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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멀티골…경기력 비판 의식한 듯 ‘쉿’ 세리머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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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손흥민(7번)이 21일 웨스트햄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린 뒤 관중석을 향해 포효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부진을 털어낸 그를 향해 “최고의 경기력이었다”고 호평했다. [AP=연합뉴스]

손흥민(7번)이 21일 웨스트햄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린 뒤 관중석을 향해 포효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부진을 털어낸 그를 향해 “최고의 경기력이었다”고 호평했다. [AP=연합뉴스]

“최고의 경기력이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21일(한국시각) 부진 논란을 딛고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두 골을 터뜨린 손흥민(30·토트넘)을 이렇게 평가했다. 손흥민은 이날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0라운드 웨스트햄과의 원정경기에서 전반 24분과 후반 43분 멀티골을 터뜨리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리그 12·13호 골(시즌 13·14호 골)을 넣은 손흥민은 팀 동료 해리 케인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상 12골) 등을 제치고 디오구 조타(리버풀)와 함께 EPL 득점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올 시즌 손흥민이 한 경기에서 두 골 이상을 넣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손흥민은 성인 무대 통산 200골(클럽 170골·A대표팀 30골)도 달성했다. 토트넘은 리그 5위(승점 51)로 올라서며 4강 진입 희망을 이어갔다. 4위 아스널(승점 54)과 승점 차는 3이다. EPL에선 4위까지 다음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자격을 얻는다.

손흥민은 이날 연속골로 경기력 논란을 잠재웠다. 지난 8일 28라운드 에버턴전 이후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지 못하자 현지 언론과 팬은 손흥민의 경기력을 비판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해설가 게리 네빌은 “기대 이하의 경기력”이라며 비난했다. 영국 이브닝 스탠더드는 “결정적인 기회를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실책투성이였다”고 했다.

이런 비난을 잘 아는 듯 손흥민은 이날 첫 골을 넣은 뒤 오른손 검지를 입에 대는 ‘쉿 세리머니’를 했다. 최근 자신을 향한 비난에 ‘내 실력은 떨어지지 않았으니 조용히 하라’고 말하는 듯했다. 부담감을 털어낸 손흥민은 두 번째 골을 넣고는 활짝 웃은 뒤 하늘을 바라보며 포효했다. 홈 관중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손흥민의 두 골은 모두 ‘영혼의 단짝’ 케인이 도왔다. 첫 골은 케인의 침투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페널티 지역 왼쪽으로 쇄도한 뒤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2-1로 앞선 후반 43분엔 토트넘 골키퍼 위고 요리스의 골킥을 하프라인 부근에서 케인이 머리로 떨구자 손흥민이 볼을 잡아 빠른 돌파에 이은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손흥민의 마음고생을 가장 잘 아는 케인은 골을 넣은 손흥민에게 다가가 등을 두드려주며 축하했다. EPL 통산 최다 골 합작 기록을 보유한 손흥민-케인 듀오는 38번째, 39번째 골을 합작하며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축구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곧바로 귀국길에 올랐다. 손흥민은 “A매치를 앞두고 승리하면 항상 기분이 좋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한국에)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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