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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논술'보다 창의적인 글이 좋다

중앙일보

입력

통합교과형 논술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서울대 김영정 교수는 크게 4가지로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첫째, 암기로 얻은 지식보다는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중시하는 교육이다. 둘째,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교육이다. 셋째, 한 교과의 칸막이에 갇힌 교육이 아니라 서로 다른 교과 간에 소통하는 교육이다. 넷째, 주입식 교육에서 자기 주도적 교육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은 현실적으로 와 닿지 않는다. 물론 이 4가지 요소가 모두 연계된 통합적인 내용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자기주도의 문제해결을 위한 창의적 사고'는 과거의 논술시험에서도 대학이 요구했던 내용이다. 결국 달라진 것은 교과서를 보다 폭넓게 활용한다는 것과 학과 간 연계된 문제를 낸다는 것이다.

기존의 논술에서 대학이 요구하는 바를 수험생이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보다 명확히 논술의 근본 취지를 확인시키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매년 수험생들의 글이 천편일률적으로 비슷비슷하다는 우려를 나타낸 대학의 입장을 봐도 대학에서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잘 알 수 있다.

대학에서 논술고사를 도입한 후 시험 형태는 크게 철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글쓰기를 요구했던 초기 논술과 이후 지금까지 배경지식을 암기해 논제를 풀어 글쓰기를 가르치는 독서논술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2008학년도 이후 논술은 창의적 사고를 요하는 논술 형태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이제는 배경지식을 많이 암기해 틀에 박힌 글을 쓰는 수험생이나 이 같은 교육을 받은 수험생은 2008학년도 통합교과형 논술에서 결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이로 인해 수험생보다 교사들이 갖는 부담이 더 커졌다. 지금까지 모범답안을 중심으로 수업을 받는 학생들의 답안이 획일화됐다. 첨삭 시스템과 예전의 강의 방식으로는 대학이 요구하는 바를 따라잡기 어렵게 됐다. 따라서 자기 주도적으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 사고를 키우기 위해서는 창의력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단순히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키는 지금까지의 교육방식은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은 명확하다.

◆통합교과형 논·구술 대비 방법
= 통합교과형 논술에서는 배경지식을 많이 암기한 후 틀에 박힌 글쓰기를 하는 답안으로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과거 사실을 이해하고, 현재 상황을 정확히 분석한 후, 미래 지향적인 사고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논리적·비판적·창의적 사고를 유도해 낼 수 있는 훈련을 해야 한다.

따라서 통합교과형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나 지도 교사의 입장에선 지금까지의 학습방법에서 탈피해야 한다. 무조건 많은 배경지식을 습득해 암기한 내용을 대충 짜 맞춰 글쓰기를 한다면 좋은 점수를 기대하기 어렵다.

모든 교과목을 암기하고 관련 도서를 모두 다 읽고 이해하려는 기존의 학습방식을 버리지 않는다면 통합논·구술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다.

◆통합논술 대비 시 주의 사항

(1) 정답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채점 후 대학 교수들의 공통적인 평가는 획일적인 학원수업을 받은 학생의 답안은 지나치게 기계적이고 편향적이어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고 한다. 그렇다고 서울의 특정 지역과 사교육 시장의 논술문제를 입수해 출제 때 배제한다는 서울대의 발표는 그다지 위안이 되지는 않는다. '어떤 문제가 출제되느냐'보다'그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도록 가르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대학이 우려하는 점은 이런 교육에 길든 수험생들이 모범답안에 맞춰 첨삭지도를 받아 결과적으로 비슷한 답안을 작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논술에서 정답은 없다. 자신만의 비판적 견해로 글을 쓸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

(2) 논술을 단기간에 끝내려는 생각도 버려야
논술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대부분의 학교와 수험생은 논술을 시험 직전 대비한다. 논술이 이처럼 짧은 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거라면 큰 관심의 대상이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수능이 끝난 후 처음 시작하는 수험생, 시험이 임박해 준비하는 수험생은 좋은 점수를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논술에서 족집게 강의는 있을 수도 없고, 아무리 뛰어난 강사와 교육 시스템을 갖췄더라도 논술 실력이 단기간에 향상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논술 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3) 논술에 대한 부담과 공포에서 벗어날 것
논술은 내신과 수능준비와 맞물려 있다. 논술에서 출제하는 제시문은 대부분 교과서를 많이 활용하고 있고, 논술문제도 일상에서 접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논술을 별개의 과목으로 생각하고 어렵게 느끼거나 부담스러워 말아야 한다. 더구나 통합교과형 논술은 제시문이 거의 교과서를 참고로 해 출제하고 있다. 또한 수학이나 과학적인 지식도 고교과정에서 다루지 않은 것은 출제하지 않는다.

(4) 대학의 예시문항과 기출문제를 소홀히 하지 말 것
기출문제는 수험생이 희망하는 대학의 논술시험 경향을 파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매년 통합교과형 논술 문제를 출제한 대학들은 다양한 예시문항을 발표하고 모의논술고사를 실시해 수험생의 논술고사 대비에 도움을 주고 있다. 기존에 출제됐던 문제들을 분석해 보면 각 대학에서 출제하는 논술의 경향과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일부 대학에서 실시하는 논술 모의고사와 예시문제는 실제 시험에서 비슷하게 출제되는 경우도 있다. 대학들이 논술 모의고사를 1~2회 치르고 있으므로 출제 시기와 참가방법을 잘 확인해야 한다.

(5) 통합교과형 논술의 관건은 창의력
상상력과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을 향상시키는 것은 통합교과형 논술의 핵심이다. 논술에서는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정관념과 틀에 박힌 글쓰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서론·본론·결론의 형식과 틀에 얽매여 글쓰기를 고집한다면 창의적인 글을 쓸 수 없다.

이제는 '글쓰기의 논술'이 아닌'창의적 사고의 논술'이다. 만약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자 한다면 ^수험생의 잠재적 능력과 사고력을 극대화시켜주고▶이를 토대로 수험생이 작성한 글을 논리적·비판적으로 훈련시키는 사람인지를 판단하라.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고 창의적인 문제 해결방법을 훈련할 수 있는 전문가는 그리 흔치 않다. 단순히 글쓰기만을 지도하는 논술교육을 통해서는 대학이 요구하는 바를 결코 충족시킬 수 없고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창의적인 사고의 기법과 통합적 사고를 개발하는 방법을 종합적으로 훈련해야 한다. 다시 말해 통합교과형 논술에 대비하려면 평소 문제 해결에서 창의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훈련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6) 학교 교육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사교육과 공교육은 항상 공존한다. 공교육이 수험생들의 욕구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사교육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통합교과형 논술의 경우 학교 교과과정에 충실하지 않은 수험생들은 결코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학교 교과과정을 충실히 따르고 창의적인 사고와 글쓰기 실력을 길러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료제공=거인의어깨 논·구술 연구소(02-564-2188, www.imeusa.us)

프리미엄 라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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