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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전기차 들고 일본 재진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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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현대차는 8일 일본 승용차 시장 재진출을 발표하면서 일본 시장에 전기차 ‘아이오닉5’(왼쪽)와 수소차 ‘넥쏘’(오른쪽)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날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미쓰이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대차 일본 법인 현대모빌리티재팬 관계자들이 두 차량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는 8일 일본 승용차 시장 재진출을 발표하면서 일본 시장에 전기차 ‘아이오닉5’(왼쪽)와 수소차 ‘넥쏘’(오른쪽)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날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미쓰이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대차 일본 법인 현대모빌리티재팬 관계자들이 두 차량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가 ‘수입차 불모지’로 불리는 일본 시장에 재진출한다. 고배를 마시고 전격 철수한 지 13년 만이다.

현대차의 일본 현지법인 현대모빌리티재팬은 8일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 미쓰이홀에서 ‘2022 현대차 기자발표회’를 열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이날 일본어로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고객들과의 키즈나(絆·인연)를 생각하며 일본 시장에 다시 현대차를 선보인다”고 인사했다.

일본 시장 재공략을 위한 현대차 전략의 핵심은 ‘전기차’와 ‘온라인’이다. 시대적인 흐름인 ‘탈탄소화’를 내세우며 전기차 ‘아이오닉5’와 수소차 ‘넥쏘’ 두 차종으로 승부를 건다. 현대차는 또 “자동차 옵션 선택이나, 주문, 보험 가입 등의 모든 절차를 온라인으로만 가능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대리점이나 딜러 없이 모든 판매와 관리를 자사 웹사이트와 스마트폰 앱 등으로 한단 뜻이다. 이미 아이오닉5와 넥쏘의 일본어판 홈페이지가 만들어졌으며, 5월부터 주문을 받아 7월에는 고객들에게 인도할 예정이다.

중국·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자동차가 많이 팔리는 국가인 일본은 현대차 입장에선 뼈아픈 시장이다. 지난 2001년 일본에 진출했지만, 판매 부진으로 2009년 말 승용차 시장에서 전면 철수했다. 이후 현대차는 일본에서 버스 같은 상용차만 판매해왔다.

현대차가 열도 재상륙에 나선 건 일본 전기차 시장의 미래 가능성 때문이다. 일본 전기차 시장은 주요 자동차 시장에 비해 아직 성장 폭이 미미하다. 일본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팔린 전기차는 2만1144대에 불과하다. 수소전기차까지 합쳐도 2만5000대가 안 된다. 전체 내수 판매량의 0.5%에 그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조사업체인 EV볼륨스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324만 대다. 유럽연합(EU·136만 대)이나 중국(111만 대)은 물론, 미국(32만5000대)과 비교해 일본 시장은 턱없이 규모가 작다. 하지만 현대차는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일본 시장 재공략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본은 도요타·혼다·닛산 등 자국 브랜드가 선호가 유독 강하다. 지난해 일본 시장에서 자국 브랜드의 점유율은 94.6%에 달한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일본인의 자동차 구매 성향,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일본의 전기차 시장, 그리고 이미 일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다수의 기존 플레이어를 감안하면 현대차가 일본 시장에서 안착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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