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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치레에 그친 「새 질서대회」(촛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시민정신 발휘하여 내가 먼저 범죄감시」
「퇴폐향락 바로잡아 건강사회 건설하자」
토요일인 20일 오후3시 「새질서 새생활실천 경남도민 결의대회」가 열린 마산 종합운동장 야구장에는 사회질서 확립을 위한 각종 플래카드들이 물결치고 있었다.
불법과 무질서ㆍ과소비 등 범죄요인을 없애 밝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4백만 도민이 동참할 것을 다짐하는 대회였다.
대회 하루전에 급조된 새생활실천 추진위원회가 주관한 대회에는 29개 시ㆍ군사회단체와 새생활실천협의회원 및 도민 2만여명이 참석했으나 자율적으로 참여했다기 보다 마지못해 동원돼 열기라곤 찾아볼수 없었다.
단상에서 「새질서 새생활」 성공사례가 발표되는 동안 참석자들은 각 시ㆍ군에서 경쟁하듯 크게 제작한 「새질서 새생활」 등의 플래카드와 피킷 그늘에 모여앉아 휴일나들이 계획을 의논하는가 하면 잡담으로 시종일관,간혹 외치는 『새질서』만 따라 외치곤 이내 딴청이다.
한 동사무소의 젊은 직원은 『사람들을 모을 수 없어 경로당 노인들에게 부탁해 겨우 50여명을 나오게 할수 있었다』며 진땀을 닦고 있었다.
갑작스런 동원령(?)으로 주말계획을 취소하고 참석한 사람들중 일부는 행사도중 운동장을 빠져나가 곳곳이 금세 텅 비어버렸다.
사진이나 찍고 상부에 실적보고를 하기위한 겉치레행사나 하는 행정기관부터 새정신으로 각성해야할 것이라는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 없는 주말 오후였다.<마산=허상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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