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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한국 기업, 도요타식 연공서열 폐지에 주목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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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로고. [사진 픽사베이]

도요타 로고. [사진 픽사베이]

최근 ‘연공서열 파괴’를 단행한 일본 도요타를 한국 기업 노사가 주목해야 한다는 견해가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7일 ‘최근 도요타의 인사·임금제도 혁신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연공서열 문화가 일본보다 짙은 한국 기업의 노사가 주목해야 할 사례”라며 이 같은 주장을 제기했다. 도요타는 최근 3년여에 걸쳐 기존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를 성과 중심으로 개편하고, 나이나 근속연수에 상관없는 유연한 인사 배치·승격 제도를 도입했다.

우선 기존 5단계로 구분된 관리자급 인력을 ‘간부직’으로 통합했다. 이후 고졸 사원이 공장장급 관리자로 승진하거나 40세 최연소 부장이 배출되는 등 파격 인사가 시행됐다. 기본임금의 일률적 정기 승급은 폐지하는 대신 성과주의를 강화했다. 상여금 역시 직위가 낮아도 성과에 따라 더 많은 보상이 가능한 구조로 개편했다.

[자료 경총]

[자료 경총]

도요타는 고과 평가 때 ‘인간력’과 ‘실행력’이라는 개념도 도입했다. 여기서 인간력은 동료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치며 신뢰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실행력은 전문성을 발휘해 기대 역할을 수행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또 평가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최종 평가에 앞서 그룹장이 평가 대상자의 능력 발휘 상황을 사전에 점검하고 피드백하는 ‘양방향 면담’을 도입했다. 과장급 이상에겐 동료 평가를 반영하는 ‘360도 피드백’을 적용했다. 피평가자 1명에게 14~16명의 업무 관계자의 평가를 반영한다. 인사 개편 과정에서 도요타는 노사 간담회, 공청회 등을 열어 구성원 의견을 듣고, 제도를 수정·보완했다.

[자료 경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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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가 이 같은 인사 혁신을 추진한 것은 최근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자율주행차 등의 부상으로 대전환을 맞고 있어서다. 과감한 체질 개선 없이는 지속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경총은 “도요타 노조는 회사의 혁신 방향에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해 제도 개편에 일조했다”며 “사측도 고령 인력의 동기부여 저하나 처우 하락 예방 조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인사 개편 이후 도요타는 호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엔 사상 최대인 2조3162억 엔(약 24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반도체 공급난과 공급망 차질이 자동차 업계 전반이 타격을 입었지만 타사에 비해 감산량이 많지 않았고, 1인당 생산성도 개선됐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도요타의 혁신은 단순히 인건비 효율성 차원이 아니라 기존 연공서열 중심의 제도와 관행으로는 격변하는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생존하기 어렵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결정으로 읽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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