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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면봉, 코 아닌 뇌 찔렀구나…자가검사 꼭 이렇게 하세요 [영상]

중앙일보

입력

지난 3일부터 60세 이상이나 밀접접촉자 등 고위험군이 아닐 경우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로 신속항원검사부터 하게 됐다. 여기서 양성이 나와야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최근 하루 코로나19 확진자는 2만 명이 넘는다. 신속항원검사를 하는 이들이 늘면서 자가검사키트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면봉을 이용해 콧속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과정 등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특히 맘카페 등에는 '어린 자녀에게 이 검사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안전하면서도, 정확도를 높이는 검사 방법은 무엇일까. 한국보다 앞서 코로나19 자가 진단이 보편화된 일부 국가들에선 이런 방법을 널리 알리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면봉은 아래 방향으로, 천천히"   

포브스 등에 따르면 호주 멜버른의 이비인후과 의사 에릭 리바이 박사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성인과 어린이의 올바른 신속항원검사 방법을 영상과 함께 소개했다. 리바이 박사는 "면봉을 코 안에 아래 방향으로, 천천히 넣으라(go low, go slow)"라고 강조했다. 성인의 경우 면봉을 콧속에 2cm가량 넣은 뒤 12~15초간 돌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검체를 채취해야 할 점막은 콧속 뒤쪽에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면봉을 콧속 위쪽으로 넣는 실수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 위쪽을 찌르면 눈과 뇌를 자극해 고통스럽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호주의 이비인후과 의사인 에릭 리바이 박사가 그의 6세 딸을 상대로 신속항원검사 시범을 보이고 있다. [에릭 리바이 박사 트위터 캡처]

호주의 이비인후과 의사인 에릭 리바이 박사가 그의 6세 딸을 상대로 신속항원검사 시범을 보이고 있다. [에릭 리바이 박사 트위터 캡처]

리바이 박사는 그의 6세 딸을 상대로 신속항원검사 시범을 보였다. 그는 우선 아이를 소파에 편안하게 앉게 한 뒤 어른의 한쪽 팔이나 베개로 아이의 머리를 받쳐주라고 했다. 역시 면봉을 콧속 위쪽이 아닌, 아래 방향으로 천천히 넣으라고 강조했다.

이때 손이 떨릴 경우 아이의 코를 다치게 할 수 있다. 때문에 리바이 박사는 "손 떨림 방지를 위해 면봉을 든 손의 새끼손가락을 아이의 턱에 올려놓으라"고 알려줬다. 어른과 달리 아이는 면봉을 콧속에 1~2cm가량 넣고, 10~15초간 부드럽게 돌려주라는 게 그의 당부다. 성인과 아이 모두 이런 과정은 양쪽 콧구멍에서 진행해야 한다.

JAMA "코피 쏟아 위독한 사례도"  

멜버른 왕립아동병원의 소아 호흡기 전문의인 시반탄 샨티쿠마르 박사는 "면봉으로 콧속에서 검체를 채취할 땐 불편할 순 있지만, 아프진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를 하기 전엔 아이에게 '불편할 수 있다'고 솔직하게 말해줘야 다음 검사시 거부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면봉을 이용한 콧속 검체 채취를 잘못했다간 코피를 쏟는 등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검체 채취 팁.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검체 채취 팁.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미국의사협회 이비인후과학회지(JAMA Otolaryngology)에 따르면 지난해 7개월간 60만 건 이상의 코로나19 PCR 검사를 검토한 결과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사례 8건이 파악됐다. 이 중 4건은 생명이 위독할 정도로 코피를 쏟아 응급 처치를 받았다. 나머지 4건은 면봉 끝 부분이 빠지며 콧속으로 들어가 국소 마취 후 제거 수술을 받았다.

포브스는 2020년 10월 PCR 검사를 받던 중 긴급 수술을 받은 한 미국 여성의 사례를 전했다. 20년 전 부비강(두개골에서 코 안쪽으로 이어지는 구멍)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이 여성은 콧속 검체 채취 중 면봉 방향이 어긋나 뇌 근처에 상처가 났다고 한다. 국내에선 지난 1일 온라인에 '5세 자녀가 PCR 검사를 받은 뒤 입과 코 주변에 다량의 출혈이 발생했다'는 사연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결과 15~30분 만에…C·T 모두 줄 생기면 양성 

검체 채취 후 과정도 중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콧속에서 꺼낸 면봉은 시약 용액이 담긴 튜브에 넣어 10번 이상 저은 뒤 그 상태에서 튜브를 손으로 눌러 면봉 끝을 쥐어 짜낸다. 면봉을 꺼내고, 튜브의 마개를 닫은 뒤 튜브 안에 있는 검체 추출액을 테스트기 위에 3~4방울 떨어뜨린다.

결과는 약 15~30분 후에 나온다. 검사 결과 대조선(C) 한 줄이면 음성이고, 시험선(T)과 C에서 모두 줄이 생기면 양성이다. 이 경우 선별진료소 등을 방문해 PCR 검사를 진행한다. 다만, T에 한 줄만 있을 경우 무효로 검사를 다시 해야한다.

신속항원검사는 결과가 빨리 나오지만, 정확도가 PCR 검사보다 떨어진다. 의학 분야 국제 비영리단체인 코크란의 조사에 따르면 신속항원검사는 유증상인 코로나19 감염자들 중 약 73%를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증상 감염자들도 판별할 수 있으나 정확도는 약 58%로 유증상보다 감소했다.

신속항원검사에 대한 평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엇갈린다. 게리 바틀렛 박사는 익스프레스지에 "신속항원검사로 가짜 양성(위양성)이 나오는 경우보다 가짜 음성 즉, 실제 코로나19에 걸렸는데도 음성이 나오는 경우가 더 흔하다"며 "코로나19 증상이 있지만, 이 검사에서 음성이 나올 경우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주간지 더 위크에 따르면 영국 레딩대 약학대의 알 에드워즈 교수는 "정확도 면에서 PCR 검사와의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고, 완벽하지 않은 검사란 사실을 알고 활용하면 크게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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