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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尹 당선인에 "잘 지원하겠다"…靑 대변인은 눈물 쏟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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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새 정부가 공백이 없이 국정운영을 잘 하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러한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한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장에서 눈물을 흘렸다.

2019년 7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신임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간담회장으로 향하는 모습. 연합뉴스

2019년 7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신임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간담회장으로 향하는 모습.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10분 윤 당선인과의 통화에서 “힘든 선거를 치르느라 수고를 많이 했다”며 “선거 과정에서의 갈등과 분열을 씻고 국민이 하나가 되도록 통합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정치적 입장이나 정책이 달라도 정부는 연속되는 부분이 많다”며 “대통령 사이의 인수인계 사항도 있으니 조만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자”고 제안했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이에 대해 윤 당선인은 “많이 가르쳐 달라”며 “빠른 시간 내에 회동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당선 인사를 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문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알리며 “당선 축하 인사를 받았다. 문 대통령께서는 효율적으로 정부 인수를 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이날 통화는 5분여 이어졌다. 대선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이 전 정부에 대한 ‘적폐 수사’와 관련 “해야죠”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했지만, 이날 통화에서는 관련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난을 받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난을 받고 있다. 뉴시스

문 대통령은 오후엔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을 통해 윤 당선인에게 축하난을 전달했다. 윤 당선인을 접견한 유 실장은 “인수위원회가 만들어지기 전이라도 도움 받아야 할 게 있으면 말씀해 달라. 편한 날을 주면 거기에 맞춰 만나겠다”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에 대해 윤 당선인은 “빠른 시일 내에 연락을 드리겠다”며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과 이 수석이 계속 통화해달라”고 답했다.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이 이르면 다음주 중 이뤄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2007년과 2012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모두 당선 9일만에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만남을 가졌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박 대변인을 통해 이번 대선 결과와 관련 “선거 과정이 치열했고 결과 차이도 근소했지만, 이제는 갈등을 극복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 정부는 국정 공백 없이 마지막까지 국정에 전념하며 차기 정부가 잘 출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대국민 메시지를 별도로 공개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10일 오전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께 전하는 메시지 발표 도중 울먹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10일 오전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께 전하는 메시지 발표 도중 울먹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대독한 박 대변인은 “당선된 분과 그 지지자께 축하 인사를 드리고, 낙선한 분과 그 지지자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는 부분을 읽다 감정이 격해진 듯 눈물을 흘리면서 브리핑은 5분여 중단되기도 했다.

청와대 인사들은 대선 결과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사정을 잘 아는 여권 인사는 “결국 정권재창출에 실패한 청와대가 대선 결과에 대한 아쉬움이 없을 수 있겠느냐”며 “박 대변인의 이날 행동이 사실 청와대 내부의 침울한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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