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선 장제원, 尹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 유력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사진은 2020년 3월 국회 법사위에서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을 향해 장 실장이 질의하는 모습. 뉴스1

윤석열 정부의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국민의힘 3선 의원인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의 기용이 유력하다고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가 24일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장 실장에 대한 윤 당선인의 신뢰가 각별하다”며 “당선인 비서실장에 이어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연달아 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수위 관계자는 “대선 경선 때부터 시작해 인수위까지 윤 당선인과 호흡을 맞춰온 장 실장이 대통령실로 가는 건 자연스러운 그림”이라며 “결정 전에는 다른 의견을 내더라도 결정 후엔 최선을 다해 백업하는 게 장 실장의 장점”이라고 전했다.

국무총리나 국무위원을 제외하곤 국회의원의 겸직을 금지한 국회법에 따라 장 실장이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으려면 의원직을 내려놔야 한다. 이에 대해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장 실장이 당선인의 권유를 뿌리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실장이 최근 주변에서 “국회에서 선수를 쌓아가며 중진으로 역할 하는 것도 보람 있지만, 대통령의 참모로 국정 운영에 참여하면 국가와 민족을 보는 또 다른 시야가 생긴다”는 조언을 듣고 있다는 얘기도 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당선인 집무실로 출근하며 장제원 비서실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 실장은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윤 당선인의 최측근 인사 중 한 명이다. 윤 당선인은 국민의힘 경선 때부터 핵심 참모로 활동해온 그를 대선 다음날인 지난 10일 당선인 비서실장에 임명했다. 현재 장 실장은 감사원 감사위원 등의 인사권 행사 여부를 두고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등 ‘신ㆍ구 권력 갈등’의 최전선에 서 있다.

장 실장 외에 비서실장 기용 가능성이 있는 인물로는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이 언급된다. 윤 당선인과 대학 때부터 쌓인 인연, 4선 의원으로 주중대사까지 역임한 경륜, 선대본부장으로 대선을 잘 치러낸 조직관리 능력 등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비서실장외에 국가정보원장 후보로도 거론되지만 정작 본인은 다음 달에 치러질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 출마쪽에 더 관심이 크다고 한다.

대통령 비서실장과 초대 국무총리 등 윤석열 정부의 핵심 인사들에 대한 검증 작업도 곧 시작될 예정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조만간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한 검증 요청이 이뤄질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번엔 인사 추천과 검증 작업이 별도의 시스템으로 진행되는 만큼 추천을 맡은 당선인 비서실 측에서 관련 자료를 곧 검증팀으로 넘긴다는 의미다.

비서실장 인선에 비해 초대 총리 인선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총리 후보나 내각을 생각하기엔 조금 이르다”며 “제 생각도 좀 보태고 할 일들이 있어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공식적인 총리 지명은 4월 초가 유력하다. 현재로선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윤 당선인 주변 원로그룹이 잠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