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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적자에도 사상 최대 물류센터 준공하는 쿠팡, 왜?

중앙일보

입력

대구광역시 달성군 대구국가산업단지에 세워진 쿠팡 첨단물류센터. [사진 쿠팡]

대구광역시 달성군 대구국가산업단지에 세워진 쿠팡 첨단물류센터. [사진 쿠팡]

쿠팡이 24일 대구 달성군 대구국가산업단지에서 대구 첨단물류센터(대구FC) 준공식을 열었다. 축구장 46개 크기인 연면적 33만㎡(약 10만평) 규모다. 인천과 경기 고양‧화성 등 전국 각지의 쿠팡FC 가운데 가장 크며, 단일 물류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쿠팡은 대구FC를 2020년 2월 착공해 지난해 12월 준공 승인을 받았다. 착공에서 준공까지 22개월이 걸렸다.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할 수 있다. 쿠팡은 앞으로 최소 3200억원을 투자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이 담긴 물류기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쿠팡 관계자는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상품을 관리하고 배송 동선을 최적화하겠다”고 말했다.

축구장 46개 규모 국내 최대 물류센터  

대구FC는 지역에 2500개 이상 일자리를 만든다. 여성과 중장년층 등을 중심으로 지역민을 우선 고용할 계획이다. 이날 준공식에 참석한 권영진 대구시장은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쿠팡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 효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지난해 22조원 매출을 기록하면서 신세계그룹의 이마트 온·오프라인 매출을 뛰어넘었다. 2010년 창사 이래 최대 매출 기록이다. 그러나 1조8000억원이 넘는 사상 최대 적자도 내면서 향후 수익성에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쿠팡은 이미 상장 이전 누적 적자가 4조6700억원이었다. 지난해 적자까지 포함하면 누적 적자가 6조원을 넘었다.

쿠팡 대구물류센터 위치도.[사진 대구시]

쿠팡 대구물류센터 위치도.[사진 대구시]

유통 분야를 전문으로 분석하는 정소연 교보증권 선임연구원은 “본업인 e커머스만 봤을 때 충분히 수익이 나는 구조”라면서도 “배달을 하는 쿠팡이츠와 콘텐트 유통 사업까지 하면서 플랫폼을 키우고 있는데 전체가 모두 잘 될지는 아직 의문”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최근 유료 회원제인 ‘와우 멤버십’(로켓와우)의 기존 회원에 대한 요금도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인상 요금 적용 시점은 6월 10일이다. 와우 멤버십 회원은 로켓배송(당일배송) 무제한 무료 배송과 무료 반품, 로켓프레시 새벽 배송과 함께 쿠팡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쿠팡플레이도 이용할 수 있다.

쿠팡은 지난해 12월 유료 회원제 신규 가입 회원에 대한 요금을 4990원으로 올리는 등 수익성 강화 조치를 해왔다. 여기에다 기존 회원에 대한 요금도 인상하게 되면 쿠팡은 유료 회원 약 900만명으로부터 한 달에 180억원가량의 이익을 더 얻게 된다.

쿠팡 로켓와우 멤버십. [사진 쿠팡]

쿠팡 로켓와우 멤버십. [사진 쿠팡]

로켓와우 기존 회원도 월 2900원에서 4900원으로    

지난해 3월 1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쿠팡은 공모가인 주당 35달러보다 40.71% 오른 49.25달러에 첫날 거래를 마치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로부터 1년여가 지난 23일 종가는 19.84달러로 공모가의 56.6% 수준에 그쳤다. 지난 15일에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전펀드가 쿠팡 주식 10억 달러(약 1조2420억원)어치를 매각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국유통학회장을 맡았던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적자 규모로 쿠팡을 평가하는 건 의미가 없다”며 “이미 국내 온라인 쇼핑에서 1위를 선점한 쿠팡이 국내 최대 물류센터로 더욱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한국 유통 대기업이 시장을 뺏길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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