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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차이나](22) 中 간판 인터넷은행, 블록체인 기술로 날개 ‘활짝’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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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도 그동안 재정 여력이 부족한 영세 및 중소기업은 은행 문턱을 넘기가 어려웠다. 이에 중국 정부가 먼저 나섰다.

2015년 6월,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는 ‘민영 은행 발전 촉진에 관한 지도 의견’을 발표, 민영은행 설립을 허가했다. 이는 자금 조달이 어렵고 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중소기업의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과 동시에 중국이 뉴 노멀 시대를 맞아 추진하고자 하는 금융 부문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자본이 이러한 황금 기회를 지나칠 리 없다. 인터넷 기업 공룡인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민영 은행 설립에 뛰어든다. 위뱅크(WeBank), 마이뱅크(MYBank), XW은행(XWBank) 등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이 대거 탄생한 이유다.

그중에서도 위뱅크는 중국의 첫 인터넷은행이다. 텐센트를 필두로 다수의 민영기업이 투자했다. 출범한 지 5년도 되지 않아 기업가치 20조 원(한화 기준)을 넘어섰다.

[사진 kr-asia]

[사진 kr-asia]

위뱅크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총자산은 3464억 3000만 위안(약 65조 4371억 6270만 원)이다. 또 매출은 198억 8100만 위안(3조 7551억 2328만 원), 순이익은 49억 5700만 위안(9359억 8074만 원)으로 나타났다.

후룬연구소가 발표한 ‘글로벌 유니콘 지수 2021’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 리스트에는 중국 유니콘 기업 301개가 포함됐는데, 그중 위뱅크는 5위를 기록했다.

‘위’뱅크, 알고 보면 ‘위대’한 이유

위뱅크는 2015년 1월 첫 대출 사업을 개시했다. 막강한 기술력을 자랑하는 텐센트 덕분에 기술 의존 디지털 은행으로 꼽힌다.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금융 소위 계층에 금융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위뱅크 전용 앱(App), 차량대출 ‘웨이처다이(微车贷)’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출시했으며, 중국 전역 560개 도시의 3억 명 개인 고객과 240만 영세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사진 数英网]

[사진 数英网]

위뱅크의 주력 상품은 2015년 5월 출시한 개인 대상 소액신용대출 ‘웨이리다이(微粒贷)’. 위챗을 통해 신청하면 2.4초 만에 심사를 마치고 40초 만에 입금된다. 무담보 상품으로 최대 20만 위안(3775만 6000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으며, 대출 상환도 수시로 가능하다.

지난 7년간 이 대출 상품은 큰 성공을 거뒀는데 대출 고객의 약 80%가 대졸 이하 학력이며, 약 78%는 블루칼라 층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금융 소외 계층에게 단비와 같은 존재였던 셈이다.

대출 한도를 높인 영세 기업 대상의 신용대출 ‘웨이예다이(微业贷)’도 선보였다. 2017년 말 출시했으며 무담보로 최대 300만 위안(5억 6586만 원)까지 단 1분 만에 대출 가능하다. 이 상품의 2020년 말 현재 누적 고객은 영세 소상공인 240만 개 사업장으로 집계됐다.

위뱅크는 이 밖에도 예금·투자관리·대출 등 시중은행에서 다루는 일반 은행 서비스도 두루 제공하고 있다. 또 위뱅크를 개설하면 위챗페이 결제 한도를 높이는 등 마케팅 방법으로 고객 몰이에 성공했다.

[사진 Caixin Global]

[사진 Caixin Global]

텐센트 등에 업고 ‘혁신 기술 개발’에 주력

위뱅크가 지난 수년간 연구개발에 투자한 비용은 누적 50억 위안(9428억 원)에 육박한다. 관련 인력 개발에도 아낌없이 투자했다. 위뱅크의 기술 관련 직원 비중은 50% 이상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또 중국 21세기경제보에 따르면 누적 발명 특허 출원 건수는 2019년 기준 632건으로 업계 선두 수준이다.

위뱅크는 민간 클라우드에서 자사의 핵심 뱅킹 시스템을 완전히 설치한 세계 최초의 은행이기도 하다. 2018년 하반기부터 쿤펑(鲲鹏) 칩을 탑재한 화웨이의 타이산(泰山)ARM서버를 연구·검증해 대용량 고(高)빈도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분산 핵심 뱅킹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 2019년 기준, 위뱅크의 빅데이터 플랫폼에는 15페타바이트가 넘는 데이터가 있으며, 매일 30만 건의 작업을 일괄 처리한다고 알려졌다.

[사진 Nikkei Asia]

[사진 Nikkei Asia]

이 외에도 위뱅크는 다양한 업무에서 텐센트의 기술력을 활용했다. 수억 명에 달하는 고객에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했다. AI 기반 안면인식 기술도 도입했다. 전자실명제(eKYC)에 안면인식을 적용해 위뱅크에서 계좌를 개설할 때 얼굴만 등록할 수도 있다.

계좌개설이 온라인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불량고객 리스크 요인은 텐센트의 빅데이터 자료를 활용해 최소화했다. 텐센트는 주로 SNS 고객 활동 자료를 통한 신용 평가로 불량고객을 걸러냈다.

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안정성’을 기반으로 은행 간 공동대출 결제플랫폼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했다.

최근에는 딥러닝 시스템 개발을 통해 중국 경제 분석에 도움을 주고 있다. 위뱅크 인공지능 문샷(moonshot)팀은 위성 촬영 사진을 이용해 중국 내 태양광 패널의 설치 수를 알아내는 딥러닝 시스템을 개발해왔다. 이 시스템을 활용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국 경제가 회복세에 있는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추적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중국 경제가 받은 충격과 회복 정도를 파악하는 데 처음으로 빅데이터와 AI를 적용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진 澎湃新闻]

[사진 澎湃新闻]

위뱅크는 2019년 12월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첫 기술 인프라 제공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후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하 국가정보센터가 주도하는 ‘블록체인 서비스 네트워크(BSN)’에 기술 인프라 지원업체로 협력하게 됐다. 중국 공영매체는 선전에 본사를 둔 위뱅크가 특허받은 개방형 컨소시엄 체인 기술 ‘피스코 비코스(FISCO BCOS)’를 제공할 것이라 보도하기도 했다.

위뱅크의 이 같은 기술 투자는 모두 금융 서비스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초반에는 텐센트에 의지했으나 수년간의 노력 끝에 자체 기술 역량을 확보한 위뱅크. 이러한 위뱅크의 기술 개발 능력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인정받기도 했다. 중국 인민은행(중앙은행)은 위뱅크에 ‘2019년 은행 과학기술 발전 부문 1등 상’을 수여했다. 금융 기술 부분에 발 빠르게 투자했던 위뱅크의 선견지명이 통한 셈이다.

업계 퍼스트무버로서 위뱅크는 여전히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성장세를 누리고 있다. 2019년 6월, 위뱅크는 포브스차이나가 선정한 ‘2019년 혁신 기업 리스트’에 올랐다. 또 2020년 1월에는 후룬연구소가 발표한 ‘2019년 중국 500대 민영기업’에서 시가총액 1500억 위안(28조 2300억 원)으로 36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올해 2월, 포브스에서 발표한 ‘2022년 세계 50대 블록체인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핀테크 유니콘 기업인 위뱅크가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올랐다는 분석이다.

차이나랩 이주리 연구원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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