력이 3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inews는 전문가들의 설명을 인용해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한 달에 두 번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고 전했다. 

미국 밴더빌트대 메디컬센터의 윌리엄 샤프너 예방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되면 마치 홍역처럼 영구적으로 자연 면역의 보호를 받을 거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며 "하지만, 두 바이러스는 굉장히 다르다. 코로나바이러스를 앓은 후 생긴 면역력은 시간이 갈수록 자연스럽게 약해진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진단 키트. EPA=연합뉴스

코로나19 진단 키트. EPA=연합뉴스

오미크론 감염자, 또 오미크론 감염 가능한가  

영국에선 오미크론에 감염됐던 사람이 또다시 오미크론에 감염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미 존스홉킨스 보건센터의 아메쉬 아달자 박사는 "오미크론이 등장한 지 4개월 여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아직 관련 데이터가 없고, 오미크론 감염 후 어떤 수준의 면역력이 생기는 지 불분명하다"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면역 효과가 감소해) 다시 감염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덴마크 연구팀이 지난 2월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소수이지만, BA.1(오미크론) 감염 후 BA.2(스텔스 오미크론)에 감염된 사례가 있었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2021년 11월~2022년 2월 사이 오미크론 감염 사례 180만건 중 BA.1에 감염됐다가 20~60일 사이에 BA.2에 감염된 사례는 47건이었다. BA.2은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로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30% 이상 더 강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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