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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 화재 어떡하죠?…실전 진화훈련 국내 한곳, 항공사 어디[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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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웨이 항공훈련센터 가보니  

좌석 선반 위 노트북에서 발생한 불을 소화기로 끄는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티웨이항공]

좌석 선반 위 노트북에서 발생한 불을 소화기로 끄는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티웨이항공]

 만약 비행기를 타고 가던 중 좌석 선반 위에 켜두었던 노트북에서 갑자기 연기가 나면서 불꽃이 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먼저 객실 승무원에게 알려야 합니다. 그러면 기내에 비치된 소화기로 신속하게 진화(鎭火)에 나설 텐데요.

 사실 항공사로선 노트북은 물론 승객에게 제공할 식사를 준비하는 갤리(주방)와 화장실, 그리고 휴대수하물을 올려놓는 선반 등에서 혹시라도 불이 날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둬야 할 겁니다.

 또 평소 객실승무원들에게 각 상황과 장소별로 효과적으로 불을 끄는 훈련도 시켜야 할 텐데요. 화재 발생 지점의 크기와 높이 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는 대처법을 익혀둬야 하기 때문입니다.

김포공항 국제화물청사에 있는 티웨이 항공훈련센터. [사진 티웨이항공]

김포공항 국제화물청사에 있는 티웨이 항공훈련센터. [사진 티웨이항공]

 국내엔 이러한 상황별로 실전 같은 기내 화재진압 훈련을 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춘 항공사가 딱 한 곳 있습니다. 바로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인 티웨이항공인데요.

 티웨이항공은 지난 2020년 5월 김포공항 국제화물청사에 연면적 5300㎡(약 1600평) 규모의 '항공훈련센터'를 완공했습니다. 모두 100억원을 투입한 항공훈련센터에는 종합통제실과 비행훈련시설, 객실훈련시설 등이 갖춰져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1650㎡(약 500평) 정도 되는 객실훈련시설은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같은 대형항공사(FSC, Full Service Carrier)를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평가되는데요.

화재 진압훈련에 사용되는 노트북 모형. 검게 그을린 자국이 보인다. [강갑생 기자]

화재 진압훈련에 사용되는 노트북 모형. 검게 그을린 자국이 보인다. [강갑생 기자]

 모든 시설은 티웨이항공이 운영하는 B737-800의 내외부와 동일하게 만들어져 있으며 대부분 유럽에서 수입했다고 합니다. 김석완 티웨이항공 전략마케팅담당 상무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요구하는 기준을 모두 충족했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기내 화재진압 훈련시설이 눈에 띄는데요. ▶좌석 선반 위 노트북 화재 ▶갤리의 오븐 화재 ▶화장실 휴지통 화재 ▶휴대수하물 선반 화재 등 상황별로 실제로 불을 붙인 뒤 이를 끄는 훈련이 가능합니다.

화장실 휴지통 화재 진압 훈련용 설비. 모든 장비가 금속으로 돼 있다. [강갑생 기자]

화장실 휴지통 화재 진압 훈련용 설비. 모든 장비가 금속으로 돼 있다. [강갑생 기자]

 반복적인 훈련이 가능하도록 노트북과 좌석, 화장실, 선반 등 모든 장비는 금속으로 되어 있습니다. 훈련의 흔적인지 불에 탄 자국이 조금씩 남아 있기도 합니다.

 바다나 육상 등에 비상착륙 시 승객을 대피시키는 훈련을 위한 설비도 잘 갖춰져 있는데요. 비상구를 통해 슬라이드를 펴고, 이를 타고 내려오는 훈련이 가능합니다. 또 바다에 착륙 시 구명정을 펴고 띄우는 훈련도 진행됩니다.

비상탈출 훈련 시설. [강갑생 기자]

비상탈출 훈련 시설. [강갑생 기자]

 유사시 신속하게 비상구를 열거나, 위급 상황을 맞은 승객에 대한 응급처치법을 배우는 시설도 갖춰져 있는데요. 이렇게 독보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다 보니 티웨이항공의 객실승무원은 물론 다른 항공사 승무원들도 이곳에서 교육을 받는다고 합니다.

 지난해 11월 티웨이항공이 국내 LCC로선 최초로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훈련기관(ATO) 인가를 획득했기 때문입니다. 또 객실승무원을 지망하는 항공운항 관련 학과 학생들도 2020년 10월부터 이곳 훈련센터에서 승무원체험과 비상훈련 실습을 받고 있습니다.

 항공훈련센터 개설을 추진한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LCC도 무엇보다 항공 안전에 중점을 두고 투자하고 훈련한다는 걸 승객들이 많이 인식했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기내 선반에서 발생한 불을 끄는 훈련 모습. [사진 티웨이항공]

기내 선반에서 발생한 불을 끄는 훈련 모습. [사진 티웨이항공]

 혹시 승무원 체험과 훈련에 관심이 있다면 티웨이항공 홈페이지(https://crewclass.twayair.com)를 통해서 신청이 가능한데요. 지난해 4월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소정의 비용을 받는 체험과정을 개설했다고 합니다.

 LCC는 경제성과 운항 노선 등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작은 비행기를 운영할 뿐 안전 관리와 훈련에서는 결코 대형항공사 못지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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