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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 46개 새 변이' 발견에..."오미크론 먼 친척"VS"불량일 수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프랑스에서 돌연변이 46개를 보유한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돼 세계 의학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프랑스의 감염병 연구기관 IHU의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10일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에서 코로나19 신종 변이 'B.1.640.2' 감염 사례 12건을 발견했다고 의학 논문 사전 공개사이트(MedRxiv)에 최근 공개했다.

코로나바이러스 이미지. [WHO 홈페이지 캡처]

코로나바이러스 이미지. [WHO 홈페이지 캡처]

연구팀에 따르면 첫 번째 감염 사례는 아프리카 카메룬을 여행하고 확진 판정 사흘 전 프랑스로 돌아온 사람이었다. 그는 백신 접종을 완료했으며 확진 결과가 나오기 하루 전부터 가벼운 증상이 나타났다. 또 이 감염자와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일부 코로나19 환자들에게서도 동일한 변이 조합이 발견됐다.

IHU의 필립 콜슨 교수는 "마르세유 지역에서 B.1.640.2(학술명) 변이 감염 사례들을 확인해 'IHU 변이'라고 명명했다"고 밝혔다. IHU 변이의 변이 수는 46개로, 현재 전 세계로 확산 중인 오미크론(50개)과 비슷한 수준이다.

연구팀은 "IHU 변이는 백신을 회피하는 E484K 변이와 전파력이 뛰어난 N501Y 변이를 갖고 있다"며 "새 변이는 초기 바이러스에서 진화한 것으로 추정되며 오미크론의 먼 친척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 변이의 등장은 코로나19의 확산을 통제하는 데 어려움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오미크론은 델타보다 전파력이 2~3배 강하고, 백신에 내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 변이 거듭…힘 못쓰고 사라진 변이들도 

다만, IHU 변이가 아직까지 오미크론을 능가한다는 증거는 없으며 프랑스를 벗어나 다른 나라에서 발견됐다는 보고가 나오지 않았다. 또 세계보건기구(WHO)도 아직 조사 중인 변이로 분류하지 않았다. 

WHO는 지난해 11월 오미크론을 '관심 변이' 단계 없이 곧바로 '우려 변이'로 지정했다. 관심 변이는 감염력·중증도 증가가 관찰되는 단계이고, 우려 변이는 감염력·중증도 증가와 백신 효능 감소의 증거가 있을 때 분류한다.  

프랑스 파리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EPA=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EPA=연합뉴스]

그간 코로나바이러스는 변이를 거듭해 여러 변이가 발생해왔다. 4일 기준 WHO가 우려 변이로 분류한 변이가 5종류, 관심 변이는 2종이며 조사 중인 변이가 3종이다. WHO가 이전에 조사를 벌였으나 확산이 더는 유의미하게 이뤄지지 않았거나, 코로나19 상황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변이가 17종이다.    

지난해 9월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코로나19는 백신 접종이 잘 이뤄지지 않은 국가들에서 계속 변이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또 IHU 연구팀은 "IHU 변이 감염 사례 12건을 근거로 이 변이의 역학적 특징을 짐작하는 건 시기상조"란 견해를 밝혔다.  

"중요한 건 스파이크의 변이 수"   

따라서 전문가들은 새로운 코로나19 변이의 등장 자체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전파력과 백신 회피력, 치명률 등 변이의 특성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요한 건 전체 변이 수가 아니라, 바이러스 표면의 돌기 부분인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얼마나 변이가 일어났는가"라며 "인체 세포와 결합하는 스파이크 부분에 변이가 많을 경우 전파력과 백신 회피력 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변이는 우세종인 델타·오미크론과 경쟁을 해야할텐데, 과거 변이 간 경쟁에서 패배해 사라진 변이들처럼 소멸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은 스파이크에 변이 수가 델타의 두 배인 32개다.  

미국 전염병학자 에릭 파이글딩은 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코로나19 변이는 거듭 나오고 있지만, 변이라고 반드시 위험한 것은 아니다"며 "이 변이의 특성은 두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 변이가 보고된 프랑스 남부 지역의 코로나19 집중 치료 비율이 다른 프랑스 지역에 비해 높은 점은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영국 임페리얼컬리지의 바이러스학자 톰 피콕은 트위터에 "만약 새 변이 'B.1.640.2'가 진짜 위협적인 존재라면, 그것을 입증할 시간이 꽤 있었지만, 아직까지 확산 능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 변이는 많은 '불량 변이(dud variant)'들과 비슷해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 변이를 계속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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