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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확대는 언제되나…잇단 분양 연기에 주택 공급 '빨간불'

중앙일보

입력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주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주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올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공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예정됐던 아파트 분양이 줄줄이 연기됐기 때문이다. 정부의 분양가 규제는 여전한데, 건축 자잿값까지 대폭 올라 분양가를 둘러싼 갈등이 더 커지고 있다.

수도권에서만 12곳 분양 연기 #분양가 규제, 자잿값 급등 #"당분간 분양 연기 불가피"

16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들어 분양 일정을 연기한 정비사업장이 수도권에서만 열두 곳에 달한다. 서울 은평구 역촌동 ‘센트레빌 파크프레스티지’(역촌1구역 재건축)와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 주공아파트 재건축)은 분양가 규제 등으로 2020년부터 분양 일정이 늦춰진 단지다. 지난 2월 분양 예정이던 역촌1구역은 또다시 5월로 분양 일정을 연기했다.

5월 분양 예정이던 둔촌주공의 경우 최근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과의 갈등으로 공사 중단 위기에 처하면서 연내 분양이 불투명해졌다. 건설사들은 다음 달 15일 공사 중단을 통보한 상태다. 공사비 증액과 분양 지연 등을 놓고 조합과 다툼이 커져서다.

분양 미뤄진 수도권 주요 단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분양 미뤄진 수도권 주요 단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여기에 택지비 산정과 관련한 갈등도 있다. 최근 강동구가 분양가 산출을 위해 의뢰한 둔촌주공 택지비 감정평가 적정성 검토에서 한국감정원은 ‘재검토’ 의견을 통보해 재산정을 요구한 상태다. 한국부동산원의 요구대로 재산정할 경우 택지비가 낮아지고 일반 분양가 역시 조합이 기대하는 만큼 받을 수 없게 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 지자체마다 제각각인 분양가 상한제 심사 기준을 통일했지만, 갈등이 여전하다 보니 아예 후분양으로 돌리려는 단지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철물 가격 50% 올랐는데, 건축비 2.64% 인상 

대폭 오른 건축 원자재 가격도 분양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국 철근콘크리트연합회에 따르면 공사에 투입되는 철물과 각재·합판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각각 50% 넘게 올랐다. 인건비 상승률은 10~30%에 이른다. 국토교통부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반영해 공동주택의 기본형 건축비를 지난 1일부터 2.64% 인상했다. ㎡당 건축비 상한금액(16∼25층 이하, 전용면적 60∼85㎡ 기준)은 178만2000원에서 182만9000원으로 오르지만, 오른 물가 대비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빠른 주택공급을 위해서는 분양가를 합리적으로 책정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 물량.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 물량.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윤석열 당선인이 부동산 공약으로 ‘분양가 규제 합리화’를 내세운 만큼 규제 완화 기대감도 크다. 주택산업연구원이 16일 발표한 3월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국 전망치는 전월 대비 6.1포인트 상승한 77.6으로 집계됐다. 서울은 4.9포인트 오른 89.7, 경기는 14.2포인트 오른 87.8을 기록했다. 이 지표는 전국의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분양 경기 인식으로 100을 초과하면 분양 전망을 긍정적으로 본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구체적인 규제 완화 정책이 나오기 전까지 분양을 늦추면서 버티는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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