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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뒤집은 '문스와치' 뭐길래…비 오는 날 100m 줄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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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서울 명동.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시계 브랜드 스와치 매장 앞에는 우산을 쓴 행렬이 길게 늘어섰다. 스와치와 오메가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문스와치’ 컬렉션을 구매하기 위한 줄로 길게는 전날 오후부터 매장 앞에서 줄을 선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발매된 제품은 스위스 고급 시계 브랜드 오메가의 상징적인 제품인 ‘스피드마스터 문워치’를 스와치가 재해석해 내놓은 제품이다. 30만원대의 가격에 판매됐다.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 문워치는 700만원대다.

 26일 명동 스와치 플래그십 스토어 앞은 시계를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사진 독자 제공(@c_her1123)]

26일 명동 스와치 플래그십 스토어 앞은 시계를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사진 독자 제공(@c_her1123)]

전 세계서 ‘오픈런’, 리세일가 150만원대

발매 당일 국내뿐 아니라 제네바, 밀라노, 홍콩, 도쿄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의 스와치 매장 앞에는 예외 없는 긴 줄이 늘어섰다. 매장마다 소량만 판매됐으며, 과열 양상에 경찰이 출동하고 판매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뜨거운 인기는 리세일(중고) 플랫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스톡엑스·크림 등에서는 같은 제품이 평균 100만~150만 원대로 즉시 구매가가 형성돼 있다.

스와치와 오메가의 협업으로 탄생한 '문스와치.' [사진 스와치]

스와치와 오메가의 협업으로 탄생한 '문스와치.' [사진 스와치]

문워치 특유의 디자인을 살린 데다 가운데 다이얼에는 ‘오메가’ 문구도 새겨져 있는 ‘문스와치’의 인기는 예견된 일이었다. 30만원대의 자금으로 고가 시계 디자인을 소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와치 측은 이번 협업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스트리트(거리) 브랜드와 럭셔리 시계 브랜드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자 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이번 협업에 대해서 같은 그룹에 속한 스와치와 오메가의 성공적인 협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저렴한 가격에 고급스러운 맛을 제공함으로써 시계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유도하려는 스와치 그룹의 전략”이라며 “고가 스위스 시계 수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급락하는 데다 500프랑(약 65만원) 미만의 시계가 고군분투하고 있는 최근 추세를 뒤집으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구찌에 삼선이…‘구찌다스’

고가 럭셔리 브랜드와 스트리트 브랜드의 만남은 현재 패션계의 주요한 흐름이다. 구찌가 지난달 25일 밀라노에서 공개한 2022년 가을·겨울 컬렉션에서는 구찌와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의 협업이 펼쳐졌다. 아디다스 로고 밑에 구찌 로고가 새겨졌으며, 아디다스의 삼선 트랙수트(트레이닝 복)을 연상시키는 초록색 수트가 런웨이를 활보했다. 일명 ‘구찌다스(혹은 구찌디다스)’다. 패션 전문 매체 WWD는 이를 두고 “많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게 더 많이 입히기 위해 스트리트 의상과 이탈리아 전통 의상을 섞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찌와 아디다스 삼선 로고의 만남. [사진 구찌]

구찌와 아디다스 삼선 로고의 만남. [사진 구찌]

이외에도 지난 10일에는 영국 패션 브랜드 버버리와 미국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슈프림과의 협업 컬렉션이 발표되기도 했다. 올해 초 발매돼 화제가 된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미우미우와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와의 협업 운동화도 있다. 지난 17일에는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아미와 스포츠 브랜드 푸마와의 협업 컬렉션이 발표되기도 했다. 아미의 상징인 하트에 푸마의 로고를 조합한 것이 특징으로 티셔츠부터 스웨트셔츠, 숄더백 등 다양하게 출시됐다.

미우미우는 뉴발란스와 협업해 스니커즈를 출시했다. [사진 미우미우]

미우미우는 뉴발란스와 협업해 스니커즈를 출시했다. [사진 미우미우]

“미래 고객 잡아라”…협업 200% 증가

럭셔리 브랜드와 스포츠·스트리트 브랜드와의 협업은 이미 패션 업계의 가장 흔한 공식이 됐다. 디올과 루이비통이 나이키와, 프라다가 아디다스와 협업해 컬렉션을 내놓는가 하면, 발렌시아가와 이지(Yeezy)·갭(Gap)의 3자 협업까지 등장했다. 과거에는 이른바 '급'이 맞지 않는 어울림으로 평가 받았을 수 있지만 요즘에는 오히려 럭셔리 브랜드가 적극적인 모양새다. 낡고 오래된 이미지를 벗고, 주류 패션으로 떠오른 스트리트 패션의 젊은 감성을 수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외의 브랜드가 만났다는 협업 자체의 화제성으로 브랜드 평판도 젊게 유지할 수 있다. 물론 한정판으로 출시해 소장 욕구를 자극한다는 장점도 있다.

영국 브랜드 버버리와 미국 스트리트 웨어 브랜드 슈프림의 협업. [사진 버버리]

영국 브랜드 버버리와 미국 스트리트 웨어 브랜드 슈프림의 협업. [사진 버버리]

패션전문매체 보그 비즈니스는 “럭셔리 브랜드의 협업 사례는 2020년에서 2021년 사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0% 증가했다”며 “주류 패션으로 떠오른 스트리트 패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젊은 세대들과 연결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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